닮고싶다2014. 9. 5. 11:28

문명이 가져다준 편안한 삶과 식문화에 의문을 품은 사람

인간은 누구인가,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하나에 대해 의문을 품은 사람

그 의문을 몸을 던져 푼 사람

그리고 그것을 전세계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준 사람


그런 질문이 아니었다면 이사람을 이렇게 만들지 않았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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닮고싶다2014. 9. 4. 22:05

그 어떤, 자신을 스스로 예술가나 작가라고 소개하는 사람보다 더 뛰어난 예술가라고 생각하는 레이디 가가.

예술가에게 항상, 가장 필요한 것은 영감을 줄 만한 자극이다

자신이 본 적도 없는 것을 만들어내야하고, 그걸로 다른 사람들에게 인상을 남길 수 있어야 하는데 

보통사람들은 시도도 해보지 않는 일이거니와 그걸 잘 해내기는 무진장 어렵다.

레이디가가는 그냥 예술가로 인정.

음악, 춤, 퍼포먼스, 패션, 메이크업, 자신을 표현하는 방식 어느 하나 충격적이지 않은 것이 없다.


Judas MV

http://www.youtube.com/watch?v=wagn8Wrmzuc



Telephone MV

http://www.youtube.com/watch?v=EVBsypHzF3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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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일, 내 돈2014. 9. 2. 16:01

1. 건건이 급여 주는 사람이 한 건 한 건에 대해 일을 이전만큼 잘 못해내면 나는 어떻게 해야하나? 이전에는 돈도 더 얹어주고 달래가며 다시 해 줄 수 있냐고 아주 정중하게 이야기했지만. 이 사람이 내가 외국에 있다고 만만하게 보는건지. 다음부터는 돈 안주고 다시 하라고 해야겠다. 내가 너무 물러 터졌나 싶으네.


2.책임자가 되어 보면, 결국 책임지지도 못할거면서 말만 많은 사람들이 보인다. 누가 진짜로 기여를 할 수 있고, 누가 기여를 할 수 없는지가 보인다. 밑에서 정치하려는 사람도 보인다. 내가 다 본다고 할 순 없지만 적어도 그사람들이 '모르겠지'하는 수준보다는 많이 보는 거 같다. 사장이 되려면 진짜 사람을 잘 봐야 하는 듯.


3. 근데 이 2의 내 생각이 독재자같은 리더십의 내 스타일인건지(이야기라도 해 주는 걸 고맙게 생각해야하는건지) 아니면 진짜로 그 사람들이 그냥 말만 많고 뭔가를 되게 만드는 데에는 관심이 없는 건지는 잘 모르겠다. 사람들이 말은 많이 하는데 도와주려고 안할수록, 차라리 말도 안해주는것보다 더 외로워진다. 결국 뭔가를 추진하는 사람, 돈을 써야 하는 사람, 만들어내야 하는 사람은 나여야하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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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물개꾸엉
사사로운 글2014. 7. 25. 16:06

어제 오늘은 정말 내 몸이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삶 자체가 피곤한 날이었다.

사람이 드글드글한 이 대도시, 돈만 보고 사업하는 사업장으로 가득찬 중국

자신이 자유롭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갑자기 모든 게 너무 싫어진다

피곤하다

생각하는 것도, 보는 것도, 이렇게 살아가는 것도

아주 가끔씩 이런 날이 있고 대부분 나는 좋은 무드에 있지만..

운동이 필요한거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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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로운 글2014. 7. 17. 12:14

젊음은 생각보다 빨리 지나간다.
늙어 죽을 때까지 말짱하게 살 수 있을 거라는 것은 착각이다.

인간의 뇌가 노화되면 사람은 전혀 다른 세상으로 들어간다.
읽으려 해도 읽기가 어렵고, 읽고 나서도 잊는다.

80세가 넘으면 자기 주민번호를 기억하기도 쉽지 않다고 한다.
그런 현실은 지금의 청춘들에게도 온다. 그렇게 멀지도 않다.

사람은 일하고 공부할 수 있는 나이에 한계가 있다.
일할 수 있을 때 일하고, 공부할 수 있을 때 공부해야 한다.

간단한 이치이지만 젊은이들은 실행하기가 쉽지 않다.
인생의 성공과 실패는 이런 단순한 세상 이치를 알고 실천하느냐 안하느냐에 있다.


출저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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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물개꾸엉
또 볼 기사2014. 7. 17. 12:06

프랑스 파리에서 중국인들이 한 지역에 집단으로 수백 곳의 옷가게를 내자 문화적 자존심에 상처를 받은 파리 시민이 반발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5일 보도했다. 통신은 “시장경제의 자유와 프랑스적 가치가 충돌하는 모습은 세계화에 대한 거부감이 심한 프랑스의 단면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파리의 스덴 포팽쿠르 지역에 있는 상점가는 800개의 점포 가운데 무려 550개가 중국인 소유의 의류 도매상이다. 가게 이름은 옷을 파는 것과 전혀 관계가 없이 뜻만 좋은 단어를 붙여놓았고 옷은 무조건 상자째 판다. 가게 앞에는 ‘(낱개로는 안 파니까) 떼쓰지 마시오’라는 경고문까지 붙어 있다. 이 때문에 러시아와 중남미 등에서 온 도매상들이 이곳을 찾고, 주변에 사는 사람은 발걸음조차 하지 않는다고 통신은 전했다. 
문화적 자존심이 센 파리 시민들이 이를 두고 보지 못했다. 스덴 포팽쿠르가 속한 파리 11구역 당국 관계자는 “몰려 있는 상점들이 모두 같은 물건만 팔고 있다”며 “천편일률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세계일보, 2007년 기사

http://www.segye.com/content/html/2007/06/06/20070606000378.html

Posted by 물개꾸엉
내 일, 내 돈2014. 6. 30. 23:59

예부터 채식을 하는 승려나 인도의 채식주의자들이 영양적으로 가장 의존하는 식품이 콩이었다.

고려 시대 이색(李穡)의 문집인 『목은집』에 다음과 같은 시조가 있다.

나물국 오래 먹어 맛을 못 느껴
두부가 새로운 맛을 돋우어 주네.
이 없는 이, 먹기 좋고
늙은 몸 양생에 더없이 알맞다.
물고기 순채는 남방 월나라 객을 생각나게 하고
양락(洋酪)은 북방 되놈을 생각나게 한다.
이 땅에는 이것이 좋다고 하니
하늘이 알맞게 먹여 준다.

조선 시대에는 우리나라의 두부 만드는 솜씨가 뛰어나서 중국과 일본에 그 기술을 모두 전해 주었다고 한다. 허균의 『도문대작』에서는 “서울 창의문 밖 사람이 두부를 잘 만들며 그 연하고 매끄러운 맛이 이루 말할 수 없다”고 하였다.


우리나라에서는 두부를 ‘포(泡)’라고 하는데 『아언각비(雅言覺非)』에 그 유래가 나온다. “두부의 이름은 본래 백아순(白雅馴)인데 우리나라 사람들이 방언이라 생각하여 따로 ‘포’라 하였다. 여러 능원(陵園)에는 각각 승원(僧園)이 있어 여기서 두부를 만들어 바치게 하였는데 이 승원을 조포사(造泡寺)라고 하였다. 그러나 공사 문서에 ‘포’라고 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포(泡)란 물거품이라 음식 이름으로는 부적당하다”고 하였다. 이처럼 고려 때부터 산릉을 모시면 조포사를 두어 제수를 준비하게 하였다. 그래서 이름난 것이 연도사(衍度寺)와 봉선사(奉先寺)의 두부이다.

1434년 섣달 명나라에 사신으로 갔다가 돌아온 박신생(朴信生)이 세종대왕에게 중국 천자의 칙서를 전했다. 그 칙서에는 조선 임금이 일전에 보내 준 찬모들은 모두 정갈하고 맛깔스럽게 음식을 만드는데 음식 중에서 특히 두부가 정미(精味)하다고 칭찬하였고, 다시 찬모 열 명을 뽑아서 특히 두부 만드는 솜씨를 익히게 한 다음 사신 오는 편에 함께 보내 달라고 하였다고 『세종실록』16년에 씌어 있다.

두부는 기원전 150년 전후 한나라의 유안(劉安)이 회남왕(淮南王)으로 있을 때 처음 만들었으며, 『만필술(萬畢術)』에 처음 기록이 나온다. 두부의 발상지라는 중국의 안휘성(安徽省) 회남시(淮南市)에 유안의 무덤이 있고 그 인근에 두부 발상지라고 적힌 비석이 서 있다. 그래서 지금도 유안의 생일인 9월 말에 두부의 종주국임을 주장하며 두부제를 성대히 열고 있다고 한다.

최남선은 『조선상식문답』에서 일본에는 임진왜란 때 전해졌다고 하는데 당시 병량 조달 책임자였던 오카베(岡部治郞(강부치랑)) 병위가 조선에서 배워 간 것이 시초라고 하는 설과 진주성 함락 때 경주성 장수인 박호인(朴好仁)이 포로로 붙잡혀 가서 일본 고치(高知(고지))에 살면서 퍼뜨린 것이 시초라는 설이 있다고 하였다. 처음에는 우리나라에서 전해 주었으나 지금은 일본의 두부 가공 기술이 더 뛰어나서 오히려 일본의 기술을 도입하여 포장 두부나 장기 보관 두부 등 여러 제품을 배워 오고 있는 실정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두부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음식 백가지 2, 초판 1998, 10쇄 2011, 현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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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물개꾸엉
내 일, 내 돈2014. 3. 27. 18:13

궁금할 땐 고민될 땐 철학이 답이다

돈고민 사람고민 일고민 이런거 하다보면 스트레스 받는데

철학책이 좀 어려워서 그렇지 철학적인 문학이라도 접하다 보면 위안을 얻을 때가 참 많음. 누구를 만나서 이야기하고 아~그렇구나~하는 것보다 더..


정말 눈물날듯이 해결 안되던 문제들을 해결하러 온 열흘도 이제 벌써 5일.

내가 다 할 수 있을까 겁나고 전날 잠들기 전엔 다음날 이걸 다 할 수 있을까 겁내면서 자고 그랬는데

그래도 몸이 건강하니 다 완수는 하게 된다

하루에 서너시간씩 자다 보니 익숙해져서 낮에 잠깐 눈부치려고 누워도 잠도 안온다

아직도 엄청 긴장하고 있나보다

어서 빨리 서울에서의 나흘이 끝나서 북경으로 가고싶다

운동하고 책읽고 공부하고 사람 만나던 날들로..


세상에 쉬운게 어딨겠냐만

세상에 나같은 생각 하는 사람이 별로 없다는 사실이 젤 외롭다

직원이 됐든 사장이 됐든 남을 위해 일하든 자기 일을 하든...

어느 방면에서 힘든 게 낫냐의 차이일 뿐 기본적인 질문은 풀리지 않는다

정확히는 답이 자기 안에 있기 때문에 그걸 스스로 찾아야 한다는 게 힘들다


그래서그런지 친구 만나는 것보다 철학책 읽는게 더 나은 것 같다..

체력도 세이브하고 고민도 어느정도 해결되고..

내 안의 답에 좀 더 가까워지는 느낌이 든다

이 사람들은 또 얼마나 고독하고 외로웠을까


I am really proud of you.. tu me manque telle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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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물개꾸엉
사사로운 글2014. 3. 12. 00:50

오랜만에 18살 때 만났던 고등학교 선배를 만났다. 거의 한 5년 만에 본 것 같다. 동문회도 잘 안나갔는데,페이스북은 안하고 카톡은 안해도 항상 후배들을 챙기던 오빠. 


생각해보니 지금 내가 사는 삶에 '나비효과'를 준 오빠였다. 오빠가 '공부하자 경원고' 카페를 개설했기에 지금의 내 인맥이 가능했고, 그 인맥으로부터의 도전이 가능했고, 그 도전에서 다른 도전을 파생시킬 수 있었다.


중국에 온 이상 "나는 중국인이다"라는 마음가짐으로 살라고. 

음식 가리지 말고, 외국인들이랑 어울리지 말고 중국인들이랑 어울리면서 꽌시를 만들라고. 


그래 내가 2주동안 너무 놀았구나. 중국어가 별로 안늘었다.

내일부터는 스탑워치를 누르고 공부해야겠다.

북경에 있는 석달 동안의 내 목표는, 석달 뒤엔 택시기사와 프리토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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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물개꾸엉
내 일, 내 돈2014. 1. 9. 23:54

비즈니스란 무엇인가..

오너의 책임감은 어디까지가 건강한가..

리스크테이킹은 어디까지가 적당한가..

바보같이 하면 좋을까..

똑똑한 애들이 사람을 홀대해서 원한 많이 사는거 봤는데...

난 어떻게 해야하는가..

전략이 먼저인가 사람이 먼저인가.

시스템이 중요한가 인재가 중요한가..


내눈으로 확인하기 전까진 아무것도 사실이 아니다..

Posted by 물개꾸엉
여행2013. 12. 3. 09:45



처음 장시간 비행기를 탔을 때, 처음 내 눈 앞에서 서빙되던 기내식을 잊을 수 없다. 그 기내식을 찍기 위해 커다란 디에스엘알 카메라를 굳이 비행기에 가지고 탔었다. 네덜란드계의 승무원 언니는 나에게 치킨과  돼지고기 중 어떤 걸 먹을 것인지를 물어보았다. 나야 뭐가 됐든 좋으니 빨리 달라고 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러나 난 마치 기내식이 처음이 아닌 듯 "취킨..."을 조용히 말했다. 하지만 너무 조용히 말한 나머지 승무원이 알아듣지 못해 두 세번 크게 말해야 했고, 결국 나는 사람들이 나의 부끄러운 영어 발음을 더 듣기 전에 '치킨이요 치킨'이라고 말해버렸다. 


뽀얗고 깔끔한 플라스틱 그릇에 샐러드, 볶은 해산물, 후식 케이크, 그리고 제일 큰 그릇에 덮인 호일을 벗기니 양념이 듬뿍 발린 치킨과 밥이 있었다. 샐러드와 해산물과 케이크는 차고, 치킨 라이스는 따뜻했다. 서빙된 버터롤은 전자렌지에 데운 것 같지는 않게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다. 그리고 조금 있다가 차와 커피가 서빙되고, 식후엔 와인이 서빙되었다. 


보통 기내식을 받을 때 승무원이 승객에게 '치킨이냐 돼지고기냐'를 묻는 메인 요리인 핫 밀(hot meal)은 보통 따뜻한 상태로 서빙된다. 처음 비행기에 타서 한 두시간 후에 서빙되는 기내식의 핫 밀이야 보온 기구에 보관하면 따뜻하겠거니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그렇게 저녁을 먹고 8시간을 자고 일어난 뒤 다시 제공되는 아침에도 핫 밀은 여전히 따뜻했다. 그렇다면 그 보온 기구는 단순히 보온 기능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일정 온도 이상의 가열 기능도 있을 것일까? 그런데 그렇게 장시간 보온을 해 두면 음식의 수분이 다 빠져 나가거나, 혹은 음식이 머금은 수분이 그릇 뚜껑 안쪽으로 맺히고 음식은 장시간 보관한 밥마냥 맛이 없어질텐데, 우리나라의 밥솥처럼 엄청난 과학이라도 숨어 있는 것인가? 여러가지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궁금증은 스위스 에어라인에서 기내식 관리를 담당했던 Jan에게 물어 풀 수 있었다. 보통 기내식은, 항공기가 출발하는 공항에 가까이 위치한 공장에서 만들어진다. 그 공항에서 출발하는 거의 모든 노선의 항공기의 기내식이 출발지의 공장에서 만들어진다. 예를 들어 인천공항에 위치한 대한항공이 관리하는 기내식 공장이 있다면, 그 곳에서는 대한항공의 기내식뿐만 아니라 인천공항에서 출발하는 항공기 중 대한항공과 계약을 맺은 항공사들의 기내식까지 모두 준비하는 것이다. 인천에는 대한항공 인천기내식센터와 아시아나 항공이 계약을 맺은 LSG스카이셰프코리아가 있다. 대한항공 인천기내식센터에서는 대한항공은 물론, 대한항공과 계약한 37개 외국 항공사의 기내식까지 만들어진다. LSG는 루프트한자항공 계열사인 LSG 본사는 세계 최대 기내식 케이터링 업체공장은 우리가 상상하는 식당과는 달리, 철저하게 위생을 최우선으로 관리되고 있다. 일반조리실 15도, 냉장보관실 5도의 조리실에는 수 십 개의 CCTV가 보안을 위해 조리실 내를 감시하고 있다. 이곳에서 머리에 두 겹의 두건을 쓰고 온 몸을 둘러싸는 가운을 입은 몇 백명의 조리사들이 정해진 시간과 생산 라인에 맞추어 일사불란으로 기내식을 생산한다. 


승무원들은 비행기가 출발하자마자 승객들의 첫끼를 준비하기 시작한다. 승무원들이 기내에서 요리를 하는 것은 아니다. 기내식은 대부분 공장에서 완성된 상태로 비행기에 실리지만, 핫 밀은 반 정도만 익힌 상태에서 급속 냉각 과정을 거쳐 기내로 들어가게 된다. 급속 냉각을 하는 이유는 맛과 위생 때문이다. 장시간 천천히 냉각시켰을 때 미생물이 번식하기도 쉽고 음식의 맛이 변하기도 쉽다. 이렇게 항공기에 실린 기내식은 순항고도에 접어들고 난 뒤에 오븐으로 재가열해서 탑승객에게 제공된다. 그래서 승객들은 탑승 후 1~2시간 후에 이런 과정을 거친 기내식을 받게 되는 것이다. 


지금에야 장시간 비행에서 식사는 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니 기내식이 당연하지만, 이런 당연한 것도 결국은 누군가가 제시한 아이디어에 의해 시작된 것이다. 최초의 기내식은 1919년이었다. 당시 런던과 파리 사이의 항공노선에서 샌드위치와 과일 , 초콜릿 등을 종이상자에 담아 승객에게 제공한 것이 오늘날 기내식의 효시가 되었다. 비행기 안에 지금처럼 오븐은커녕 기내식을 실을 공간도 마땅찮던 시절엔 중간 기착지의 공항식당에서 승객에게 식사를 제공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비행기도 많이 좋아지고 기내식 저장 및 조리 기술도 함께 발전해, 지상에서의 호화로운 레스토랑 못지 않게 다양한 메뉴와 질 좋은 음식을 기내에서도 먹을 수 있게 되었다.


기내식의 단가는 정확히 알려지지는 않았으나, 이코노미석 기준 1만원 내지 3만원 정도라고 한다. 비즈니스 석의 식사 단가는 이코노미 석의 3배, 1등석의 식사 단가는 이코노미석의 9배 정도라고 한다. 생각보다 비싸다고? 먹는 입장에서야 양도 적고 길거리 도시락 전문점에서 파는 도시락과 비슷한 차림새이니 그렇게 생각할 만 하다. 그러나 만드는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다. 기내식은 아주 특수한 환경에서 별 탈 없이 먹을 수 있도록 온갖 과학과 연구 개발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일단 기내식은 특수한 환경에서 먹게 되는 음식이다. 좁은 공간, 지상보다 훨씬 떨어진 기압, 낮은 산소 농도, 지속적인 비행기 소음, 운동 부족에서 오는 혈액 순환 불량과 소화 불량, 건조한 공기라는 특수한 환경 속에서도 기내식을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기내식 메뉴 개발에는 이 모든 것들이 고려된다. 그런 이유로 기내식은 소화가 잘되고 흡수되기 쉬운 음식으로 구성된다. 보통 한 끼당 700키로칼로리 내외에서 식단이 짜여진다. 그리고 기내의 특수한 환경은 우리의 미각과 후각을 둔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기내식은 통상 우리가 먹는 음식보다 조금 더 짜게 만들어진다. 기내에서 마시는 와인 역시 건조한 공기 때문에 향을 느끼기 힘들어 향이 강한 와인이 쓰인다. 


또한 좁은 공간에서 무리없는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그릇과 쟁반, 운반구가 모두 철저하게 계산되어 제작된다. 음식을 만드는 스케쥴도 철저히 짜여져 있다. 기내식은 항공기 운항 스케쥴에 맞추어 지상의 음식공장에서 미리 조리된 음식을 정해진 그릇에 담아, 잠시 저장하였다가 항공기 출발시간에 맞추어 기내에 싣고, 알맞은 시간에 기내 주방에서 재조리하는 과정을 거친다. 게다가 소비자 입맛에 맞게 메뉴도 개발해야 하는데 모든 메뉴 개발에는 언제나 이런 특수한 환경을 고려하는 과정이 있다 보니 메뉴를 개발하는 데에도 당연히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투입되게 된다. 승객 입장에서야 1년에 여러 번 비행할 일이 많이 없으니 메뉴가 규칙적으로 바뀌는지 알 수가 없지만, 사실 항공사는 1년에 4번 정도 분기별로 메뉴를 개발하여 선보인다. 각 항공사들이 보유한 메뉴는 최대 2만여개. 항공사들은 각 노선, 운항 거리, 계절, 재료 수급 여부와 예산에 맞추어 기내식을 제공하게 된다. 



아래는 1992년 6월 29일자 연합뉴스의 기내식 관련 기사 일부를 발췌한 것이다. 당시에도 기내식은 단순히 배를 불리는 것 이상의 즐거움이 되었던 것 같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항공사의 입장에서는 입맛이 까다로운 손님이다. 기내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양식에 익숙치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항공사들은 기내식에 남다른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대한항공은 기내식 서비스질을 높이기위해 지난 86년 4월 김포공항내에 기내식공장을 완공한데 이어 지난 90년부터는 韓食을 서비스해 한국승객들로부터 호응을 받고 있다. 국제선 장거리노선에 불고기, 비빔밥, 설렁탕, 해장국 등에다 고추장을 제공하고 있고 1등석과 프레스티지 클라스 승객에게는 특별식으로 라면을 서비스한다. 韓食이 인기를 끌자 아시아나항공과 서울을 취항하는 동남아항공사들도 앞을 다투어 韓食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이같이 韓食이 기내식으로 자리를 잡게 된 것은 해외나들이를 하는 한국인이 많아 진 것이 가장 큰 이유지만 88서울올림픽을 계기로 韓食이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것도 큰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한국인의 경우, 그러나 막상 식사가 나오고 나면 대부분이 가벼운 실망감 느끼기 마련이다. 機內에서는 운동량이 거의 없어 시장기가 들지 않는데다 음식이 대부분 양식이어서 입맛에 별로 맞지않기 때문이다. 해외여행에 익숙하다고해서 기내식에 쉽게 정이 가는 것은 아니다. 기내식이 갖고 있는 한계는 어쩔수가 없는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은 평소 양식을 접할 기회가 그다지 많지 않아 맛이 있어서가 아니라 다만 시장기를 속이기위해 배를 채울뿐이다.


<경제萬華鏡> 항공기 기내식 어떻게 나오나



아래는 2007년 9월 28일자 한국경제의 기내식 관련 기사이다. 1992년으로부터 15년이 흐른 뒤 대한항공이 유기농 야채로 만든 비빔밥 등으로 웰빙 식단을 선보이자, 아시아나항공은 지상에서 인지도가 높아진 고급 브랜드 레스토랑을 1등석의 기내식에 그대로 옮기겠다는 내용의 기사였다.


아시아나항공은 다음 달 서울 중구 롯데호텔 중식당인 '도림'과 제휴를 맺고,이 식당의 최고급 코스 요리를 미주노선 일등석 및 비즈니스석에 공급키로 했다. 국적항공사가 외부 유명 레스토랑으로부터 기내식을 공급받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1인당 10만~20만원에 달하는 도림의 코스요리를 구름 위에서도 맛볼 수 있게 된 셈"이라며 "호텔에서와 똑같이 전채요리에서부터 메인요리에 이르기까지 7~8가지 음식을 고객에게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또 지난 1일부터 인천~LA 노선 일등석 고객에게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세계 10대 음식점'중 하나인 '딘타이펑'의 딤섬을 제공하고 있으며,11월부터는 남산 하얏트호텔 맞은 편에 위치한 고급 이탈리안 레스토랑인 '라쿠치나'의 스파게티 요리도 선보이기로 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고객들의 반응을 본 뒤 '레스토랑 기내식' 서비스 노선과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라며 "제휴 레스토랑을 늘리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구름위의 만찬' 기내식 전쟁 2라운드



이제는 우리나라의 제주 항공 등 저가 항공사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아져 기내식 문화는 또 다시 달라질 것 같다. 저가항공은 항공료가 싼 대신 기내식과 각종 음료 서비스가 항공료에 포함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승객이 티켓을 구매할 때 기내식또 별도로 결제하거나, 기내에서 현금을 주고 기내식을 따로 구입해야 한다. 그러니 이제는 없던 메뉴판도 생겼다.

이렇게 되면 탑승 인원을 예측해 기내식을 만들 수 없으니, 기내에서는 승객 각자가 달리 주문한 메뉴의 음식을 준비하기 위한 과정이 더 복잡해지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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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물개꾸엉
여행2013. 11. 30. 22:02

1위 ) 펑리수 鳳梨酥 peng li su


치아더chiate, 써니힐즈, 순청베이커리 등 한국에서 잘 알려진 베이커리가 있지만, 한국에서 절대 검색해도 나오지 않는, 하지만 이런 가게들보다 최고의 맛을 내는 펑리수 가게가 있다. 小潘鳳梨酥라고... 관광객이 많이 없다. 로컬들만 아는 비밀스런 가게. 하지만 치아더보다 한 두 배 쯤 맛있다고 해야할 듯. 거기서도 꼭 '피닉스 케익'이라고, 파인애플 반, 달걀 반 들어간 걸 먹어야 한다... 이 집  때문에 펑리수가 대만 음식 1위로 ㅎㅎ





2위) 우육면 牛肉麵 niu rou mian


소고기 육수에 소고기의 각종 부위를 통크게 썰어 넣은 국수. 니우로우미엔은 융캉제에 있는 융캉니우로우미엔이 유명하다. 나는 융캉제에 있는 건 아니고, 타이베이의 홍대라 할 수 있는 사범대 야시장(師大夜市) 안에 있는 유명한 니우로우미엔집에서 먹었다. 국물을 첫 술 뜨고 나서 할 말을 잃었다. 태어나서 먹어본 라면국물 중 최고였다고 가히 말할 수 있다... 







3위) 양파부침개 蔥抓餅 cong zhua bing


총(蔥)은 '파'를 뜻하고, 주아(抓)는 '긁다'라는 의미인데, 바로 철판위에 파가 섞인 밀가루 반죽을 부치다가 주걱으로 긁어서 마구마구 찢은 다음 원하는 재료(양파는 기본, 보통 달걀이나 치즈를 추가)를 선택하면 안에 넣어서 준다.





4위) 콩 슬러시 Taiwanese green bean slush with milk


녹생 콩을 갈아서, 당을 넣어 앙금을 만든 다음, 그 앙금에 얼음을 섞어 갈아서 우유와 섞어 주는 음료. 생 콩을 갈아 넣은 두유인 셈인데, 너무 맛있어서 세 번은 먹은 것 같다. 






5위) 쫑쯔 粽子 zhong zi


한 입 먹고 오엠쥐를 외쳤던 쫑쯔. 대만에서 단오에 먹는 음식인데, 크기는 삼각김밥 두 개 만하다. 찹쌀에 갖은 속을 넣어서 대나무잎에 싼 다음 찜통에 쪄서 만드는 주먹밥이다. 밥 안에는 계란 노른자, 밤, 마른오징어 불린 것, 돼지고기, 버섯, 대추 등으로 속을 채운다. 밥에는 약간의 간이 돼 있고, 잎에 싸여져 있기 때문에 밥은 언제나 촉촉하고 기름지다. 밥에는 대만 특유의 향이 나는데, 대나무잎의 향인지 향신료를 넣은 것인지는 모르겠다. 그 특유의 향 때문에 특별해지는 음식이다. 가격도 착하다. 1,500원 정도... 삼각김밥이나 편의점 샌드위치와는 비교가 안되는 음식.





6위) 망고빙수 芒果冰 mang guo bing


융캉제에 있는 스무시(smoothie)밖에 안가봤고, 가히 태어나서 먹어본 빙수 중 최고라 하겠다!






7위) 지파이 雞排 (ji pai) 


닭가슴살에 대만식 조미료를 넣어 튀긴 프라이드 치킨. 닭 한마리로 지파이 2~3개가 나올 정도니 정말 크다. 값도 싸다... 우리돈 약 1,500원 정도. 





8위) 대만식 샌드위치


으레 빵집에 가면 볼 수 있는 샌드위치. 평범하게 생겨서 지나치기 쉽지만 먹어보면 감탄하게 된다. 

"어떻게 이렇게 간단한 재료들에서 이런 맛이 날 수 있지?" 가끔 큰 베이커리 가면 중국 사람들이 이 샌드위치를 박스째 사가는 걸 볼 수 있다. 그정도다..ㅎㅎ





9위) 대만식 아침식사


대만에는 아침식사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인 짜오찬디엔早餐店 (zao chan dian, 아침식사식당)이 따로 있다. 사계절이 거의 여름인 더운 나라다보니 우리나라보다 밀가루 음식을 많이 먹는다. 몸이 찬 사람은 밀가루를 먹으면 안된다는데,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하여 가을, 겨울철에는 밀가루를 안먹는 게 여러모로 좋다고 한다. 요즘에야 브런치 개념으로 아침부터 빵을 먹긴 하지만 요즘 들어 생긴 풍토다... 하지만 대만에서는 아침부터 빵을 튀기거나 지져서 아침식사로 먹는 전통이 있다. 



대만에서는 아침에 아래 사진과 같은 딴삥 蛋餅 dan bing 을 주로 먹는다. 

밀가루부침에 달걀부침을 얹어 둘둘말아 썰어놓은 음식. 그 위에 간장과 시럽이 섞인 갈색소스를 뿌려 먹는다.





10위) 육송 肉鬆 rou song


말 그대로 고기 솜... 영어로 설명할 때 나는 meat cotton candy 라고 설명했더니 대만 아이들이 한참 웃었다. 그래, 솜사탕인데 재료가 설탕이 아니고 고기 가루인거지... ㅎㅎㅎ 로우쏭을 그냥 로우쏭으로 알고 먹는 사람들에게, 그게 어떤 음식인지를 가장 비슷한 단어로 설명해야 할 때, 해당 문화권의 사람들이 받아들이는 그 음식에 대한 고정적인 아이디어가 얼마나 그 설명과 매치되지 않는지 크게 느꼈다. 마치 떡국을 'rice cake soup'라고 했을 때 'cake'이라는 말이 떡국과는 어울리지 않아 어색한 것 처럼...







아래부터는 순위권에 들지 못한 음식들.



취두부 臭豆腐, chou toufu


'냄새나는 두부'라는 뜻. 발효시킨 두부라 냄새가 좀 나지만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다. 대만의 야시장에서는 우리나라 시장에선 맡을 수 없는 구리구리한 냄새가 나는데, 대만 특유의 냄새라 하여 난 좋아했지만 처음 맡으면 별로일 수도 있다. 그 냄새의 정체는 대부분 취두부다. 취두부는 튀겨서 위에 샹차이(우리말로 고수)를 얹어 먹기도 하고, 대만식 김치(피클에 가깝다)랑 먹기도한다.





버블티 珍珠奶茶 zhen zhun nai cha


대만에선 bubble이나 pearl이 뭔지 잘 모른다. '쩐쭈'라고 해야 알아 듣는다. 우리는 검은 타피오카 펄만 있지만, 대만에는 흰색 펄도 있다. 검은 펄보다 조금 더 쫀득함이 강하고, 펄 자체에 당이 첨가돼있어 달다. 대신 펄 넣을 차는 달지 않은 경우도 있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달다.... 아무리 대만이 버블티 천국이라 해도, 공차의 당분&얼음양 조절 시스템과 그 특유의 짠맛 나는 크림은 대만 어느 버블티가게도 따라갈 수 없다.





대만차 臺灣茶 tai wan cha


대만 곳곳에는 차 가게와 다구 가게가 많으므로, 일본 대신 대만에서 다도를 배워도 좋을 듯하다. 기대도 안했는데 맛있는 차가 많았다. 개인적으로는 블랙티가 가장 좋았고, 식당에서 물 대신 기본으로 서브하는 우롱차도 좋았다.





태양병 太陽餅 tai yang bing


대만식 페이스트리. 한 입을 베어 물면 겹겹이 쌓인 반죽이 부서지면서 입술에 달라 붙는다. 끈적여서가 아니라 부드러워서 그렇다. 속에는 달콤한 잼이 들어가 있다. 갠적으로 잘 만드는 가게의 태양병은 웬만한 펑리쑤보다 훨씬 맛있었다. 로컬 중엔 펑리쑤보다 타티양삥을 더 좋아하는 사람도 꽤 있었다. 대만식 차에 곁들인 타이양삥은만족스러운 조합이다. 





대만의 열대 과일들

그냥 길거리에나 시장에서 사 먹어 보면 된다.. 노 코멘트 ㅎㅎ






무 케이크(radish cake)

무를 으깨서 뭔가 탄수화물 종류의 가루를 섞은 뒤 구워낸 것인 듯.




길거리에 파는 메추리알 구이





각종 삶은 잎채들


이름은 모르나 중화권에서는 녹색 잎채를 주로 삶아먹었다. 이건 울나라에 없는 것 같은데, 향도 좋고 다른 느끼한 고기 음식과 곁들여 먹기에도 좋았다. 





튀긴 두부 炸豆腐 zha tofu


우리는 납작하게 썰어서 프라이팬에 굽지만, 대만은 크게 깍둑썰어서 통째로 튀겨버린다. 그래서 겉은 바삭하고, 속에는 기름이 스며들어 촉촉하면서도 부드럽다. 





피단 두부 皮蛋豆腐 pi dan to fu


연두부 위에 피단을 얹어서, 아래에 있는 차가운 양파간장 소스에 버무려 먹는 것. 피단은 삶은 달걀은 아니고 석회질 같은 곳에 담가놓아 계란을 상온에서 굳힌 건데, 중국에서는 달걀 말고 오리알로도 피단을 만들어 먹는다. 피단의 흰자는 아무 맛이 나지 않고 그냥 탱글탱글하고, 노른자가 삶은 달걀보다 조금 더 rich한 감이 있다. 좋아하면 삶은달걀보다 더 좋아할 수 있는 풍부한 풍미를 가졌다. 숟가락에 순두부를 조금 올리고, 그 위에 간장 소스에 으깬 피단 노른자를 얹어서 곁들여진 로우쏭이나 파와 함께 떠 먹는다. 맛있다.



피단




더우화 豆花 dou hua


설탕시럽에 담근 순두부. 나쁘지 않은 정도. 특이하니 먹어볼 만한 정도.




편의점에 파는 밀크티. 우리나라에 절대 비슷한 맛이라도 내는 상품 없음. 두 번 먹어야 된다 이런건!





땅콩 아이스크림 花生捲冰淇淋 hua sheng juan bing qi lin


지우펀에 가면 많지만 타이베이 시내에서도 볼 수 있다. 땅콩엿을 갈아서 얇은 전병 위에 깐 다음 아이스크림 두 스쿱을 얹어 준다. 마지막에 썅차이(고수)를 얹을 수도 있고 뺄 수도 있다. 갠적으로 진짜 타이완의 맛을 느끼려면 썅차이를 빼면 안된다는 생각이다. 고수는 좋게 생각하면 이국적인 향이 독특한 풍미를 더하는 잎이므로, 굳이 향이 강하다고 해서 피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대만식 소세지 臺式香腸 tai shi xiang chang (xiang chang은 '소시지', tai shi는 '대만식' 이라는 말)


'소세지'의 중국어는 너무 즉자적이라 의미를 해석하려고 들면 좀 이상하기도 하다. '향창'이라니.... 향신료를 넣은 은 창자라는 말이니까. 대만식 소세지는 안에 참쌀을 넣고, 매콤한 향신료를 넣는다. 안에 고기를 채워 넣은 독일식 소세지보다 당면을 넣은 우리나라 순대와 비슷한 맛이다.







오징어 입 튀김


야시장에 가끔 파는데, 맛있다.






돼지피케익 豬血糕 zhu sue gao



이렇게 음식을 즉자적으로 설명해 놓으니 이상한데, 처음 대만 공항 라운지에서 멋도 모르고 먹었을 땐 너무 맛있어서 감탄했던 기억이 난다. 쭈쉐까오는 돼지 피에 찹쌀을 담가 찌거나 튀겨 만든 일종의 '케익'이다. 매운 소스에 찍어 먹기도 하고, 콩가루를 뿌리고 썅차이(고수)를 얹어 막대에 곶아 먹기도 한다. 맛있다.






위위안 芋圓, yuyuan


우리나라의 떡과 비슷하지만 절대 떡같지는 않은 음식. 이 음식을 따뜻한 시럽에 팥앙금이나 삶은 키드니 빈, 연두부, 타피오카 펄과 함께 넣어 먹는다. 








기내식 飞机餐 feiji chan


일단 기내식은 먹으면 안된다. 행여 밤에 날라가더라도 야시장에 가서 먹을 것이외니...

에바항공을 탔는데 기내식으로 意大利面 yidali mian을 줬다. 

.....How could you serve pasta in flight heading toward Taiwan...? 





Posted by 물개꾸엉
여행2013. 11. 28. 23:59

마추픽추. 일명 잉카의 비밀스런 공중도시.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마추픽추가 페루에 있는지 아프리카에 있는지, 마야 문명인지 잉카 문명인지 모르는 사람은 많아도, 이 이름을 들어보지 않은 사람은 없다. 그런데 마추픽추가 세상에 알려진 건 100년 정도 밖에 안됐다. 


발견한 사람은 페루 현지인이 아닌 예일대의 한 미국인 고고학자였다. 어쨌거나 그 '발견' 덕분에 마추픽추는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안데스 산꼭대기에 3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마을과 요새를 만들었다는 사실, 마추픽추를 둘러싼 두 산 봉우리 사이로 흐르는 우르밤바 강의 물줄기가 만들어내는 안개의 신비함은 굳이 페루까지 가서 실제로 땅을 밟아 보러 갈 만한 가치를 갖게 한다.


그래도 이 마추픽추로 가기 위한 모든 여정에는 관광객을 봉으로 보는 외국 자본과 페루 관광청의 얄미운 속내가 있다. 


일단 마추픽추는 스페인이 정복할 때에도 발견되지 않았을 만큼 첩첩 산중에 숨겨져 있다. 그런 곳을 인근 도시인 쿠스코에서 가려면 차량으로 이동해도 6시간이 걸린다. 6시간이면 마추픽추를 간다는 건 아니고, 버스가 가는 길의 마지막인 히드로 일렉트리카까지가 그렇다. 히드로 일렉트리카부턴 차가 다닐 수 있는 길이 없다. 그러면 마추픽추로 가는 기차를 운행하는 두 회사, '잉카 레일' 혹은 '페루 레일'을 타야 한다. 재밌는 건 이 두 회사 모두 영국 민영회사라는 것이다. 20분 정도 기차를 타는 데에 20달러다.


혹은 기찻길을 따라 트레킹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날이 어둑해지면 어떻게 될 지 모른다. 기찻길을 따라 걷는 거지만 가로등이 없다. 어두컴컴한 길을 따라 마추픽추에서 가장 근접한 마을인 아구아스 칼리엔테까지 가야 한다. 거기까지 가면 다시 또 기찻길이 끊긴다. 거기부턴 버스를 타야 한다. 이 버스도 한 회사가 독점 운영하고 있다. 20분 타는데 9.5달러, 걸어가면 험준한 오르막길을 2시간 반동안 걸어야 한다. 마추픽추 입장권을 파는 곳 근처 매점엔 생수 한 병이 우리돈으로 3,000원이다. 200원에 빵을 사먹을 수 있는 페루 물가를 생각하면 관광객을 봉으로 보는 값이라 할 수 있다..


페루에게 관광 산업은 미네랄, 석유 등의 광업 다음으로 큰 수입원이다. 한해에만 40억을 관광으로 벌어들인다. 그 중 절반인 20억이 마추픽추로 버는 돈이다. 쿠스코의 중심가인 아르마스 광장은 이미 쿠스코 사람들의 것이 아니다. 아르마스 광장의 지도를 펼쳐 놓고 여행사들을 세어 보면 가게의 1/3의 여행사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그 외에는 여행객들을 위한 수퍼, 호스텔, 스타벅스(물론 나도 스타벅스 잘 이용했지만 ㅋ), 알파카가 유명해서 알파카 제품 가게, 잉카 느낌을 잘 사린 페루 선물 샵 등이다. 


마추픽추는 좋았지만, 마추픽추로 가게 되는 모든 관문에서 선택의 여지가 없이 지불해야 하는 돈은 한 사람당 최소 13만원 이상이다. 쿠스코 역시 예쁜 야경과 마추픽추의 비밀에 심취해 낭만을 느낄 수는 있는 도시지만, 잉카의 심장이라든지 그런 느낌은 전혀 없는 곳이다. 진지한 표정의 유럽 관광객, 배낭 메고 놀러온 노부부, 그리고 그들에게 구걸하는 수많은 삐끼들이 있는 곳이다.


Posted by 물개꾸엉
사사로운 글2013. 11. 28. 23:50


사람들은 연예인이나 정치인에게 윤리적인 판단과 행동을 기대한다. 그래서 연예인과 정치인들은 기부를 하거나 자선 행사 같은 데에 모습을 나타내 사진을 찍거나 이름을 올리거나, 간혹 진짜 기부나 봉사활동을 하기도 한다. 


물론 정말 순수한 의도로 자선이나 봉사를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극히 적은 비율이라고 생각하고... 대부분은 이런 활동을 투자라고 생각하고 의식적으로 할 것이다. 투자란 인풋을 넣어 인풋 이상의 아웃풋을 기대하는 액션이다. 즉 자선과 봉사에 들어간 시간과 비용 대비, 이 활동이 알려졌을 때 돌아오게 되는 긍정적이고 선한 이미지를 기대하고 의도적으로 한 행동이란 것이다. 그것이 순수한 의도든 아니든 결과적으로 사회에 좋은 일을 한 것이면 그걸로 됐다.


문득, 군대를 포기하고 미국 국적을 선택해 그렇게나 사랑받던 한국 사회에서 한순간에 외면받았던 가수 유승준이 생각났다. 나는 유승준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자세한 내막은 모르지만,  유승준의 선택은 후폭풍의 크기를 미리 가늠치 못했던 기획사와 유승준의 계산 착오이지, 사람의 도리나 선함의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기획사는 유승준의 '건강하고 선한 청년'의 이미지를 최대한 활용해서 인기를 끌어내고 싶었을 것이다. 유승준 역시 기획사의 그런 의도에 공감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결과적으로 적극적으로 동참했다. 그러나 군대 문제는 유승준에 투자하고 수익을 이끌어내야 하는 기획사의 비즈니스적 의도와는 독립적인 문제다. 그것은 연예인이긴 하지만 어쨌거나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살아가려면 피할 수 없는 유승준 개인의 의무와 관련된 문제였다. 이 두 문제의 아귀를 정확히 맞추지 못한 기획사의 잘못된 판단이, 인풋 대비 아웃풋에 있어서 엄청난 손실을 줬다. 결국 스티븡 유는 그렇게 비난을 받으며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져 갔다. 


모든 정치인들과 연예인들이 대중에게 인간적인 실망감을 안겨주는 실수는 계산 착오이지 도리나 선함의 문제가 아니다. 어느 정치인과 어느 연예인이 오로지 순수하고 선한 의도만으로 기자들을 대동하는 대외 활동을 할까? 대외 활동은 정치인이나 연예인 혼자 판단해서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그들이 하는 거의 모든 행동에는 언제나 그들의 언행과 이미지를 설정하고 뒤를 봐 주는 정당과 기획사가 있다.  기본적으로 그들은 언제나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의 페르소나를 쓰고 말과 행동을 늘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는 사람들이다. 그들에게 순수하고 선한 의도의 행동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다. 


그러니 대중에게 보여질 수밖에 없는 정치인이나 연예인 같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실제 인격과 같은 페르소나를 쓰고 대중 앞에 나타날 거라는 기대를 하면 안된다. 그런 기대를 하면서 그 사람들의 작은 행보 하나하나에 일희일비 하고 화내고 비난할 시간에 롤을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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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물개꾸엉
여행2013. 11. 28. 22:57

2013/9/24 @taipei


여행을 가기 전에, 여행 도중에. "한국 가면 ~ 해야지" 하는 다짐을 으레 하게 된다. 여행에서 잘 놀고, 열심히 일 해야지, 이번에 잘 놀고, 꼭 영어 자격증을 따서 이렇게 저렇게 발전시켜야지. 나도 정확히 대만에서 LA로 가는 비행기에서 기내식을 먹으며 그런 생각을 했다. 한국에 돌아가면... 운전 연습을 잘 해서 에어비엔비에 다른 관광 서비스를 결합시켜야지, 남미에서 이런 저런 사업 아이템을 배워서 꼭 적용해 봐야지 하는 생각. 그런데 문득, 내가 여행에서 이뤄가야 할 것만 해도 산더미만큼 쌓여서 이것들을 구체화하는 데에도 시간이 많이 필요한데, 왜 벌써부터 여행이 끝난 뒤의 생각부터 하고 있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기내식을 다 먹고 나니 내가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 알 것 같았다. 한국에서의 계획을 생각하면서, 잠시 지금 당장 내 눈 앞에 닥친 구체적인 계획들을 잠시나마 잊고 싶었던 것이다. 내가 앞으로 이곳에서 해야할 모든 일들은 막연한 '계획' 단계에서 구체적인 '현실' 단계가 되었다. 나처럼 면밀하게 계획을 짜지 않고 일단 부딪치고 보는 성격에겐, 실행 단계가 남들보다 몇 배는 더 부담스럽고 힘들 것인데. 그 무거운 실행의 단계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아직 책 내용의 뼈대도 구성하지 못했고 퇴사하고 여지껏 한 것이라곤 청소랑 돈 계산 밖에 없는 것 같은데, 시간이 훅 가버렸다. 정말 '훅~' 가버렸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제 시작이라는 점이다. 만일 이 시간들이 지나버렸다면 다신 회복이 안 될텐데. 지금이나마 내가 가진 리소스를 적극 동원해서, 계획한 것의 70%라도 하나씩 실천해 나갈 수 있다면, 30%는 운이 도와주겠지.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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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물개꾸엉
사사로운 글2013. 11. 27. 00:20

모순 투성이인 사람의 감정과 욕구와 생각에서 자신을 속이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많이 보게 된다

하지만 인간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왜냐면 그런 모순이 자신이 100% 만든 건 아니니까

꿈과 목표와 전략이 명확한 사람들에게서 오히려 모순을 많이 본다

어이없지만 스펙이 좋은 사람들일수록 그런 걸 더 많이 좇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오히려 아무것도 안하고 별생각 없이 사는 사람들이 '모순'이라는 측면에선 더 깔끔하다..


내가 좀 덜떨어졌다면 거기에 대고 너는 이게이게 네 말과 안맞는 행동이고 이건 모순이야! 라고 조목조목 반박하겠지만, 그렇게까지 덜떨어지진 않아서 그냥 사람은 모순이 많고 하는 행동과 말이 잘 안맞기도 하는 게 자연스러운거니까... 아하 그렇구나... 하고 넘어간다

단지 그런 갭이 클수록, '너는 틀렸어...모순이야...왜냐면 ~~때문에...' 가 아니라,

그냥 그런 네가 싫다... 이런 느낌으로만 끝난다


사람의 생각이나 행동이 그렇게 네모반듯하지는 않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만들어진 내가 원하는 삶, 가족이 원하는 나의 삶, 친구들과 비슷하거나 적어도 '나아야'하는 나의 삶, 그런 것들에 스스로 일관성을 부여하기 위해서 사람들은 자신이 하는 행동과 생각에 이것저것 이유와 설명을 대 보지만. 사실 온전히 내가 원하는 것을 자신있게 단정적으로 말한다는 게 가능은 한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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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물개꾸엉
여행2013. 10. 22. 05:56

여행이 끝났다.

아직 LA에서의 하루와 타이베이에서의 10시간이 남았지만..

남미는 끝났다.


한마디로 나의 못난 면을 너무나 많이 드러낼 수 밖에 없었던 여행이었다.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았고, 일은 너무나 복잡하게 꼬였으며, 그 때문에 공연히 어머니만 고생했다.


그렇게 고생하는 어머니에게 자주 짜증을 냈고, 그 땐 내가 수많은 '문제 해결'을 위해 이런 기분 상태인 게 당연하고, 그걸 어머니가 이해해주기를 바랐다.


그러나 모든 게 정리되고, 어머니는 인천으로 가시고, 나는 남아서 지난 한 달을 돌아보니.


내가 잘 못한 게 너무 크다.

어머니는 그냥 이번 여행에서 너무 많은 희생을 하셨다.


운이 나빠서 도둑맞았다 쳐도, 그 사람들이 백번 나빴다 쳐도, 비용이 많이 들어갔다 쳐도

내가 조금만 조심했으면 다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던 일이었다.

그 사람들은 원래 그런 사람들이고, 원래 일은 그렇게 풀리는 것이며,

결국 전부 철저히 준비하지 못한 내 잘못이다.


엄마한테 좀 더 좋은 추억을 주고싶었는데 그러지 못한 것 같아 너무 죄송하고

이걸 어떻게 메울 수 있을지, 메워야만 한다는 생각에 가슴이 너무 답답하고 마음이 무겁다.



마음이 어려운 만큼 배움도 큰 여행이었다.

나는 내가 그동안 외면해왔던 나의 가장 큰 문제가 뭔지 매일매일 나 스스로 발견하고, 그렇지 않은 어머니와 나를 비교해야 했으며, 그런 과정은 감당할 수 없이 나를 힘들게 했다.



비행기에서 오랜만에 손으로 공책에 써 보았다.

내가 한국에 돌아가면 뭐부터 해야하는지.

엄마가 공책에 한줄 씩 기록할 땐 요즘사람답지 못하다며 

나는 어플에 기록하고 기기끼리 동기화하고 그렇게 하면 내 스케쥴, 내가 할 일이 세련되게 관리되는 줄 알았다.

기계가 없어져 버리면 완전 바보가 된다.

그런 비싼 기계들은 없어져 버리기 딱 좋다.

글로벌 스탠다드는 다른 게 아니라 치안이 나쁜 밤길, 위험한 대도시이며, 그론 글로벌 스탠다드에서 중요한 것은 안전이었다. 


여권지갑 쓰지 말라는 거, 거기다 현금 카드 끼워넣지 말라는 거, 기록은 종이에 펜으로 하는 게 확실하다는 거, 얼마나 비용이 들었는지 아무리 환율이 복잡해도 언제나 기록하고 기억하라는 거, 길가면서 음악 듣지 말라는거, 밤늦게 다니지 말라는 거..


모두 엄마가 귀에 못이 박히도록 하셨던 말이다.


후회스럽다.

지난 일에 대해 무조건 외면해왔으므로, 어떤 일이 있어도 후회는 하지 않았었는데.

처음으로 내 선택, 내 행동들에 대해 뼛속깊이 후회스럽다.

이제는 지난 일에 대해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고, 잘못했던 것들을 요목조목 찝어가며 반성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안다.

그러니 한국에 돌아가면 며칠간은, 지난날을 돌아보고 기록하고 개선점을 확실히 하려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


한국 돌아가서 내가 한달 간 책임을 지지 못했던 두 가지에 대한, 여행 전보다 더 큰 책임을 질 것이고

내가 여행 중 만든 모든 문제에 대해 어머니께 어떻게든 보상해 드릴 것이고

가방에 있는 물 다 먹기 전까지 콜라는 절대로 안 살 것이며

음식을 버리지도 않을 것이다


내 한 몸 잘 다스릴 수 있을 정도로 작은 것부터 시작할 것이고

내가 매니징할 수 있는 일만 맡아서 할 것이고

하나를 끝낸 뒤에 다른 하나를 할 것이다



더이상 펀더멘탈이 없는 채로 계속 앞으로만 갈 수 없다

남은 2013년은, 그동안 내가 가져온 수많은 빈틈들을 꼼꼼하게 채워 나가는 시간으로 만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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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물개꾸엉
여행2013. 10. 3. 23:39



LA에서의 6일은 환상적이었다. 예쁜 밤거리, 화려한 조명, 깔끔하고 잘 정돈된 명품 거리, 에버랜드보다 몇 배는 더 놀이동산같은 팬시한 백화점. 잘 모르지만 빠르고 좋은 차(!)를 타고, DJ를 하는 오빠 덕분에 딥 하우스니, 하드스타일이니 하는 새로운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경찰에게 걸리면 티켓 끊을 속도를 내며 LA의 밤거리를 누볐다. 오빠는 멋있었고, 나는 혀를 내밀고 창밖을 보며 여기가 현실 세계인지 아닌지 헷갈려했다.


일렉 음악.. 작년에 DJ를 하던 남자분을 잠깐 만날 때부터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던 장르다. 우리나라에선 일렉을 듣는 사람이 많이는 없다. 오빠가 말하길 미국은 우리가 가요를 듣듯이 일렉을 듣는단다. "너 일렉 좋아해?"라고 물었을 때 그렇다고 대답하면, 남들이 좋아하는 평균보다 훨씬 많이 좋아한다는 뜻이지, 일렉을 하나의 장르로서 좋아한다는 뜻이 아닐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대부분 일렉을 좋아한다. Vegas에 유명한 디제이가 오면, LA에서 Vegas로 가는 것이 선택이 아닌 의무일 정도라고 하니. 


The standard rooftop bar에서 틀어주는 음악도 일렉이었다. 일렉트로닉 뮤직-DT의 화려한 마천루, 낮은 인구 밀도, 사람 없는 밤거리, 건조하고 시원한 밤공기와 너무나 잘 어울리는 음악이었다.  


rooftop bar에서 일렉 음악에 맞춰 술을 마시고 몸을 흔드는 게 과연 삶에서 즐길 수 있는 것이 많은 부분을 차지할 수 있나? 잘 모르겠다. 비즈니스는 계약을 따내고 매출을 올리는 것이 뉴스에 나오고, 사람들은 대부분 뉴스로만 내가 직접 알지못하는 세상을 접하기 때문에 그런 이미지만 막연히 가질 수는 있다. 그러나 실제로 그 회사에 다니는 사람의 입장에서 그 계약과 매출 상승은 다르게 받아들여질 것이다. 그 과정들을 위해 수많은 깨끗지 못한 뒷갈망과 불합리, 또는 누군가가 메워야 했던 크고 작은 실수부터 시행 착오까지- 그것들을 샌드위치의 단면을 잘라 보듯 어느 하나도 비중을 적지 않게 정확히 봐야 한다. 빵의 겉부분만 보고 어떻게 샌드위치를 알 수 있나. 


hotel의 rooftop bar에서 술을 마시며 춤을 추고 돈을 쓰는 사람들을 보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사람들이 술을 마신 후 토를 한다면 그 토를 치우는 사람은 따로 있고, 이 사람들이 호텔에서 방탕하게 논 뒤 나간 자리를 치우는 사람은 또 따로 있고, 이 사람들은 그것들이 완벽하게 치워진 또 다른 방으로 가서 더럽히고 오겠지. 그것이 오물이든, 머리카락이든, 향기든, 떨어뜨린 신용카드든 뭐가 됐든 머문 흔적을 남기고 다니면서 누군가가 뒷정리를 하고 다니겠지. 


나에게 미국은 그런 나라 같다. 물론 나는 미국을 좋아하지만, 파티를 하는 것, 기계음으로만 이루어진 일렉 음악을 들으며 신나게 살고, 언제나 예쁘고 깨끗한 모습만 보이고 사는 사이보그. 어디서 전쟁이 났다는 소식, 어디에서 누가 어떻게 살고 있다는 소식보다는 애플에서 나온 신제품에 열광하고, 구글에서 나온 새로운 서비스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는 사람들. 그게 미국에서 파티를 하며 사는 사람들의 삶의 방식 같았다. 물론 내가 만는 그 사람도 그런 사람 중 한 사람 같았다. 



여행은 그야말로 리얼리티다. 유명한 관광지를 보는 것 말고, 여행의 모든 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어려운 상황들이야말로 샌드위치를 잘라서 나 자신의 삶을 정확하게 되돌아보게 하는 것들이다. 나에게 아무런 전자 기기도 없다면? 노트북이나 카메라는 물론이고 핸드폰도 없다면? 그러나 핸드폰을 언제든 다시 살 수 있는 한국이 아니라면? 오로지 내가 기댈 곳은 지나가는 차의 운전수, 횡단보도에서 내 옆에 서 있던 모르는 누구낙, 그리고 건강한 내 몸뚱이 하나라면? 혹시나 운이 나빠서 출국조차 하지 못해 이곳에 불법체류자로 영원히 현금을 받는 허드렛일을 하며 살 수 밖에 없다면?



우리가 살면서 찾아야 하는 게 단 하나 있다면, 그것은 나는 무엇을 위해(=왜) 사는가에 대한 답이다. 그리고 여행은 이 질문에 보다 현실적으로 대답할 수 있게 하는 '시작점'이다. 다른 나라에 가서 돈을 쓰며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는 것은, 우리가 인생에서 할 수 있는 도전 중 비교적 쉬운 단계에 속한다. 여행은 환경과 외부 자극의 변화이지만, 역설적으로 우리 자신의 몰랐던 부분을 알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이런 책도 있지 않나, <남미, 나를 만나기 위해 너에게로 갔다> 나는 모든 여행이 그렇다고 생각한다. 진짜 나를 알기 위해서는 나를 둘러싼 모든 환경적 조건을 바꿔 봐야 한다. 

지금 내가 알고 있는 나 자신은, 내가 속한 환경 속에 일정한 포지션으로 박혀 있는 나 자신이다. 그 환경을 바꿔 보면, 환경과 상관없이 나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이 과정을 통해 자기 자신을 받아들이는 과정은, 앞으로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생각하고 결정하고 실행하는 과정에서 아주 기초적인 단계에 지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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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2013. 9. 24. 02:34

여행은 간다는 것만으로도 챙길 게 엄청나게 많은 일이다.

하물며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 남미를 간다는데, 패키지 투어도 아닌 배낭여행을 간다는데, 그것도 혼자도 아니고 내년에 일흔이 되는 엄마랑 가는데, 얼마나 챙길게 많을까.

그런데, 지금 내가 책임지고 있는 것들이 많아서, 이것들을 모두 한 달 간 인계하고 가느라 여행 준비는 거의 못했다.


새벽 2시 반.

10시간 뒤면 출국인데, 

해결되지 못한 문제들을 풀긴커녕, 새벽이 깊어지자 예상치도 못한 문제들이 더 터져서 이제는 거의 해결 불가능인 상태다. 내일 아침에 공항에 가서 다 해결할 수 있을까.

집 인터넷 문제, 항공권 이중 결제 문제인데 어디서 결제됐는지 알 수가 없고, 행간읽기 홈페이지는 작동하지가 않는데 나는 원인을 알 수가 없다.

그런데 비행기는 뜰거고, 나는 가야 한다.


어깨가 무겁다.

안그래도 부담스러운 여행인데, 문제들이 터져서 더 부담스럽다.

행운이 나를 좀 도와줬으면 좋겠다.


이 문제를 해결하고 떠날 시간이, 나에게 딱 하루만 더 있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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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일, 내 돈2013. 9. 23. 18:07

내가 게스트가 되어 호스트에게 문의 : 궁금한 점을 명확하게, 방에 대한 약간의 칭찬도 가미, 나의 일정과 필요한 것을 솔직하게 사전에 공유


호스트에게 답변을 얻음 : 결제를 한 건은 단 하나. 미국과 한국의 숙박업 서비스에 대한 인식 차이 때문인지, 결제 전과 후의 태도가 달라졌다고 느껴져 기분이 살짝 나쁨. 좋은 리뷰들이 엄청 많이 달려 있는 방인데, 그래도 나에게 아직 이 방에 대해 피드백을 줄 수 있는 '리뷰'의 권한이 남아 있으니 일단은 경험하고 지켜 보기로 함.


내가 게스트가 되어 호텔과 에어비엔비 중 선택해 보려고 하니 에어비엔비에서 결정적으로 호텔과 비교해서 가장 허들이 되는 요소가 뭔지 알 수 있었음.


치안이 완벽한 한국에 살다 보니, 여행객에게 안전과 치안이 중요한 요소가 된다는 사실을 너무나 자연스럽게 간과했음. 집 바로 앞에 경찰서가 있고, 빌딩 자체의 안전함도 많이 드러내야할 듯.



Posted by 물개꾸엉
사사로운 글2013. 9. 22. 16:00

남들과 반대되는 생각. 

같은 물건을. 

보통. 
49달러에 팔면서 52달러에 팔 궁리. 

반대. 
40달러에 팔고 있으면서 38달러로 낮출수 있을까 궁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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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물개꾸엉
놀러다니기2013. 9. 21. 15:58

데이트 하는 사람은 정해져 있지


i


Posted by 물개꾸엉
놀러다니기2013. 9. 15.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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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물개꾸엉
2013. 9. 14. 11:47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내용을 보시려면 비밀번호를 입력하세요.

사사로운 글2013. 9. 8. 00:50

세상에 영원한 백업(back-up)은 없다. 어떤 직장도, 시스템도 나의 삶을 죽을 때까지 안전하게 보호해 주지 못한다. 공무원과 군인의 평생 복지는 자신의 자유로운 직업 및 직장의 선택지를 포기하고 나랏일을 도맡아 하는 소수의 사람들에게 국가가 예외적으로 제공하는 혜택인 것이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하는 만큼 되돌려 받는 과정을 지속해야 생계를 이어나갈 수 있다. 


평생 직장이라는 건 점점 없어져 가는 추세이다. 노동유연성은 갈수록 높아지고, 결국 회사에 돈을 벌어다 줄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사람들만이 이직과 빠른 승진, 성과급 등을 통해 부를 축적할 수 있는 구조가 되고 있다. 특히나 우리나라처럼 산업 구조나 경제 상황이 빠르게 변하는 나라에서는 노동 유연성이 높아지는 속도가 더 빠르다. 지금 대기업에서 한창 일하고 있는 스펙 좋은 젊은 사람들이 현재의 안정된 직장에서 나올 때가 되었을 때, 그 사람들이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몇 개 되지 않는다. 현재의 직급보다 조금 더 높은 직급, 현재의 연봉보다 조금 더 높은 연봉에 지금 내가 시달리고 있는 팀원들과 팀장이 없어서 조금 더 일하기 편하거나, 막연히 배울 게 있어 보이는 곳으로 옮길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 직장에서 나와서 세 번째 직장을 잡았을 때, 직급과 연봉과 복지를 비교해 가며 더 나은 쪽을 선택할 것이다. 그렇게 직장을 선택할 때 비교할 수 있는 몇 개 잣대들을 가지고 계속옮겨다니다 보면, 문제는 결국 더 이상 재취업이 어렵게 된 나이가 되었을 때 다가온다.


그러니 그 때까지 모아놓은 종잣돈으로 치킨집이나 편의점, 프렌차이즈 카페 같은 것을 열게 된다. 그것 말고는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스로 투자하고 그 투자금을 직접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운용해 본 경험이 없는 사람이, 직장에서 내려오는 지령대로만 일하다가 갑자기 장사를 잘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간혹 잘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이런 사람들도 사실은 젊은 시절부터 계속 새로운 사업 기회에 관심을 기울여 온 사람들이지, 절대로 하루 아침에 목돈 좀 있다고 사업이 뚝딱 잘 되진 않는다. 안정성을 위해 프렌차이즈 가맹점을 열었다가 정말로 안정적이긴 하지만 몇 안되는 수입을 받으며 보람 없이 고생만 하는 사업을 하게 되거나, 아니면 자신이 그 동안 꿈꾸던 가게를 차리겠다고 인테리어부터 상품 구성까지 직접 하다가 감이 없어서 실패하는 경우도 많다. 신문 기사들은 이게 다 대기업 프렌차이즈가 가맹점주의 돈을 다 뺏어가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가맹점주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싶어 하고, 정책 당국은 이 이슈가 논란 거리가 되었을 때 정권에 대한 지지율을 올리기 위해 얼른 법을 만들어서 액션을 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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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물개꾸엉
사사로운 글2013. 8. 26. 10:23




금요일에 들은 말 중 가장 인상 깊었던 말.


"난 상대방에게 기대를 안해. 최선을 다하지만, 항상 내가 빠져나갈 수 있는 요만큼의 구멍은 남겨 뒀었어. 왜냐면 상대방에게 기대를 안 하거든. 내가 이만큼 해 줬으니까 너도 이만큼 해달라... 는 기대를 하면 안돼. 그냥 상대방이 뭐라고 생각해도 상관 없어. 내가 좋으니까 하는 거야.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상대방이 알아 줄거야. 아무리 많은 시간이 흘러도. 그러다가 내가 내 풀에 지치거나 상대방이 끝까지 몰라주면, 내 마음이 거기까지인 것이거나, 상대방이 그런 사람 밖에 안 되는 거지."   


w/Bruce


- 사람 관계에 있어서 온전히 내 마음에만 집중한 initiative를 갖자. 내가 더 좋아하면 좋아하는 대로. 상대방에게 내가 한 만큼의 뭔가가 돌아오기를 기대한다면 그 때부터 갈등이 시작되고 잘 될 관계도 그르치는 거니까. 상대방에게서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내 마음에만 집중해, 주고싶은 만큼 주고 해주고싶은 만큼 해 주다 보면 시간이 흘러서 많은 것이 자연스레 분명해 질 거다. 너가 날 좋아해 주는 만큼 나도 좋아할게... 너가 이번에 와 주면 내가 갈게.... 이런 마음은, 진짜로 좋아하지 않는 거다.


좋아하는 만큼 내 마음을 다 줬을 때, 설사 헤어지더라도 마음이 편했던 것 같다. 최선을 다해서 표현하고, 사랑하고, 고민하고, 관계를 잘 만들기 위해 노력하다 보면... 다 줘버린 마음을 다시 찾아 오고 싶은 마음조차 들지 않을 정도로 끝났을 때 모든 게 깔끔해 진다. 그러나 상대방은 나를 진심으로 좋아했지만 난 그만큼 해주지 못했을 때... 그 땐 몰랐는데 몇 년이 지나도 생각나는 사람들이 있다. 좀 더 잘 할걸. 최선을 다 해 볼 걸. 후회가 남는다. 


결국 누군가를 순수하게 위하고 좋아하는 과정은 훗날의 나를 위한 과정이며, 설사 인연이 아니라서 끝난다 하더라도 그 다음에 만날 누군가에게 완전히 집중할 수 있는 건강한 나를 만들기 위한 과정이다. 좋다. 재지말고 더 더 더 더 순수하게 좋아하자.




my finding


일요일에 들은 말 중 가장 인상 깊었던 말.


- 인생에 자기가 컨트롤할 수 없는 게 세 가지가 있다.

 직업, 결혼, 수명.


직업, 어쩔 수 없는 거다. 직업에서 원하는 걸 찾지 말자. GE 명함은 딸내미에게 "아빠 여기서 일해~"를 보여주기 위한 것.

결혼, 나는 그 사람을 만났고, 어느 새 결혼을 해 있었다.

수명, 노 코멘트..ㅎ


w/YJ Park


최선을 다 해보고,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다.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다 하고,  Let it go.

"열심히 했는데 안됐어"

너무 자연스럽고, 듣기 좋은 말.

열심히 했는데 안 될 수도 있는 거지.






my fin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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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물개꾸엉
여행2013. 8. 17. 21:57

대학교 때도 MT를 추진한 적은 없었는데, 선배의 강제도 없고 바쁘고 일정 맞추기 어려운 직장인들을, 그것도 완전 서로를 알지도 못하는 상태에서 추진한 MT는 정말 쉽지 않았다. 몇 가지 finding을 공유하자면...



1. 명확한 일정, 장소와 프로그램을 짠 후 사람을 모집해야 한다

2. 18명 2박 3일 장 볼 예산은 50만원이다

3. 카풀시 드라이버에 대한 감사비 1만원 가이드를 줘야 한다

4. 항상 현금을 들고 다녀야 한다 (장을 보든, 레저를 다니든 현금이 훨씬 계산하기가 편하다)

5.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식재료와 계획된 요리에 쓰일 식재료를 구분하고, 밤에 술먹다가 쓰지 못하게 해야 한다 (ㅋㅋ;;)

6. 숙소에 있는 수세미와 행주는 더러우므로 사서 가야 한다

7. 식사준비를 의욕적으로 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냥 맛있게 먹기만 해야 한다 (옆에서 이래라 저래라 하면 안돼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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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2013. 7. 18.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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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물개꾸엉
여행2013. 7. 18. 20:09

가게 이름이 기억이 안남.

다 그런거지 뭐.

ㅋㅋㅋㅋ



고기 올려먹는 바삭한 밀가루 칩.. 이상했는데 맛있다




닭 요리. 맛있다. 짜다.ㅎㅎ







다 먹으니까 팥죽 같은걸 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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