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일, 내 돈2013. 4. 28. 15:33

젊을 땐 그저 회사의 미래가 내 미래 같고, 내가 열심히 해서 회사가 잘되면 나도 잘 될 것 같아서 회사에 올인하기 쉽다. 회사는 그런 오너십 있는 젊은이를 좋아한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한 50년 일한다고 봤을 때 회사의 생애 주기와 내 라이프 싸이클은 따로 갈 수밖에 없다.

따라서 나는 내 라이프 싸이클을 언제나 0순위로 두고, 나와 같이 평생 갈 수 있는 것들-가족,그리고 나를 끝까지 지켜줄...money-에 초점을 맞출 수 밖에 없고, 회사나 일이나 직업은 그 다음이어야 한다.


RUFXXX에서 오랜만에 Deadman Walking을 봤다. 여섯 번째 보는 공연인데 초입부터 눈물이 났다. 입사한 이래 넉 달 동안 나는 내 삶에서 중요한 느낌과 감정, 삶에 대한 감동같은 것에 대해 까아맣게 잊고 살았다는 걸 달았다. 바보같다. 월급이 뭐라고, 회사의 성장이 뭐라고, 나의 business skill 성장이 뭐라고. 일을 못해서 울었고, 일 때문에 억울해서 울었다. 정작 내가 누구고 뭘 좋아하고 뭘 원하는지 귀 기울여 주지 않고 있었다.


공부할 땐 그렇게 자주 생각했던 삶-죽음, 행복과 불행, 아름다움과 추함, 재미와 지루함 등 삶에서 중요한 요소들을 일하면서는 전혀 생각하지 못하고 살았다. 일이 바쁘다고 외면하기엔 정말 중요한 문제들이고 언제나 옆에 있는 것들인데 말이다. 이메일에 파묻히고 복잡한게 생각하기 싫어질수록 절대로 라이프 싸이클과 회사의 성장을 위한 내 비즈니스 싸이클의 균형이 깨지지 않게 하기 위해 주말마다 공연을 보고, 음악을 듣고, 책을 읽고, 생각하는 것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


바보가 되지 말자. 


Posted by 물개꾸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