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로운 글2013. 6. 9. 12:24

사랑은 이기적인 것일까 아니면 이타적인 것일까, 아니면 둘 다일까.


뭐가 진짜인진 몰라도 나는 이제껏 이기적인 사랑만을 해 온 것 같다.

내가 배려 받고 보삼핌 받은 게 80이라면 내가 한 건 20 정도. 어쨌거나 내가 할 수 있는 캐파에선 최선을 다했다지만 캐파가 작은 것 자체가 상대방에게 미안한 것이었으니까.


그러나 나는 27년 동안, 이걸 전혀 모르고 살아왔었다. 나는 언제나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다.

후천적으로 배운 배려나 개념찬 행동 같은 것들을 하면서 스스로 잘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내 입장에선 최선을 다했을 지도 모르나, 내가 만난 사람이 나에게 해 준 것에 비하면 너무 부족하게 해 줘 왔던 것 같다. 


마지막으로 정말 사랑했던 분을 통해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

누군가를 무조건적으로 사랑하고, 믿어준다는 것.

그것이 사람을 얼마나 천천히, 많이 바꿀 수 있는지 어제도 오늘도 배우고 있다.

결국 우리는 헤어졌지만, 그분이 준 무조건적인 사랑과 믿음은 지금도 친구나 동료를 대할 때조차도 떠오르게 되면서 나에게 계속 영향을 주고 있다.


우린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만날 수 있다고 믿고 있지만 만나선 안된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나는 앞으로 누군가를 즐겁고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아니 살면서 한 번이라도 그런 적이 있었을까.

자신이 없다.

불확실한 미래 조차도 그냥 안고 만나자고 무모하게 말하기 조심스러울 정도로 소중했던 사람이다.


난 이제서야 누군가를 순수하게 위한다는 게 뭔지 기초부터 배워가는 단계고

앞으로 내가 얼마나 더 오랫동안, 더 많이 누군가를 순수하게 위할 수 있는 지 알 수가 없다.

다른 부분에선 다 자신있는데 이 부분은 유독 잘 안되는지 모르겠다.


좀 우습긴하지만 노력하는 수 밖에.

아름다운 사랑은 어느 날 기적처럼 다가오는 게 아니라,

끊임없는 노력의 성과라고 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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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물개꾸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