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추웠다.. 이틀 내내..

돈주고 고생을 산 격이다 정말

서울보다 베이징이 따뜻하다는 이야기를 바로 지난 주에 듣고 여행갈 때 캐리어 비우고 가는게 특기인 난 얇은 패딩 하나 들고 갔고

심지어 도착한 날 베이징 날씨가 넘 좋아서 패딩을 공항에 짐 맡길 때 짐 속에 넣어놓고 나왔는데..

웬걸.. 

너무 추워서 거의 못돌아다닐 지경이었다

왜케 맨날 올때마다 생각보다 추운 날씨 때문에 고생을 할까

지난번 11월에 왔을 때도 그랬고 이번에도 그렇고 중국에 오는 게 망설여질만큼 고생을 너무 많이 했다

이미 오기 전에 와서 고생할 걸 알고는 있었지만 지난번도 그렇고 이번도 실제로 당하니 돈주고 사서 고생하는 느낌이라 진짜 싫었다 ㅋㅋ


힘든 것엔 날씨가 젤 컸고.. 건조한 것도 한 몫 했다.

돌아다닐 때 머리카락이 건조하고 휘날려서 귀찮게 되는 것, 입술이 자꾸 마르는 것(밤을 발라도 발라도 마르는 입술)

그리고 지난번엔 기본적으로 몸이 아주 안좋은 상태에서 갔던데다 돈도 절약해서 다녔으니 그렇다 쳐도..

이번엔 돈도 잘 쓰고 다니는데도 그러네. 

이젠 다시 중국에 오더라도 날씨 좋을 때만 골라서 오게 될 듯하다.

그 좋던 마라샹궈도 더이상 딱히 그립지 않다.. 서울이 좋다는 걸 너무 잘 알겠다.ㅋㅋ


베이징에 2분 연착(ㅋ)으로 라인 없이 바로 공항을 통과한 뒤 바로 우다코로 직행. 이번엔 중국의 우버를 이용해서 다녀서 벤츠 택시를 타고 다녔다 ㅋㅋ 

냄새나고 승차거부하는 베이징 택시와는 격이 다르게 아주 편안한 승차감이 좋았다


우다코 구글 건물에 있는 공상은행에 계좌 비번 바꾸러 갔다가 2시간 기다려야해서 빠꾸 맞고 친구가 좋은 팁을 줬다..

중국엔 은행에 언제나 사람이 많고 인기가 많은 은행일 수록 더 그러하니 좀 덜 인기 많은 은행에 계좌를 만들고 거기랑 거래를 하라는 거였다

난 그냥 큰게 젤 편할 줄 알고 세계 1위 은행(ㅋ)인 공상은행에 바로 계좌를 뚫었는데 정말이지 사람이 너무 많다...

모바일 뱅킹 그런거 중국에선 잘 못하는 나에게 공상은행은 그냥 포기해야할 옵션이었던듯 ㅋ

그러고보니 첨엔 베이징 지방은행인 베이징은행에서 계좌를 뚫었는데 츠푸바오가 지원되지 않아서 했는데. 

친구 따라 션젼 은행에 개설해야겠다..ㅋ



원래 은행 다음은 통신사 리엔통을 가야 했는데 그냥 이것저것 별로 급히 해결할 게 없어서 다 포기하고

내 위쳇 페이에 들어있던 현금은 친구의 계좌를 통해 돈을 인출해서 받았다

실명인증-휴대폰인증 등 상당히 복잡할 줄 알았던 게 상당히 쉽게 해결되어

은행이고 통신사고 안가고 그냥 바로 친구 볼일 있다는 친구의 새 프로젝트 터로 갔다


지금은 네이멍구와 동북지방, 베이징을 포함하여 총 6개 식당을 운영하고 있지만

새 프로젝트는 영어유치원. 

터는 왕징 근처의 약간 외진 곳에 있고

이미 2층을 다 쓰고 있었다

눈대중으로 대충 실평수 150평~200평쯤 돼 보였다

1층엔 브런치 카페와 베이커리를 겸하고 2층에 유아원으로 쓸거라는데

모든 certificate가 갖춰진 외국인 강사의 샐러리가 500-600만원이라 한다

내부 인테리어에만 2억, 1년 렌트비가 5억이란다.ㅋ 

이케 통큰 내친구는 참고로 나랑 동갑.. 서른이다.






다 보고 이것저것 하고 다시 이 친구 집으로 갔다. 위치는, 베이징 시내에서 배이징 수도공항보다 더 먼 곳. 

그 외딴 곳에 저택같은 집들이 옹기 종기 모여있는 동네가 있다.. 

일산 부촌같은 ㅋㅋ

이 친구는 거기 산다

그래서 베이징에서도 동쪽이랑 동북쪽에서만 논다

산리툰, 구오마오, 량마챠오, 왕징..




늦은 저녁을 먹는 우리를 위해 바베큐를 세팅하는 친구의 남편.


살짝 몰래몰래 찍어본 거실 ㅋㅋ 바닥 찍으려고..



거실 장식, 벽 장식, 벽지 모두 딱 중국 취향이다

어쩜 이렇게 덜 고급스럽게 하는걸 잘하는지.ㅋ 같은 돈 들이고도.. 


무튼 저녁을 먹고 취침. 대리석으로 된 화장실 보고 깜놀. 늦잠잘까봐 매 1시간마다 깨서 시계 확인함. 그러고 4시에 마지막으로 확인하고 아웅~ 아직 30분 더 있군~ 이러고

결국 그러고 4:50에 일어나버림 ㅋㅋ 일어나서 다시 상해 갈 준비 착착~


다행히 그집에서 공항이 멀지 않아서 다행. 택시 미리 불러놨는데 기사가 못일어남. ㅋㅋㅋ

결국 다른 기사로 바꿈.. 공항까지 살짝 늦게 감.

친구는 first class 타야해서 나랑 찢어짐.

비행하는 동안 옆자리에 입냄새 심한 남자 앉아서 비행 내내 고생.

왜 중국인들에게선 글케 심각한 입냄새가 나는걸까. 


무튼 상해 도착. 딜레이 없이 오는 것도 거의 처음인듯..

오자마자 맑은 베이징과 달리 비가 추적추적 오고.. 비만 추적추적 오면 좋겠는데 바람이 심하게 분다. 태풍 수준으로.. 우산 다 뒤집히는 그정도.


호텔에 짐놓고 훠궈 먹으ㄹㅓ 옴.

훠궈 진짜 별로인데 먹자하니까 먹지만 왜 먹는지 모르겠음.

샤브샤브랑 똑같은데 더 비쌈.

샤브샤브와 다른 점이라곤 채소와 고기를 맘대로 추가할 수 있다는 것 정도? 아 그리고 찍어먹는 장이 땅콩장..





갑자기 고기찜을 무료로 준다..

맛있음.



우리가 시킨 소고기 훠궈. 

부위별로 시키고 소의 위장도 시킴.

저 오이는 내가 젤 좋아하는 반찬~









끓여서 먹으면 됨.



다시 돌아온 호텔.


싼씨난루 근처 짝퉁시장 구경. 중국의 짝퉁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보러 갔으나 날씨가 너무 별로인 탓에 많이는 못보고 옴.

짝퉁 단속이 심해서 골목 뒤에서 숨어서 파느라 가게 자체가 너무 허름하고 냄새가 많이 남..

길가에 황니오(삐끼같은 사람들)가 서있으면 관광다니는 사람들 붙잡아서 루이비통 구찌 가득한 전단지 보여주고 필요하냐고 물어봄..

필요하다고 하면 자기 따라오라며 골목 구석으로 델고 가는데 문 닫은 듯한 가게로 데려감.. 불 다 꺼져있는 ㅋㅋㅋ

가게 노크하면 갑자기 가게가 켜지고 내가 들어가고나면 잠김 ㅋㅋ

가게 전면엔 아무것도 없음.. 그냥 그런 물품들

그래서 내가 루이비통 어딨냐고 그러니까 따라오라면서 더 안쪽 구석 골목으로 다시 들어감. ㅋㅋㅋㅋㅋㅋ

너무 귀찮게 하셔서 그냥 나중엔 필요없다 하고 도망왔는데 솔직히 퀄리티 별로인 듯. 찡붙은 발렌티노 신발은 찡이 제멋대로 붙어있음.




돌아다니다가 비바람이 감당할 수 없이 쳐서 옷도 다 젖고 운동화도 축축해져서 일단 피신한 iapm 쇼핑몰. 쇼핑몰인데 우리나라 강남 신세계보다 더 큰 명품 매장들이 속속들이 들어와있다 역시 대륙..

구찌 매장은 진짜 입이 딱 벌어지게 이쁨. 유럽보다 더 이쁨..

구찌가 이렇게 아름다울 수도 있구나 하는 건 구찌 가방이 아니라 구찌 옷 때문인 듯..

구찌 옷 겁나 이쁨ㅋㅋ. 우리나라엔 부띠끄에 조차 들어오지도 않음. 


영등포 타임스퀘어를 연상시키는 내부구조


몽끌레르. 별거 없음.. 우리나라랑 같음.


돌체앤가바나 역시 옷 위주의 전시. 돈많은 사람들은 가방은 에르메스나 샤넬, 루이뷔통에서 사고, 나머지 브랜드들에선 나머지 아이템들을 사는 듯.



별로 볼 것도 없고 해서 호텔로 돌아가기로 결정했으나 여기까진 택시 타고 잘 왔지만.. 비가 너무 많이 와서 택시가 안잡히는 게 함정. 일단 젤 가까운 지하철역을 찾아 들어간 후 무작정 10호선 탑승. 10호선에 쓰촨베이루 역이 있었으므로.. 얼떨결에 버스 정류장 방향까지 지도로 다 들여다본 후 버스까지 타고 호텔 앞에 내림. 버스를 탈 줄 알아야 진정한 로컬이라는데 ㅋㅋㅋㅋ



호텔 도착.



나를 반겨줄 저 하얀 시트와 노트북이 넘 좋구나~




폭풍우가 몰아치는 바깥을 피해 따뜻한 호텔로 온 나는 반팔 입고 침대에 벌러덩ㅋ




아주 오랜만에 먹은 빠우두시의 빠우두시 샌드위치와 우유푸딩.. 별 맛 없지만 은근 자주 먹었던 것들. 커피는 별로고, 샌드위치도 사실 대만이 더 맛있다. 저걸 대만 애들은 '대만식 샌드위치'라고 하던데, 대만에서 먹었던 저리 간단하게 생긴 샌드위치 맛을 아직 잊을 수 없다 ㅋㅋㅋㅋ 중국에서 먹는건 authentic하지 않아.ㅋ

푸딩은 사서 먹고 후회했다. 추억을 먹는 건데 안먹어도 그만 먹어도 그만인 맛이라..






Posted by 물개꾸엉
여행/2016 남유럽2016. 3. 2. 13:58



















Posted by 물개꾸엉
여행/2016 남유럽2016. 3. 2. 09:50


밀라노를 떠난 비행기는 1시간 반 여 후에 바르셀로나에 도착했다

스위스에서 밀라노 갈때도 따뜻하더니, 밀라노에서 더 남쪽인데다 바다를 낀 바르셀로나를 오니 더 따뜻하다

덥다 더워 ㅋㅋ


'유럽에서 좀 못사는 나라'라는 나의 인식과 달리 바르셀로나 공항은 정말.. 스페인의 첫인상을 너무 좋게 주었다.ㅋ

인천공항보다 좋음 대박!



나와서 쟈철 타려는데 저녁 7시쯤 됐는데 이미 지하철 끊겼다고.. (공항에서만 끊긴거고 실제로 시내 지하철은 서울보다 더 늦게 다님.. 내일 홀리데이라고 거의 2시까지 있다고 함 ㅋㅋㅋ)

그래서 좀 비싼 공항버스를 탔는데. 버스 안에 와이파이있는 건 인천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는데 여긴 와이파이도 있고 곳곳에 usb 충전기도 있어서 폰도 충전할 수 있음..

안에 지도 완비돼있고 방송도 나오는게 완전 ㅋㅋ 인천공항 버금감



까딸루냐 광장이 일단 중심이라서 거기 내려서 지하철 타고 가는데 짐도 많고 지하를 내려갔다 올라갔다 너무 힘들었다

하지만 묵묵히 마지막까지..

 poble sec 딱 나오니깐 바로 길건너에 있는 호텔! 

지하철에서 걸어서 1분도 안걸림..


체크인하고 짐 둔 후 바르셀로나의 야경을 보러 다시 까탈루냐 광장으로 나왔다









생맥도 먹고


소고기 스테이크 시켰는데 너무 맛있었다



스페인에 왔으니 빠에야는 먹어줘야지 했는데 다신 안먹을듯.ㅋ 내타입 아니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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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물개꾸엉
여행/2016 남유럽2016. 3. 2.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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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물개꾸엉
여행/2016 남유럽2016. 3. 2. 09:22


밀라노 센트랄레 도착















밀라노는 두오모랑 명품거리 딱 둘 뿐인듯..

잘 보고 갑니다

여기서 먹은 이 마르게리따가

유럽 여행 전체에서 젤 맛있는 음식이었음.ㅋ


Posted by 물개꾸엉
여행/2016 남유럽2016. 3. 1. 22:45


스위스 둘째날 아침. 

피자에 파스타 먹고 숙소 가서 샤워도 안하고 뻗음.. 

시차적응이 안됐기 때문에. ㅋㅋ

그리고 또 3시에 온갖 문의 연락과 이메일과 카톡을 받고 하나하나 답장해가며 똘망똘망한 눈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이닦고 다시 누워서 6시까진 그래도 좀 쉬어 볼 요량으로.. (이렇게 한 두 시간씩 시차를 적응해나가면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저녁에 6시만 되면 쏟아지는 잠 때문에 급 예민해지는 게 여행이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었다) 그러고 4시에 다시 누웠는데. 반은 자고 반은 깨 있는 상태였다 .꿈은 꾸지만 외부 소리는 다 들리는... 그러다 4:30쯤 되니 정말 미친듯이 시끄러운 쿵!쿵! 하는 소리가 나면서 호른 소리, 나팔 소리 온갖 악기 소리가 다 들려왔다. 


어제 체크인할 때 호텔 리셉셔니스트가 한 얘기가 생각남..

"내일은 우리 축제의 마지막날이다. 5시쯤 되면 아마 자동으로 잠이 깨게 될 거다. 그러니 일찍 자 두어라.."

무슨 축제인가 했더니. 루체른에서 1년에 한 번 하는 신년 축제 같은 건데. 잡귀를 쫓는 거란다. 하필 시내 중심에 호텔을 잡아서, 진짜 호텔 건물 바로 아래에서 쿵쿵 울리며 행진하는 소리가 들리는데 진짜 괴로웠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5시 안돼서 일어나 샤워 시작. 그러고 짐을 다 챙기고 첵아웃 준비를 한 뒤 짐을 끌고, 다른 건물에 있는 식당으로 가 조찬을 먹었다.



숙소는 최악이었지만 조찬은 꽤 괜찮았다. 하루동안 스위스에 먹을 게 없어도 너무 없단 걸 깨달아서인지, 싱싱한 야채와 과일을 주는 것만으로도 정말 감사했다. 여긴 매리어트 급의 좋은 곳은 아녀서 부페는 콜드 부페만 있었다. 따뜻한 건 커피 뿐... 하지만 토마토가 상당히 맛있어서 후추 좀 뿌려서 계속 가져다 먹었다.




푸룬, 올리브, 토마토, 팽 오 쇼콜라, 오이, 통조림 과일 등등. 스위스에 워낙 먹을 게 없으니. 아침에 정말 위의 한계까지 음식을 집어넣은 뒤 출발했다.




아침 먹으러 들어갈 때만 해도 깜깜했는데, 식사를 하고 나오니 서서히 해가 뜨기 시작.




2주 간의 축제의 흔적들.

마지막날이라 아쉬운 마음 때문에 그날 아침엔 더 열심히 쿵쿵거리고 다닌 걸까.. 난 루체른에 잠깐 머무는 사람으로서 짜증만 날뿐 ㅋㅋ




애고 어른이고 할 것 없이 자기가 분장하고 싶은 복장을 하고 악대를 따라다니며 다닌다. 딱히 춤을 추거나 공연을 하지도 않는데 그 옷을 입고 다니는 것 자체를 즐기는 듯.





노이즈의 원흉(?) 악대 ㅋㅋ




밉다 미워.




조찬에서 마신 커피가 부족해 다시 카페인 보충을 위해 들어간 스타벅스... 해 뜰 무렵 호수의 아름다운 모습과 겨울 특유의 찬 공기가 만들어낸 아름다운 사진.




아침에 이정도 카페인을 보충해 줘야 하루종일 살 수 있음.



청둥오리같은 오리들. 사이좋게 잘 다니길래 귀여워서..





누텔라 바나나 들어간.. 이름 까먹었다. 무튼. 맛있음. ㅋ 



루가노까지 가서 차 반납. 루가노에서 이탈리아 넘어갈 땐 급행열차로 1시간이면 가므로. sitx car lugano city office를 네비에 넣고 가다 보니 날씨가 좋아지고. 아주 온화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아무 기대도 안했던 루가노가, 스위스에서 가장 좋은 인상을 받은 도시였다. 날씨가 좋았기 때문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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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물개꾸엉
여행/2016 남유럽2016. 3. 1. 21:45

러시아 항공 첫 시도.

짐 분실 및 딜레이에 대한 불안감이 있었으나 별일 없겠거니 하는 마음으로 갔는데 정말 30분의 딜레이도 없이 잘 도착. 

비행하는 동안의 만족도는 뭐 그럭저럭. 자리가 그닥 편하지도 그렇다고 아주 불편하지도 않았음.

슬리퍼를 줬는데 그거 챙겨올걸 하는 후회가 여행 내내 들었다

유럽의 어느 호텔도, 1박에 20~30만원 하는 호텔도, 심지어 취리히에선 메리어트에 묵었는데도 슬리퍼를 주지 않았다. 

여행 내내 그 슬리퍼 하나가 없어서 아주아주 불편했다.



첫 숙소인 취리히 메리어트 호텔.

공항에 내리자마자 sitx car rental office로 가서 미리 예약한 렌터카를 픽업.

영어를 아주 잘하는 여직원이 설명을 깔끔하게 잘 해주었다.

얼떨결에 남은 차가 mini clubman 뿐이어서 무료로 업그레이드 받음!ㅋ

막상 가보니 뭐 이것저것 추가돼 예약 당시보다 두 배 정도의 요금이 더 들어서 (분명 다 숙지하고 갔다고 생각했는데도 막상 가니 추가요금이 더 있었던 불편한 진실..)

이틀에 20만원 정도를 잡았으나 결과적으로 이틀에 유류비 제외 50만원 꼴. 유류비까지하면 하루에 30~35만원 꼴이다.

렌트 오피스 앞에서 이것저것 계산해보다, 졸림과 피곤함에 판단력이 흐려져 고민 자체가 스트레스가 되어. 멍하니 서 있다가 그냥 렌트 하기로.

이미 결제된 금액도 있고 하지만, 무엇보다 그냥 렌터카가 짧은 시간에 여러가지로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할 것 같았기 때문에 결정.

한국 시간으론 새벽 4-5시 쯤이고 뜬눈으로 밤을 지샌거나 다름 없어 매우 피곤했다.

비행기에서 내렸을 때 이미, 도착했다는 안도감보다는 검사를 통과하고, 짐을 찾고, 공항을 빠져나가고 차를 렌트하는 과정을 거치고, 그러고나서 첨 보는 도시와 첨 몰아보는 차에 적응하여 운전해서 목적지까지 무탈히 가야한다는 부담감이 더 컸다.


무튼 숙소에 무탈히 체크인, 적지 않은 호텔비용인데도 주차비는 별도였다.

주차장 입구를 찾지 못해 주변을 뱅뱅 돌다가 지하주차장 진입, 들어가자마자 샤워하고 이닦을 힘도 없이 그대로 쓰러져 숙면.

스위스 현지 시각은 밤 10시 정도, 처음부터 시차적응에 실패해 1시부터 시간 단위로 깨 결국 4시부터는 똘망똘망하게 깨 있었고, 7시에 조식이 열자마자 배가 너무 고파 호텔에서 1등을 조식 뷔페 골인 ㅋㅋ



그냥 핫 뷔페& 콜드 뷔페의 적절한 조합. 너무 맛있지도 맛없지도 않은 무난한 뷔페.

치즈와 빵, 우유가 유명하다는 스위스에 대한 기대감이 무색하게 제일 맛있는 건 과일코너의 수박과 하미과였다.

소시지나 오믈렛 같은 핫 뷔페는 그냥 무난무난.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그 무난한 조찬이 스위스에서 먹어본 음식 중 가장 맛있는 음식이었다.

(스위스는 그만큼 먹을 게 없다.)


호텔비에 조식이 불포함이라 조식비까지 후불결제하니 그냥 이비스 수준의 호텔 조찬이 1인분 8만원 ㅋㅋㅋ

스위스의 여정이 벌써부터 험난하다. 





대도시 취리히에서 별로 볼 게 없다고 판단하여 바로 호텔에서 향한 곳은 인터라켄. 이름만 들어보고 뭐 어떤 곳인지 전혀 모르고 일단 갔는데, 알프스 산맥 보러 갈거 아녔으면 갈만한 곳은 아닌 거 같다. 그냥 거기 가봤다는 걸로 만족. 날씨도 별로였고 그냥 그랬다. 습해서 으슬으슬 기분나쁘게 추웠다. 날씨 자체가 도시에 대한 인상을 결정했다. 융프라유흐 갈거 아니면 다신 안갈 듯 하다.





사진에 이미 충분히 담겨 나오는 으스스한 날씨와 썰렁한 아침 거리.



뭐 기억에 하나 남는 건 초콜릿 가게. 초콜릿 퐁듀랑 초콜릿을 녹여 만든 핫초콜릿인데. 



맛있어서 기억에 남는다기보다 그냥 여기서 핫초콜릿 한 잔 먹은게 인터라켓에서 해 본 유일한 활동(?)이어서..



스위스 국기가 꽂힌 핫초콜릿을 시켜 먹어봤더니 너무 달아서 기절. 물려서 많이 못먹는 맛이다 ㅋㅋ



인터라켄 다음으로 향한 곳은 몽트뢰. 몽트뢰는 스위스 서남쪽 프랑스와 거의 국경을 맞댄 도시다. 도로표지판이 계속 독일어였다가, 어느 순간 프랑스어로 바꼈고, 휴게소에서 쓰는 언어도 불어로 바뀐 시점이었다. 되게 작은 나라인데 참 신기했다.ㅋㅋ 

도시 이름도 '취리히zurich'는 독일어고, '몽트뢰montreux'는 불어다. 나중에 마지막에 갔던 '루가노lugano'는 이탈리아에 근접한 도시라 그런지 이탈리아어 이름.




비오는 몽트뢰. 휴양도시라는데 비만 추적추적 와서 그런지 추운 날씨에 고생만 하고 대부분의 시간을 도로 위에서 보냄 ㅋㅋ

몽트뢰에 대해 기억에 남는 건, 스위스에서 처음 본 저 나무인데 

저 나무를 보며 나무 나이가 많아 보이는데 잔가지가 없고 모든 나무의 가지 길이가 거의 균일한 걸로 보아

도로 위 가로수 관리가 참 잘 된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것..

뭐 이런 소소한 노력들이 스위스 전체에 대한 깨끗하고 잘 다듬어진 듯한 인상을 완성하는 듯하다



그러고 도착한 루체른. 

워낙에 작고 비싼 관광도시라 호텔들 가격이 어마무시.. 차 있는데 좀 외곽에 잡을걸 하는 후회가. 너무 시티 센터에 잡음..

후기 좋아서 고른 알슈타트 매직 호텔. 전 세계에서 묵어본 호텔 중 가장 최악. 

안에 천사 상 같은게 욕실 객실 곳곳에 있는데 밤에 보면 진짜 귀신 나올거같음 ㅋㅋ

바닥도 나무가 좋은데 벽 타일과 같은 소재를 써서 아늑함 제로. 

머리카락 하나 없이 깨끗은 했지만 난 깨끗함보다 아늑함과 편안함을 더 좋아해서.. 아주아주 불만족스러운 경험이었다.

그리고 호텔이, 체크인 데스크와 실제 방이 다른 건물에 있고, 주차는 또 완전 딴데 해야 해서.

차 대놓고, 체크인 따로 하고, 방은 또 따로 들어가고. 무튼 참 불편했음.

시차적응이 안돼서 저녁 5시부터 급 졸음이 쏟아지더니 6시되니까 거의 기절할 뻔함 ㅋㅋㅋ




그래도 너무 배고파서 밥을 먹으러 나갔는데.. 7시쯤 되닌 식당이고 상점이고 다 문닫고 문 연 데가 여기 뿐이었음.. 이탈리안 레스토랑. 피자 파스타 한국에서도 안먹는데 여기까지 와서 먹고싶지 않았지만 이거라도 안먹으면 내일 몸살날 듯 에너지가 부족했었기에 들어갔지만. 맛 최악 서비스 최악 가격은 사악했음. 짜증 이빠이 ㅋ





Posted by 물개꾸엉
여행/2016 남유럽2016. 2. 29. 19:04

ㅠㅠㅠㅠㅠ파파라치 천국이라는 게 사실이었어..

시속 100이 한계인데 123으로 달려서..

180프랑(약 23만원)....



Posted by 물개꾸엉
여행2015. 6. 14. 23:47



하네다 공항에서 급 꽂힌 벤또 박스. 딱 일본인의 위 크기처럼 만들어진듯ㅋㅋ 

1600엔. 오빠가 무도(?)를 하다 보니 무사로 선택.



도쿄 정무당. 제작에만 1년 반 걸린 호구를 찾으러 간 곳!




간 김에 내 호완도 사 주신 오빠님.

35000엔 정도 했던 건데 별로 고민하지 않고 쿨하게 질러주었다! 

덕분에 중국에서 산 싸구려 호구를 입는 내가 호완만 일본 최고의 네임벨류로 장착하게 됨 ㅋ

정무당 가기 전에 들른 팔광당에서 800,1080엔 주고 산 면수건도 함께. 

저 팔광당 보라색 면수건은 남자가 쓰기에도 무리가 없어 오빠님께 드렸다.ㅎ



요건 팔광당의 일부 모습. 정통성을 추구하는 정무당과 달리 낮은 가격에 중간 퀄리티를 유지하는 곳.

그래서 정무당, 히라노와 함께 일본 삼대 무도구점에 꼽힌다.

일본의 어린 선수들이 찾는 곳.



정무당에 가면 꼭 죽도를 몇 자루 사가지고 오는 오빠. 

지난번엔 열자루 넘게 사서 세팅에 하루 이상 걸렸으나 

이번엔 서너자루 밖에 안사서 세팅에 한 시간 정도 걸린다고. 

죽도가 세팅되는 한시간 동안 기다리며 먹은 근처 모스버거의 새우버거.



요건 오리지널. 맛은 평범. 빵이 신선했고 사이즈는 주먹만함. 



팔광당에서의 저렴이 미싱 호구 구입, 정무당에서 ㅎㄷㄷ한 가격의 호구를 찾은 후 오다비아 호텔로 가는 길.

무도구 샵만 돌아다니느라 힘이 빠진 나를 위해 오빠님이 사준 자판기 옥수수 수프. 

뜨거울때 먹어도 맛있는데 차갑게 먹어도 맛있넹.

140엔. 워우 비싸 ㅋㅋ


샛노란 색을 띠고 옥수수 알갱이가 살아있음.ㅋ

 





하네다공항에서 파는 면수건. 1200엔.



이쁜데 흔하게 생겼다.ㅋㅋ

일본 판화스러운데?




그 외 먹부림. 세븐일레븐 초밥 ㅋㅋ 



아주 얇게 저민 연어 아래에 생강초절임이 들어있음. 밥은 식초로 간이 돼 있다.




지하철역. 어딘지 기억 안남.. 시나가와 근처겠지.



처음 도쿄 왔을 때 츠기지에서 갔던 스시잔마이의 사바 스시와 성게알 스시를 잊을 수 없어서 오다이바에서 굳이 다시 갔으나..

이번엔 사바는 비렸고 (처음의 그 풍부한 기름기 가득한 맛이 안남) 성게알도 뭔가 모르게 거부감 드는 맛이었다.

그저 괜찮았던 건 무난한 참치 같은 것들..



이꾸라. 연어알 군함말이. 괜찮았음. 

알이 들어간 초밥은 알이 터지면서 나오는 걸쭉한 육즙이 밥 알갱이 사이로 스며들면서 

밥이 촉촉하고 리치해지는 그 맛으로 먹는 것!




우니. 성게알 군함말이.  이꾸라보다 우니가 더 맛있음 개인적으로 ㅎㅎ

우니도 이꾸라처럼 육즙이 밥알 사이로 퍼지는 그맛으로 먹음!



청어알(가즈노코). 첨 먹어 봤는데 그냥 그랬다. 



Posted by 물개꾸엉
여행2013. 12. 3. 09:45



처음 장시간 비행기를 탔을 때, 처음 내 눈 앞에서 서빙되던 기내식을 잊을 수 없다. 그 기내식을 찍기 위해 커다란 디에스엘알 카메라를 굳이 비행기에 가지고 탔었다. 네덜란드계의 승무원 언니는 나에게 치킨과  돼지고기 중 어떤 걸 먹을 것인지를 물어보았다. 나야 뭐가 됐든 좋으니 빨리 달라고 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러나 난 마치 기내식이 처음이 아닌 듯 "취킨..."을 조용히 말했다. 하지만 너무 조용히 말한 나머지 승무원이 알아듣지 못해 두 세번 크게 말해야 했고, 결국 나는 사람들이 나의 부끄러운 영어 발음을 더 듣기 전에 '치킨이요 치킨'이라고 말해버렸다. 


뽀얗고 깔끔한 플라스틱 그릇에 샐러드, 볶은 해산물, 후식 케이크, 그리고 제일 큰 그릇에 덮인 호일을 벗기니 양념이 듬뿍 발린 치킨과 밥이 있었다. 샐러드와 해산물과 케이크는 차고, 치킨 라이스는 따뜻했다. 서빙된 버터롤은 전자렌지에 데운 것 같지는 않게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다. 그리고 조금 있다가 차와 커피가 서빙되고, 식후엔 와인이 서빙되었다. 


보통 기내식을 받을 때 승무원이 승객에게 '치킨이냐 돼지고기냐'를 묻는 메인 요리인 핫 밀(hot meal)은 보통 따뜻한 상태로 서빙된다. 처음 비행기에 타서 한 두시간 후에 서빙되는 기내식의 핫 밀이야 보온 기구에 보관하면 따뜻하겠거니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그렇게 저녁을 먹고 8시간을 자고 일어난 뒤 다시 제공되는 아침에도 핫 밀은 여전히 따뜻했다. 그렇다면 그 보온 기구는 단순히 보온 기능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일정 온도 이상의 가열 기능도 있을 것일까? 그런데 그렇게 장시간 보온을 해 두면 음식의 수분이 다 빠져 나가거나, 혹은 음식이 머금은 수분이 그릇 뚜껑 안쪽으로 맺히고 음식은 장시간 보관한 밥마냥 맛이 없어질텐데, 우리나라의 밥솥처럼 엄청난 과학이라도 숨어 있는 것인가? 여러가지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궁금증은 스위스 에어라인에서 기내식 관리를 담당했던 Jan에게 물어 풀 수 있었다. 보통 기내식은, 항공기가 출발하는 공항에 가까이 위치한 공장에서 만들어진다. 그 공항에서 출발하는 거의 모든 노선의 항공기의 기내식이 출발지의 공장에서 만들어진다. 예를 들어 인천공항에 위치한 대한항공이 관리하는 기내식 공장이 있다면, 그 곳에서는 대한항공의 기내식뿐만 아니라 인천공항에서 출발하는 항공기 중 대한항공과 계약을 맺은 항공사들의 기내식까지 모두 준비하는 것이다. 인천에는 대한항공 인천기내식센터와 아시아나 항공이 계약을 맺은 LSG스카이셰프코리아가 있다. 대한항공 인천기내식센터에서는 대한항공은 물론, 대한항공과 계약한 37개 외국 항공사의 기내식까지 만들어진다. LSG는 루프트한자항공 계열사인 LSG 본사는 세계 최대 기내식 케이터링 업체공장은 우리가 상상하는 식당과는 달리, 철저하게 위생을 최우선으로 관리되고 있다. 일반조리실 15도, 냉장보관실 5도의 조리실에는 수 십 개의 CCTV가 보안을 위해 조리실 내를 감시하고 있다. 이곳에서 머리에 두 겹의 두건을 쓰고 온 몸을 둘러싸는 가운을 입은 몇 백명의 조리사들이 정해진 시간과 생산 라인에 맞추어 일사불란으로 기내식을 생산한다. 


승무원들은 비행기가 출발하자마자 승객들의 첫끼를 준비하기 시작한다. 승무원들이 기내에서 요리를 하는 것은 아니다. 기내식은 대부분 공장에서 완성된 상태로 비행기에 실리지만, 핫 밀은 반 정도만 익힌 상태에서 급속 냉각 과정을 거쳐 기내로 들어가게 된다. 급속 냉각을 하는 이유는 맛과 위생 때문이다. 장시간 천천히 냉각시켰을 때 미생물이 번식하기도 쉽고 음식의 맛이 변하기도 쉽다. 이렇게 항공기에 실린 기내식은 순항고도에 접어들고 난 뒤에 오븐으로 재가열해서 탑승객에게 제공된다. 그래서 승객들은 탑승 후 1~2시간 후에 이런 과정을 거친 기내식을 받게 되는 것이다. 


지금에야 장시간 비행에서 식사는 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니 기내식이 당연하지만, 이런 당연한 것도 결국은 누군가가 제시한 아이디어에 의해 시작된 것이다. 최초의 기내식은 1919년이었다. 당시 런던과 파리 사이의 항공노선에서 샌드위치와 과일 , 초콜릿 등을 종이상자에 담아 승객에게 제공한 것이 오늘날 기내식의 효시가 되었다. 비행기 안에 지금처럼 오븐은커녕 기내식을 실을 공간도 마땅찮던 시절엔 중간 기착지의 공항식당에서 승객에게 식사를 제공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비행기도 많이 좋아지고 기내식 저장 및 조리 기술도 함께 발전해, 지상에서의 호화로운 레스토랑 못지 않게 다양한 메뉴와 질 좋은 음식을 기내에서도 먹을 수 있게 되었다.


기내식의 단가는 정확히 알려지지는 않았으나, 이코노미석 기준 1만원 내지 3만원 정도라고 한다. 비즈니스 석의 식사 단가는 이코노미 석의 3배, 1등석의 식사 단가는 이코노미석의 9배 정도라고 한다. 생각보다 비싸다고? 먹는 입장에서야 양도 적고 길거리 도시락 전문점에서 파는 도시락과 비슷한 차림새이니 그렇게 생각할 만 하다. 그러나 만드는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다. 기내식은 아주 특수한 환경에서 별 탈 없이 먹을 수 있도록 온갖 과학과 연구 개발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일단 기내식은 특수한 환경에서 먹게 되는 음식이다. 좁은 공간, 지상보다 훨씬 떨어진 기압, 낮은 산소 농도, 지속적인 비행기 소음, 운동 부족에서 오는 혈액 순환 불량과 소화 불량, 건조한 공기라는 특수한 환경 속에서도 기내식을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기내식 메뉴 개발에는 이 모든 것들이 고려된다. 그런 이유로 기내식은 소화가 잘되고 흡수되기 쉬운 음식으로 구성된다. 보통 한 끼당 700키로칼로리 내외에서 식단이 짜여진다. 그리고 기내의 특수한 환경은 우리의 미각과 후각을 둔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기내식은 통상 우리가 먹는 음식보다 조금 더 짜게 만들어진다. 기내에서 마시는 와인 역시 건조한 공기 때문에 향을 느끼기 힘들어 향이 강한 와인이 쓰인다. 


또한 좁은 공간에서 무리없는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그릇과 쟁반, 운반구가 모두 철저하게 계산되어 제작된다. 음식을 만드는 스케쥴도 철저히 짜여져 있다. 기내식은 항공기 운항 스케쥴에 맞추어 지상의 음식공장에서 미리 조리된 음식을 정해진 그릇에 담아, 잠시 저장하였다가 항공기 출발시간에 맞추어 기내에 싣고, 알맞은 시간에 기내 주방에서 재조리하는 과정을 거친다. 게다가 소비자 입맛에 맞게 메뉴도 개발해야 하는데 모든 메뉴 개발에는 언제나 이런 특수한 환경을 고려하는 과정이 있다 보니 메뉴를 개발하는 데에도 당연히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투입되게 된다. 승객 입장에서야 1년에 여러 번 비행할 일이 많이 없으니 메뉴가 규칙적으로 바뀌는지 알 수가 없지만, 사실 항공사는 1년에 4번 정도 분기별로 메뉴를 개발하여 선보인다. 각 항공사들이 보유한 메뉴는 최대 2만여개. 항공사들은 각 노선, 운항 거리, 계절, 재료 수급 여부와 예산에 맞추어 기내식을 제공하게 된다. 



아래는 1992년 6월 29일자 연합뉴스의 기내식 관련 기사 일부를 발췌한 것이다. 당시에도 기내식은 단순히 배를 불리는 것 이상의 즐거움이 되었던 것 같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항공사의 입장에서는 입맛이 까다로운 손님이다. 기내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양식에 익숙치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항공사들은 기내식에 남다른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대한항공은 기내식 서비스질을 높이기위해 지난 86년 4월 김포공항내에 기내식공장을 완공한데 이어 지난 90년부터는 韓食을 서비스해 한국승객들로부터 호응을 받고 있다. 국제선 장거리노선에 불고기, 비빔밥, 설렁탕, 해장국 등에다 고추장을 제공하고 있고 1등석과 프레스티지 클라스 승객에게는 특별식으로 라면을 서비스한다. 韓食이 인기를 끌자 아시아나항공과 서울을 취항하는 동남아항공사들도 앞을 다투어 韓食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이같이 韓食이 기내식으로 자리를 잡게 된 것은 해외나들이를 하는 한국인이 많아 진 것이 가장 큰 이유지만 88서울올림픽을 계기로 韓食이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것도 큰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한국인의 경우, 그러나 막상 식사가 나오고 나면 대부분이 가벼운 실망감 느끼기 마련이다. 機內에서는 운동량이 거의 없어 시장기가 들지 않는데다 음식이 대부분 양식이어서 입맛에 별로 맞지않기 때문이다. 해외여행에 익숙하다고해서 기내식에 쉽게 정이 가는 것은 아니다. 기내식이 갖고 있는 한계는 어쩔수가 없는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은 평소 양식을 접할 기회가 그다지 많지 않아 맛이 있어서가 아니라 다만 시장기를 속이기위해 배를 채울뿐이다.


<경제萬華鏡> 항공기 기내식 어떻게 나오나



아래는 2007년 9월 28일자 한국경제의 기내식 관련 기사이다. 1992년으로부터 15년이 흐른 뒤 대한항공이 유기농 야채로 만든 비빔밥 등으로 웰빙 식단을 선보이자, 아시아나항공은 지상에서 인지도가 높아진 고급 브랜드 레스토랑을 1등석의 기내식에 그대로 옮기겠다는 내용의 기사였다.


아시아나항공은 다음 달 서울 중구 롯데호텔 중식당인 '도림'과 제휴를 맺고,이 식당의 최고급 코스 요리를 미주노선 일등석 및 비즈니스석에 공급키로 했다. 국적항공사가 외부 유명 레스토랑으로부터 기내식을 공급받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1인당 10만~20만원에 달하는 도림의 코스요리를 구름 위에서도 맛볼 수 있게 된 셈"이라며 "호텔에서와 똑같이 전채요리에서부터 메인요리에 이르기까지 7~8가지 음식을 고객에게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또 지난 1일부터 인천~LA 노선 일등석 고객에게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세계 10대 음식점'중 하나인 '딘타이펑'의 딤섬을 제공하고 있으며,11월부터는 남산 하얏트호텔 맞은 편에 위치한 고급 이탈리안 레스토랑인 '라쿠치나'의 스파게티 요리도 선보이기로 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고객들의 반응을 본 뒤 '레스토랑 기내식' 서비스 노선과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라며 "제휴 레스토랑을 늘리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구름위의 만찬' 기내식 전쟁 2라운드



이제는 우리나라의 제주 항공 등 저가 항공사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아져 기내식 문화는 또 다시 달라질 것 같다. 저가항공은 항공료가 싼 대신 기내식과 각종 음료 서비스가 항공료에 포함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승객이 티켓을 구매할 때 기내식또 별도로 결제하거나, 기내에서 현금을 주고 기내식을 따로 구입해야 한다. 그러니 이제는 없던 메뉴판도 생겼다.

이렇게 되면 탑승 인원을 예측해 기내식을 만들 수 없으니, 기내에서는 승객 각자가 달리 주문한 메뉴의 음식을 준비하기 위한 과정이 더 복잡해지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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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물개꾸엉
여행2013. 11. 30. 22:02

1위 ) 펑리수 鳳梨酥 peng li su


치아더chiate, 써니힐즈, 순청베이커리 등 한국에서 잘 알려진 베이커리가 있지만, 한국에서 절대 검색해도 나오지 않는, 하지만 이런 가게들보다 최고의 맛을 내는 펑리수 가게가 있다. 小潘鳳梨酥라고... 관광객이 많이 없다. 로컬들만 아는 비밀스런 가게. 하지만 치아더보다 한 두 배 쯤 맛있다고 해야할 듯. 거기서도 꼭 '피닉스 케익'이라고, 파인애플 반, 달걀 반 들어간 걸 먹어야 한다... 이 집  때문에 펑리수가 대만 음식 1위로 ㅎㅎ





2위) 우육면 牛肉麵 niu rou mian


소고기 육수에 소고기의 각종 부위를 통크게 썰어 넣은 국수. 니우로우미엔은 융캉제에 있는 융캉니우로우미엔이 유명하다. 나는 융캉제에 있는 건 아니고, 타이베이의 홍대라 할 수 있는 사범대 야시장(師大夜市) 안에 있는 유명한 니우로우미엔집에서 먹었다. 국물을 첫 술 뜨고 나서 할 말을 잃었다. 태어나서 먹어본 라면국물 중 최고였다고 가히 말할 수 있다... 







3위) 양파부침개 蔥抓餅 cong zhua bing


총(蔥)은 '파'를 뜻하고, 주아(抓)는 '긁다'라는 의미인데, 바로 철판위에 파가 섞인 밀가루 반죽을 부치다가 주걱으로 긁어서 마구마구 찢은 다음 원하는 재료(양파는 기본, 보통 달걀이나 치즈를 추가)를 선택하면 안에 넣어서 준다.





4위) 콩 슬러시 Taiwanese green bean slush with milk


녹생 콩을 갈아서, 당을 넣어 앙금을 만든 다음, 그 앙금에 얼음을 섞어 갈아서 우유와 섞어 주는 음료. 생 콩을 갈아 넣은 두유인 셈인데, 너무 맛있어서 세 번은 먹은 것 같다. 






5위) 쫑쯔 粽子 zhong zi


한 입 먹고 오엠쥐를 외쳤던 쫑쯔. 대만에서 단오에 먹는 음식인데, 크기는 삼각김밥 두 개 만하다. 찹쌀에 갖은 속을 넣어서 대나무잎에 싼 다음 찜통에 쪄서 만드는 주먹밥이다. 밥 안에는 계란 노른자, 밤, 마른오징어 불린 것, 돼지고기, 버섯, 대추 등으로 속을 채운다. 밥에는 약간의 간이 돼 있고, 잎에 싸여져 있기 때문에 밥은 언제나 촉촉하고 기름지다. 밥에는 대만 특유의 향이 나는데, 대나무잎의 향인지 향신료를 넣은 것인지는 모르겠다. 그 특유의 향 때문에 특별해지는 음식이다. 가격도 착하다. 1,500원 정도... 삼각김밥이나 편의점 샌드위치와는 비교가 안되는 음식.





6위) 망고빙수 芒果冰 mang guo bing


융캉제에 있는 스무시(smoothie)밖에 안가봤고, 가히 태어나서 먹어본 빙수 중 최고라 하겠다!






7위) 지파이 雞排 (ji pai) 


닭가슴살에 대만식 조미료를 넣어 튀긴 프라이드 치킨. 닭 한마리로 지파이 2~3개가 나올 정도니 정말 크다. 값도 싸다... 우리돈 약 1,500원 정도. 





8위) 대만식 샌드위치


으레 빵집에 가면 볼 수 있는 샌드위치. 평범하게 생겨서 지나치기 쉽지만 먹어보면 감탄하게 된다. 

"어떻게 이렇게 간단한 재료들에서 이런 맛이 날 수 있지?" 가끔 큰 베이커리 가면 중국 사람들이 이 샌드위치를 박스째 사가는 걸 볼 수 있다. 그정도다..ㅎㅎ





9위) 대만식 아침식사


대만에는 아침식사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인 짜오찬디엔早餐店 (zao chan dian, 아침식사식당)이 따로 있다. 사계절이 거의 여름인 더운 나라다보니 우리나라보다 밀가루 음식을 많이 먹는다. 몸이 찬 사람은 밀가루를 먹으면 안된다는데,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하여 가을, 겨울철에는 밀가루를 안먹는 게 여러모로 좋다고 한다. 요즘에야 브런치 개념으로 아침부터 빵을 먹긴 하지만 요즘 들어 생긴 풍토다... 하지만 대만에서는 아침부터 빵을 튀기거나 지져서 아침식사로 먹는 전통이 있다. 



대만에서는 아침에 아래 사진과 같은 딴삥 蛋餅 dan bing 을 주로 먹는다. 

밀가루부침에 달걀부침을 얹어 둘둘말아 썰어놓은 음식. 그 위에 간장과 시럽이 섞인 갈색소스를 뿌려 먹는다.





10위) 육송 肉鬆 rou song


말 그대로 고기 솜... 영어로 설명할 때 나는 meat cotton candy 라고 설명했더니 대만 아이들이 한참 웃었다. 그래, 솜사탕인데 재료가 설탕이 아니고 고기 가루인거지... ㅎㅎㅎ 로우쏭을 그냥 로우쏭으로 알고 먹는 사람들에게, 그게 어떤 음식인지를 가장 비슷한 단어로 설명해야 할 때, 해당 문화권의 사람들이 받아들이는 그 음식에 대한 고정적인 아이디어가 얼마나 그 설명과 매치되지 않는지 크게 느꼈다. 마치 떡국을 'rice cake soup'라고 했을 때 'cake'이라는 말이 떡국과는 어울리지 않아 어색한 것 처럼...







아래부터는 순위권에 들지 못한 음식들.



취두부 臭豆腐, chou toufu


'냄새나는 두부'라는 뜻. 발효시킨 두부라 냄새가 좀 나지만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다. 대만의 야시장에서는 우리나라 시장에선 맡을 수 없는 구리구리한 냄새가 나는데, 대만 특유의 냄새라 하여 난 좋아했지만 처음 맡으면 별로일 수도 있다. 그 냄새의 정체는 대부분 취두부다. 취두부는 튀겨서 위에 샹차이(우리말로 고수)를 얹어 먹기도 하고, 대만식 김치(피클에 가깝다)랑 먹기도한다.





버블티 珍珠奶茶 zhen zhun nai cha


대만에선 bubble이나 pearl이 뭔지 잘 모른다. '쩐쭈'라고 해야 알아 듣는다. 우리는 검은 타피오카 펄만 있지만, 대만에는 흰색 펄도 있다. 검은 펄보다 조금 더 쫀득함이 강하고, 펄 자체에 당이 첨가돼있어 달다. 대신 펄 넣을 차는 달지 않은 경우도 있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달다.... 아무리 대만이 버블티 천국이라 해도, 공차의 당분&얼음양 조절 시스템과 그 특유의 짠맛 나는 크림은 대만 어느 버블티가게도 따라갈 수 없다.





대만차 臺灣茶 tai wan cha


대만 곳곳에는 차 가게와 다구 가게가 많으므로, 일본 대신 대만에서 다도를 배워도 좋을 듯하다. 기대도 안했는데 맛있는 차가 많았다. 개인적으로는 블랙티가 가장 좋았고, 식당에서 물 대신 기본으로 서브하는 우롱차도 좋았다.





태양병 太陽餅 tai yang bing


대만식 페이스트리. 한 입을 베어 물면 겹겹이 쌓인 반죽이 부서지면서 입술에 달라 붙는다. 끈적여서가 아니라 부드러워서 그렇다. 속에는 달콤한 잼이 들어가 있다. 갠적으로 잘 만드는 가게의 태양병은 웬만한 펑리쑤보다 훨씬 맛있었다. 로컬 중엔 펑리쑤보다 타티양삥을 더 좋아하는 사람도 꽤 있었다. 대만식 차에 곁들인 타이양삥은만족스러운 조합이다. 





대만의 열대 과일들

그냥 길거리에나 시장에서 사 먹어 보면 된다.. 노 코멘트 ㅎㅎ






무 케이크(radish cake)

무를 으깨서 뭔가 탄수화물 종류의 가루를 섞은 뒤 구워낸 것인 듯.




길거리에 파는 메추리알 구이





각종 삶은 잎채들


이름은 모르나 중화권에서는 녹색 잎채를 주로 삶아먹었다. 이건 울나라에 없는 것 같은데, 향도 좋고 다른 느끼한 고기 음식과 곁들여 먹기에도 좋았다. 





튀긴 두부 炸豆腐 zha tofu


우리는 납작하게 썰어서 프라이팬에 굽지만, 대만은 크게 깍둑썰어서 통째로 튀겨버린다. 그래서 겉은 바삭하고, 속에는 기름이 스며들어 촉촉하면서도 부드럽다. 





피단 두부 皮蛋豆腐 pi dan to fu


연두부 위에 피단을 얹어서, 아래에 있는 차가운 양파간장 소스에 버무려 먹는 것. 피단은 삶은 달걀은 아니고 석회질 같은 곳에 담가놓아 계란을 상온에서 굳힌 건데, 중국에서는 달걀 말고 오리알로도 피단을 만들어 먹는다. 피단의 흰자는 아무 맛이 나지 않고 그냥 탱글탱글하고, 노른자가 삶은 달걀보다 조금 더 rich한 감이 있다. 좋아하면 삶은달걀보다 더 좋아할 수 있는 풍부한 풍미를 가졌다. 숟가락에 순두부를 조금 올리고, 그 위에 간장 소스에 으깬 피단 노른자를 얹어서 곁들여진 로우쏭이나 파와 함께 떠 먹는다. 맛있다.



피단




더우화 豆花 dou hua


설탕시럽에 담근 순두부. 나쁘지 않은 정도. 특이하니 먹어볼 만한 정도.




편의점에 파는 밀크티. 우리나라에 절대 비슷한 맛이라도 내는 상품 없음. 두 번 먹어야 된다 이런건!





땅콩 아이스크림 花生捲冰淇淋 hua sheng juan bing qi lin


지우펀에 가면 많지만 타이베이 시내에서도 볼 수 있다. 땅콩엿을 갈아서 얇은 전병 위에 깐 다음 아이스크림 두 스쿱을 얹어 준다. 마지막에 썅차이(고수)를 얹을 수도 있고 뺄 수도 있다. 갠적으로 진짜 타이완의 맛을 느끼려면 썅차이를 빼면 안된다는 생각이다. 고수는 좋게 생각하면 이국적인 향이 독특한 풍미를 더하는 잎이므로, 굳이 향이 강하다고 해서 피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대만식 소세지 臺式香腸 tai shi xiang chang (xiang chang은 '소시지', tai shi는 '대만식' 이라는 말)


'소세지'의 중국어는 너무 즉자적이라 의미를 해석하려고 들면 좀 이상하기도 하다. '향창'이라니.... 향신료를 넣은 은 창자라는 말이니까. 대만식 소세지는 안에 참쌀을 넣고, 매콤한 향신료를 넣는다. 안에 고기를 채워 넣은 독일식 소세지보다 당면을 넣은 우리나라 순대와 비슷한 맛이다.







오징어 입 튀김


야시장에 가끔 파는데, 맛있다.






돼지피케익 豬血糕 zhu sue gao



이렇게 음식을 즉자적으로 설명해 놓으니 이상한데, 처음 대만 공항 라운지에서 멋도 모르고 먹었을 땐 너무 맛있어서 감탄했던 기억이 난다. 쭈쉐까오는 돼지 피에 찹쌀을 담가 찌거나 튀겨 만든 일종의 '케익'이다. 매운 소스에 찍어 먹기도 하고, 콩가루를 뿌리고 썅차이(고수)를 얹어 막대에 곶아 먹기도 한다. 맛있다.






위위안 芋圓, yuyuan


우리나라의 떡과 비슷하지만 절대 떡같지는 않은 음식. 이 음식을 따뜻한 시럽에 팥앙금이나 삶은 키드니 빈, 연두부, 타피오카 펄과 함께 넣어 먹는다. 








기내식 飞机餐 feiji chan


일단 기내식은 먹으면 안된다. 행여 밤에 날라가더라도 야시장에 가서 먹을 것이외니...

에바항공을 탔는데 기내식으로 意大利面 yidali mian을 줬다. 

.....How could you serve pasta in flight heading toward Taiwan...? 





Posted by 물개꾸엉
여행2013. 11. 28. 23:59

마추픽추. 일명 잉카의 비밀스런 공중도시.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마추픽추가 페루에 있는지 아프리카에 있는지, 마야 문명인지 잉카 문명인지 모르는 사람은 많아도, 이 이름을 들어보지 않은 사람은 없다. 그런데 마추픽추가 세상에 알려진 건 100년 정도 밖에 안됐다. 


발견한 사람은 페루 현지인이 아닌 예일대의 한 미국인 고고학자였다. 어쨌거나 그 '발견' 덕분에 마추픽추는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안데스 산꼭대기에 3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마을과 요새를 만들었다는 사실, 마추픽추를 둘러싼 두 산 봉우리 사이로 흐르는 우르밤바 강의 물줄기가 만들어내는 안개의 신비함은 굳이 페루까지 가서 실제로 땅을 밟아 보러 갈 만한 가치를 갖게 한다.


그래도 이 마추픽추로 가기 위한 모든 여정에는 관광객을 봉으로 보는 외국 자본과 페루 관광청의 얄미운 속내가 있다. 


일단 마추픽추는 스페인이 정복할 때에도 발견되지 않았을 만큼 첩첩 산중에 숨겨져 있다. 그런 곳을 인근 도시인 쿠스코에서 가려면 차량으로 이동해도 6시간이 걸린다. 6시간이면 마추픽추를 간다는 건 아니고, 버스가 가는 길의 마지막인 히드로 일렉트리카까지가 그렇다. 히드로 일렉트리카부턴 차가 다닐 수 있는 길이 없다. 그러면 마추픽추로 가는 기차를 운행하는 두 회사, '잉카 레일' 혹은 '페루 레일'을 타야 한다. 재밌는 건 이 두 회사 모두 영국 민영회사라는 것이다. 20분 정도 기차를 타는 데에 20달러다.


혹은 기찻길을 따라 트레킹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날이 어둑해지면 어떻게 될 지 모른다. 기찻길을 따라 걷는 거지만 가로등이 없다. 어두컴컴한 길을 따라 마추픽추에서 가장 근접한 마을인 아구아스 칼리엔테까지 가야 한다. 거기까지 가면 다시 또 기찻길이 끊긴다. 거기부턴 버스를 타야 한다. 이 버스도 한 회사가 독점 운영하고 있다. 20분 타는데 9.5달러, 걸어가면 험준한 오르막길을 2시간 반동안 걸어야 한다. 마추픽추 입장권을 파는 곳 근처 매점엔 생수 한 병이 우리돈으로 3,000원이다. 200원에 빵을 사먹을 수 있는 페루 물가를 생각하면 관광객을 봉으로 보는 값이라 할 수 있다..


페루에게 관광 산업은 미네랄, 석유 등의 광업 다음으로 큰 수입원이다. 한해에만 40억을 관광으로 벌어들인다. 그 중 절반인 20억이 마추픽추로 버는 돈이다. 쿠스코의 중심가인 아르마스 광장은 이미 쿠스코 사람들의 것이 아니다. 아르마스 광장의 지도를 펼쳐 놓고 여행사들을 세어 보면 가게의 1/3의 여행사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그 외에는 여행객들을 위한 수퍼, 호스텔, 스타벅스(물론 나도 스타벅스 잘 이용했지만 ㅋ), 알파카가 유명해서 알파카 제품 가게, 잉카 느낌을 잘 사린 페루 선물 샵 등이다. 


마추픽추는 좋았지만, 마추픽추로 가게 되는 모든 관문에서 선택의 여지가 없이 지불해야 하는 돈은 한 사람당 최소 13만원 이상이다. 쿠스코 역시 예쁜 야경과 마추픽추의 비밀에 심취해 낭만을 느낄 수는 있는 도시지만, 잉카의 심장이라든지 그런 느낌은 전혀 없는 곳이다. 진지한 표정의 유럽 관광객, 배낭 메고 놀러온 노부부, 그리고 그들에게 구걸하는 수많은 삐끼들이 있는 곳이다.


Posted by 물개꾸엉
여행2013. 11. 28. 22:57

2013/9/24 @taipei


여행을 가기 전에, 여행 도중에. "한국 가면 ~ 해야지" 하는 다짐을 으레 하게 된다. 여행에서 잘 놀고, 열심히 일 해야지, 이번에 잘 놀고, 꼭 영어 자격증을 따서 이렇게 저렇게 발전시켜야지. 나도 정확히 대만에서 LA로 가는 비행기에서 기내식을 먹으며 그런 생각을 했다. 한국에 돌아가면... 운전 연습을 잘 해서 에어비엔비에 다른 관광 서비스를 결합시켜야지, 남미에서 이런 저런 사업 아이템을 배워서 꼭 적용해 봐야지 하는 생각. 그런데 문득, 내가 여행에서 이뤄가야 할 것만 해도 산더미만큼 쌓여서 이것들을 구체화하는 데에도 시간이 많이 필요한데, 왜 벌써부터 여행이 끝난 뒤의 생각부터 하고 있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기내식을 다 먹고 나니 내가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 알 것 같았다. 한국에서의 계획을 생각하면서, 잠시 지금 당장 내 눈 앞에 닥친 구체적인 계획들을 잠시나마 잊고 싶었던 것이다. 내가 앞으로 이곳에서 해야할 모든 일들은 막연한 '계획' 단계에서 구체적인 '현실' 단계가 되었다. 나처럼 면밀하게 계획을 짜지 않고 일단 부딪치고 보는 성격에겐, 실행 단계가 남들보다 몇 배는 더 부담스럽고 힘들 것인데. 그 무거운 실행의 단계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아직 책 내용의 뼈대도 구성하지 못했고 퇴사하고 여지껏 한 것이라곤 청소랑 돈 계산 밖에 없는 것 같은데, 시간이 훅 가버렸다. 정말 '훅~' 가버렸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제 시작이라는 점이다. 만일 이 시간들이 지나버렸다면 다신 회복이 안 될텐데. 지금이나마 내가 가진 리소스를 적극 동원해서, 계획한 것의 70%라도 하나씩 실천해 나갈 수 있다면, 30%는 운이 도와주겠지.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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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물개꾸엉
여행2013. 10. 22. 05:56

여행이 끝났다.

아직 LA에서의 하루와 타이베이에서의 10시간이 남았지만..

남미는 끝났다.


한마디로 나의 못난 면을 너무나 많이 드러낼 수 밖에 없었던 여행이었다.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았고, 일은 너무나 복잡하게 꼬였으며, 그 때문에 공연히 어머니만 고생했다.


그렇게 고생하는 어머니에게 자주 짜증을 냈고, 그 땐 내가 수많은 '문제 해결'을 위해 이런 기분 상태인 게 당연하고, 그걸 어머니가 이해해주기를 바랐다.


그러나 모든 게 정리되고, 어머니는 인천으로 가시고, 나는 남아서 지난 한 달을 돌아보니.


내가 잘 못한 게 너무 크다.

어머니는 그냥 이번 여행에서 너무 많은 희생을 하셨다.


운이 나빠서 도둑맞았다 쳐도, 그 사람들이 백번 나빴다 쳐도, 비용이 많이 들어갔다 쳐도

내가 조금만 조심했으면 다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던 일이었다.

그 사람들은 원래 그런 사람들이고, 원래 일은 그렇게 풀리는 것이며,

결국 전부 철저히 준비하지 못한 내 잘못이다.


엄마한테 좀 더 좋은 추억을 주고싶었는데 그러지 못한 것 같아 너무 죄송하고

이걸 어떻게 메울 수 있을지, 메워야만 한다는 생각에 가슴이 너무 답답하고 마음이 무겁다.



마음이 어려운 만큼 배움도 큰 여행이었다.

나는 내가 그동안 외면해왔던 나의 가장 큰 문제가 뭔지 매일매일 나 스스로 발견하고, 그렇지 않은 어머니와 나를 비교해야 했으며, 그런 과정은 감당할 수 없이 나를 힘들게 했다.



비행기에서 오랜만에 손으로 공책에 써 보았다.

내가 한국에 돌아가면 뭐부터 해야하는지.

엄마가 공책에 한줄 씩 기록할 땐 요즘사람답지 못하다며 

나는 어플에 기록하고 기기끼리 동기화하고 그렇게 하면 내 스케쥴, 내가 할 일이 세련되게 관리되는 줄 알았다.

기계가 없어져 버리면 완전 바보가 된다.

그런 비싼 기계들은 없어져 버리기 딱 좋다.

글로벌 스탠다드는 다른 게 아니라 치안이 나쁜 밤길, 위험한 대도시이며, 그론 글로벌 스탠다드에서 중요한 것은 안전이었다. 


여권지갑 쓰지 말라는 거, 거기다 현금 카드 끼워넣지 말라는 거, 기록은 종이에 펜으로 하는 게 확실하다는 거, 얼마나 비용이 들었는지 아무리 환율이 복잡해도 언제나 기록하고 기억하라는 거, 길가면서 음악 듣지 말라는거, 밤늦게 다니지 말라는 거..


모두 엄마가 귀에 못이 박히도록 하셨던 말이다.


후회스럽다.

지난 일에 대해 무조건 외면해왔으므로, 어떤 일이 있어도 후회는 하지 않았었는데.

처음으로 내 선택, 내 행동들에 대해 뼛속깊이 후회스럽다.

이제는 지난 일에 대해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고, 잘못했던 것들을 요목조목 찝어가며 반성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안다.

그러니 한국에 돌아가면 며칠간은, 지난날을 돌아보고 기록하고 개선점을 확실히 하려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


한국 돌아가서 내가 한달 간 책임을 지지 못했던 두 가지에 대한, 여행 전보다 더 큰 책임을 질 것이고

내가 여행 중 만든 모든 문제에 대해 어머니께 어떻게든 보상해 드릴 것이고

가방에 있는 물 다 먹기 전까지 콜라는 절대로 안 살 것이며

음식을 버리지도 않을 것이다


내 한 몸 잘 다스릴 수 있을 정도로 작은 것부터 시작할 것이고

내가 매니징할 수 있는 일만 맡아서 할 것이고

하나를 끝낸 뒤에 다른 하나를 할 것이다



더이상 펀더멘탈이 없는 채로 계속 앞으로만 갈 수 없다

남은 2013년은, 그동안 내가 가져온 수많은 빈틈들을 꼼꼼하게 채워 나가는 시간으로 만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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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물개꾸엉
여행2013. 10. 3. 23:39



LA에서의 6일은 환상적이었다. 예쁜 밤거리, 화려한 조명, 깔끔하고 잘 정돈된 명품 거리, 에버랜드보다 몇 배는 더 놀이동산같은 팬시한 백화점. 잘 모르지만 빠르고 좋은 차(!)를 타고, DJ를 하는 오빠 덕분에 딥 하우스니, 하드스타일이니 하는 새로운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경찰에게 걸리면 티켓 끊을 속도를 내며 LA의 밤거리를 누볐다. 오빠는 멋있었고, 나는 혀를 내밀고 창밖을 보며 여기가 현실 세계인지 아닌지 헷갈려했다.


일렉 음악.. 작년에 DJ를 하던 남자분을 잠깐 만날 때부터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던 장르다. 우리나라에선 일렉을 듣는 사람이 많이는 없다. 오빠가 말하길 미국은 우리가 가요를 듣듯이 일렉을 듣는단다. "너 일렉 좋아해?"라고 물었을 때 그렇다고 대답하면, 남들이 좋아하는 평균보다 훨씬 많이 좋아한다는 뜻이지, 일렉을 하나의 장르로서 좋아한다는 뜻이 아닐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대부분 일렉을 좋아한다. Vegas에 유명한 디제이가 오면, LA에서 Vegas로 가는 것이 선택이 아닌 의무일 정도라고 하니. 


The standard rooftop bar에서 틀어주는 음악도 일렉이었다. 일렉트로닉 뮤직-DT의 화려한 마천루, 낮은 인구 밀도, 사람 없는 밤거리, 건조하고 시원한 밤공기와 너무나 잘 어울리는 음악이었다.  


rooftop bar에서 일렉 음악에 맞춰 술을 마시고 몸을 흔드는 게 과연 삶에서 즐길 수 있는 것이 많은 부분을 차지할 수 있나? 잘 모르겠다. 비즈니스는 계약을 따내고 매출을 올리는 것이 뉴스에 나오고, 사람들은 대부분 뉴스로만 내가 직접 알지못하는 세상을 접하기 때문에 그런 이미지만 막연히 가질 수는 있다. 그러나 실제로 그 회사에 다니는 사람의 입장에서 그 계약과 매출 상승은 다르게 받아들여질 것이다. 그 과정들을 위해 수많은 깨끗지 못한 뒷갈망과 불합리, 또는 누군가가 메워야 했던 크고 작은 실수부터 시행 착오까지- 그것들을 샌드위치의 단면을 잘라 보듯 어느 하나도 비중을 적지 않게 정확히 봐야 한다. 빵의 겉부분만 보고 어떻게 샌드위치를 알 수 있나. 


hotel의 rooftop bar에서 술을 마시며 춤을 추고 돈을 쓰는 사람들을 보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사람들이 술을 마신 후 토를 한다면 그 토를 치우는 사람은 따로 있고, 이 사람들이 호텔에서 방탕하게 논 뒤 나간 자리를 치우는 사람은 또 따로 있고, 이 사람들은 그것들이 완벽하게 치워진 또 다른 방으로 가서 더럽히고 오겠지. 그것이 오물이든, 머리카락이든, 향기든, 떨어뜨린 신용카드든 뭐가 됐든 머문 흔적을 남기고 다니면서 누군가가 뒷정리를 하고 다니겠지. 


나에게 미국은 그런 나라 같다. 물론 나는 미국을 좋아하지만, 파티를 하는 것, 기계음으로만 이루어진 일렉 음악을 들으며 신나게 살고, 언제나 예쁘고 깨끗한 모습만 보이고 사는 사이보그. 어디서 전쟁이 났다는 소식, 어디에서 누가 어떻게 살고 있다는 소식보다는 애플에서 나온 신제품에 열광하고, 구글에서 나온 새로운 서비스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는 사람들. 그게 미국에서 파티를 하며 사는 사람들의 삶의 방식 같았다. 물론 내가 만는 그 사람도 그런 사람 중 한 사람 같았다. 



여행은 그야말로 리얼리티다. 유명한 관광지를 보는 것 말고, 여행의 모든 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어려운 상황들이야말로 샌드위치를 잘라서 나 자신의 삶을 정확하게 되돌아보게 하는 것들이다. 나에게 아무런 전자 기기도 없다면? 노트북이나 카메라는 물론이고 핸드폰도 없다면? 그러나 핸드폰을 언제든 다시 살 수 있는 한국이 아니라면? 오로지 내가 기댈 곳은 지나가는 차의 운전수, 횡단보도에서 내 옆에 서 있던 모르는 누구낙, 그리고 건강한 내 몸뚱이 하나라면? 혹시나 운이 나빠서 출국조차 하지 못해 이곳에 불법체류자로 영원히 현금을 받는 허드렛일을 하며 살 수 밖에 없다면?



우리가 살면서 찾아야 하는 게 단 하나 있다면, 그것은 나는 무엇을 위해(=왜) 사는가에 대한 답이다. 그리고 여행은 이 질문에 보다 현실적으로 대답할 수 있게 하는 '시작점'이다. 다른 나라에 가서 돈을 쓰며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는 것은, 우리가 인생에서 할 수 있는 도전 중 비교적 쉬운 단계에 속한다. 여행은 환경과 외부 자극의 변화이지만, 역설적으로 우리 자신의 몰랐던 부분을 알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이런 책도 있지 않나, <남미, 나를 만나기 위해 너에게로 갔다> 나는 모든 여행이 그렇다고 생각한다. 진짜 나를 알기 위해서는 나를 둘러싼 모든 환경적 조건을 바꿔 봐야 한다. 

지금 내가 알고 있는 나 자신은, 내가 속한 환경 속에 일정한 포지션으로 박혀 있는 나 자신이다. 그 환경을 바꿔 보면, 환경과 상관없이 나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이 과정을 통해 자기 자신을 받아들이는 과정은, 앞으로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생각하고 결정하고 실행하는 과정에서 아주 기초적인 단계에 지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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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물개꾸엉
여행2013. 9. 24. 02:34

여행은 간다는 것만으로도 챙길 게 엄청나게 많은 일이다.

하물며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 남미를 간다는데, 패키지 투어도 아닌 배낭여행을 간다는데, 그것도 혼자도 아니고 내년에 일흔이 되는 엄마랑 가는데, 얼마나 챙길게 많을까.

그런데, 지금 내가 책임지고 있는 것들이 많아서, 이것들을 모두 한 달 간 인계하고 가느라 여행 준비는 거의 못했다.


새벽 2시 반.

10시간 뒤면 출국인데, 

해결되지 못한 문제들을 풀긴커녕, 새벽이 깊어지자 예상치도 못한 문제들이 더 터져서 이제는 거의 해결 불가능인 상태다. 내일 아침에 공항에 가서 다 해결할 수 있을까.

집 인터넷 문제, 항공권 이중 결제 문제인데 어디서 결제됐는지 알 수가 없고, 행간읽기 홈페이지는 작동하지가 않는데 나는 원인을 알 수가 없다.

그런데 비행기는 뜰거고, 나는 가야 한다.


어깨가 무겁다.

안그래도 부담스러운 여행인데, 문제들이 터져서 더 부담스럽다.

행운이 나를 좀 도와줬으면 좋겠다.


이 문제를 해결하고 떠날 시간이, 나에게 딱 하루만 더 있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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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2013. 8. 28.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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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물개꾸엉
여행2013. 8. 17. 21:57

대학교 때도 MT를 추진한 적은 없었는데, 선배의 강제도 없고 바쁘고 일정 맞추기 어려운 직장인들을, 그것도 완전 서로를 알지도 못하는 상태에서 추진한 MT는 정말 쉽지 않았다. 몇 가지 finding을 공유하자면...



1. 명확한 일정, 장소와 프로그램을 짠 후 사람을 모집해야 한다

2. 18명 2박 3일 장 볼 예산은 50만원이다

3. 카풀시 드라이버에 대한 감사비 1만원 가이드를 줘야 한다

4. 항상 현금을 들고 다녀야 한다 (장을 보든, 레저를 다니든 현금이 훨씬 계산하기가 편하다)

5.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식재료와 계획된 요리에 쓰일 식재료를 구분하고, 밤에 술먹다가 쓰지 못하게 해야 한다 (ㅋㅋ;;)

6. 숙소에 있는 수세미와 행주는 더러우므로 사서 가야 한다

7. 식사준비를 의욕적으로 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냥 맛있게 먹기만 해야 한다 (옆에서 이래라 저래라 하면 안돼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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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2013. 7. 18.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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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물개꾸엉
여행2013. 7. 18. 20:09

가게 이름이 기억이 안남.

다 그런거지 뭐.

ㅋㅋㅋㅋ



고기 올려먹는 바삭한 밀가루 칩.. 이상했는데 맛있다




닭 요리. 맛있다. 짜다.ㅎㅎ







다 먹으니까 팥죽 같은걸 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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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물개꾸엉
여행2013. 7. 18. 20:05

홍콩에서 들른 유일한 디저트 가게, 이슌 밀크 컴퍼니!

한국에서 흔히 생각하는 푸딩 가게의 비주얼이 아니다ㅎㅎ

죽그릇 같은 데에 푸딩을 저렇게 만들어놓고, 쇼케이스처럼 전시해 놨다




푸딩 위에 앉은 딱지 ㅋㅋ



망고 밀크. 




프렌치 토스트. 엄청 짜다.



로컬이 많이 먹는다는 국수. 푸딩집인데 밥이나 국수 먹는 사람들이 더 많다. 이거 맛있음 ㅎ_ㅎ




이거 다 먹고 딤섬 먹으러 ㅎㅎ



딤섬 피가 너무 두껍고 찰졌다. 간장은 듬뿍~






무 튀김. 의외로 맛있다 ㅎㅎ



찹쌀 고기 만두. 맛있다. 계피 향도 나는게 ㅎㅎ



통새우 통째로 들어간 딤섬. 갠적으로 끈적한 딤섬 피는 별로인 것 같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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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물개꾸엉
여행/2012 동유럽2012. 8. 8. 10:51

 

 

귀찮아서 막 올린다.

ㅋㅋ

 

 

캐러멜 맛 라이스.

웬만한 맛의 크리미 라이스는 다 섭렵한 것 같다.

바닐라, 초코, 딸기, 베리, 바나나, 모카, 캐러멜 등등등.

근데 캐러멜이 최고였다.ㅋ

 

 

 

꺾어서

 

 

뿌려 드세용

 

 

유럽슈퍼에선 무료 배포용 요플레 숟가락같은 거 없으니까 꼭 대량으로 하나 사서 두고두고 쓰세용

 

 

 

프라하 슈퍼에서 산 사과

아포가토인줄 알고 샀는데 사과였어..

 

 

 

바삭하기보다 말랑하지만, 신맛보다 단맛이 많이 나는 사과.

 

 

 

플젠에서 먹은 꼴레뇨와 샐러드, 필스너 우르겔.

 

 

 

치킨 샐러드.

 

 

 

꼴레뇨. 쇠접시에 담아주니 맛이 반감됐다. ㅠ_ㅠ

 

 

 

 

 

프라하의 산딸기.

큰 만큼 맛이 없었다.

국산 쪼끄만 산딸기 승

 

 

 

과외 아이들 주려고 산 핫도그, 햄버거, 눈알 모양의 젤리

저 눈알 젤리를 애들이 권했는데 진짜 먹으면서 괴로웠다

 

 

 

부다페스트 로컬 푸드 음식점에서 먹은 샐러드.

최악 중의 최악.

한 점 먹고 남겼다.

이름도 기억 안난다.

 

 

 

 

아저씨가 서비스로 주신 부다페스트 로컬 잼.

잼이라기보다 파프리카나 피망을 갈아서 만든 디핑 소스같은데

맵기만 하고 별 맛은 없었다.

 

 

 

 

이걸 이렇게 빵에 발라먹으라고 하셨는데...

웁스

 

맨빵이 낫다.

 

 

 

 

이건 부다페스트의 사과.

국산 사과처럼 단단하지가 않고 신 맛도 별로 없다.

날이 더워서 그런지 싱싱하다는 느낌이 없다.

사과는 겨울 과일이니까,

제철에 먹어야 맛있는 듯!

 

 

 

 

요거-트!

 

 

초코 과자. 더워서 녹았다.

설탕 80% 카카오 10% 색소 10% 정도의 비율로 초코 코팅을 한 것 같은 맛.

 

 

자그레브 로컬 식당의 테이블 위에 놓인 소스.

 

 

 

 

 

자그레브에서 먹은 로컬 수프.

안에 면이 들어 있다.

나는 이게 '국물'이라고 느껴지는데 같이 먹은 친구가 '수프' 혹은 '스튜'라고 하니까

뭔가 이상했다.

외국에선 김치찌개도 '킴치 스튜'라고 하고

익은 김치의 국물을 '쥬스'라고 하니까...뭐

ㅎㅎㅎ

 

 

 

메인 디시인 그릴드 포크. 옆엔 크리미 라이스.

이 한 접시로 700kcal는 족히 넘어 보인다.

그리고 너무 짰다.

자그레브 등 크로아티아 지방은 기본적으로 짜게 먹는다.

그러니 주문할 때 덜 짜게 해 달라고 부탁을 해야 한다.

저 음식을 먹고 기차를 탔는데

물을 1L는 마신 것 같다.

 

 

빈의 ANKER에서 먹은 호밀 잡곡 샌드위치.

잡곡이 위에 있었는데 저 잡곡을 하나하나 열심히 씹지 않는 이상 그대로 삼켜버리게 된다.

나중엔 목에 걸려서 한없이 기침을 하고 ㅋㅋ

결론은 비추!!!

그리고 정말 유럽의 빵은 왜이렇게 딱딱한거야

샌드위치 아침에 먹고 체하지 않은 적이 없다.

저기서 저 뒤의 빨간 프레임의 선글라스를 잃어버렸다.

야외 테이블이어서 누가 챙겨주지도 않았다.

3분만에 돌아와서 선글 없냐고 물어봤는데 못봤다고..

 

 

 

안에 숙주를 넣은 독특한 샌드위치.

 

 

지방 1%의 요거트

 

 

지방 1% 답게 정말 시고 텁텁했다.

그러나 지나치게 단 것보단 낫다

 

 

 

스틱 치즈케익

 

 

달고 기름진데 맛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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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물개꾸엉
여행/2012 동유럽2012. 7. 27. 01:35

Wien, Austria

오스트리아에선 독어로 빈(Wien), 영어로는 비엔나(Vienna)라고 부른다.

오스트리아의 수도이자, 합스부르크왕가의 본거지이자, 중세 유럽 음악의 중심 도시였다. 

 

 

 

 

자전거 타는 사람들이 유달리 많았던 빈

 

빈 대학 어느 건물 복도

 

 

빈 대학 옆 영웅태권도

 

 

태권도 정신 - 정의, 예의, 염치, 정신통일, 백절불굴, 인내, 겸손

 

 

 

재활용 쓰레기통

 

 

 

지하철역과 트램역이 만나는 곳의 가판대

 

 

 

 

트램역

 

 

핫도그 푸드 스탠드

 

 

 

 

 

 

 

버스 정류장

 

 

 

날이 점점 어두워지고

 

 

 

    

  

 

 

 

휴지통

 

 

  

 

휴대폰 가게

 

 

 

 

 

 

 

 

 

 

다음날 찍은것

 

 

 

 

 

 

 

 

 

 

 

 

 

 

학생들이 많이 간다는 미스터리

 

 

타펠슈피츠 명가 플라슈타

 

 

 

쓰레기소각장

 

 

개인적으로 빈에서 가장 좋았던 곳이다. 쓰레기 소각장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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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물개꾸엉
여행/2012 동유럽2012. 7. 25. 21:14

 

 

파프리카가 엄청 커요 ㅋ

 

 

이거 베네치아에만 있는 젤리인데..

젤리다 젤리

젤리!

개당 무려 1.5유로

우리돈으론 2000원이 넘는 돈

 

 

과외애들이 먹고싶어하길래 사다 줬다

나도 먹어봤는데 바로 뱉었다

 

 

 

속이 하얗기까지하다니

지렁이를 떠올려 본다 @_@

 

 

왜 파는 걸까

누가 사먹긴 하는 걸까?

 

 

 

엄청 큰 샌드위치

저걸 정말 다 먹는건가?ㅎㅎ

 

 

 

이름이 롤피자이지

사실 그냥 샌드위치같다

엄청 크고

엄청 비싸다

 

 

정체 모를 간식

 

 

쌓인 누텔라 DP

 

 

길거리 과일상

 

 

 

 

 

신기하게는 생겼는데

먹고싶지는 않게 생겼당

 

 

물개탈이 없나 찾아봤다 ㅎ

 

 

 

이탈리안 씬피자

 

 

젤라또

 

 

담배 자판기

 

 

 

치즈가 정말 싼 편이다

 

 

코카콜라. 약간 고전적(?)인 디자인이다

  

 

베네치아에서 팔던 생선.

 

 

 

뭘까요

 

 

샌드위치입니다 ㅋㅋ

 

 

요거트처럼 보이지만 치즈예요. 치즈를 저렇게 팔더라구요.

 

 

시리얼과 과자들도 있고

 

 

0.99유로 코너

 

 

 

양이 많은데

저 정도 양에 0.99유로면 먹을만하다 ㅎㅎ

 

 

과일 종류인 것 같은데 뭔지 모르겠다. 코코넛?

 

 

계산대 피플

 

 

초콜릿을 팔던 가게

 

 

이 초콜릿,

정말 맛있다

여기서는 비싸서 못 사먹었지만

불어시간에

프랑스 선생님이

직접 만든 '유러피안 초콜릿'이라며

학생들에게 나눠 주셨다

그 때 먹고는

신세계를 발견했던 기억이 난다 ㅎㅎ

암튼 정말 맛있음!^^

 

 

 

이런 초콜릿도 있당. 2.9유로면 약 4천원. 저거 하나에 4천원!

 

 

 

 

모차르트 쿠겔른 초콜릿. 오스트리아 어느 도시에나 판다. 맛있다는데 안사먹어봤다.

 

 

 

 

 

우리나라에선 큐브 모양의 벨큐브를 파는데

여기선 그냥 래핑 카우를 판당

가격도 저렴하다

프라하에서 약 2천원 주고 샀다

우리나라에선 2개 1만원에 판당

 

 

맥도날드의 케익들

 

 

 

 

 

 

 

 

 

 

 

 

 

크롸쌍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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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물개꾸엉
여행/2012 동유럽2012. 7. 25. 01:47

 

 

부다페스트의 로컬 맥주. Soproni.

특별하진 않았다

 

 

 

뮌헨에서 마신 이름모를 생맥주. 저 컵에 적힌 게 이름인 것 같다.

 

 

같은 맥주 흑맥 버전 ㅎㅎ

 

 

필스너 우르켈(황)과 코젤(흑)

코젤이 압도적으로 맛있다

 

 

 

빈에서 마신 Gosser

맛이 기억이 안난다 ㅋㅋ

 

 

 

할슈타트의 Zipfer

 

 

프라하의 Krusovice

도수가 10도라는데 알고보니 알코올이 10도가 아니라 당분이 10%라는 것이었다

맥주에 당을 넣다니..

ㅠㅠ

 

 

 

내가 주문한 것은 50코루나, 계산서는 90

처음 덤탱이를 받아 보곤 마음에 상처를 입은 기억

ㅎㅎ

 

 

 

필스너의 본고장 플젠에서 마신 필스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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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물개꾸엉
여행/2012 동유럽2012. 7. 25. 01:35

 

 

Budapest, Hungary

 

 

파괴와 재건의 도시 부다페스트.

도시를 지으면 전쟁으로 파괴되었고 그 위에 도시를 다시 건설하면 또 전쟁이 터졌다. 켈트인이 최초로 발견해 부다페스트의 가장 높은 언덕에 요새를 짓고, 그런 켈트인들을 로마의 군대가 밀어내고, 그 로마인들이 부다페스트에서 온천을 캐내고, 이후 오스만투르크 제국의 터키인들에 의해 지배를 받고, 오랜 역사를 가진 도시지만 지금 우리가 보는 부다페스트는 파괴와 재건의 힘겨운 과정을 거듭해 온 도시다.

 

질곡의 역사 속에서 끈질기게 살아왔고 끝내 다시 일어섰던 한국인의 모습이 부다페스트와 겹쳐졌다. 실패는 있어도 좌절은 없다는 말은 서울과 부다페스트, 두 도시 모두에 꼭 들어맞는다. 그래서인지 이번 여행에서는 다른 어떤 도시보다 부다페스트에 대한 기대가 컸었다. 

 

 

처음 부다페스트에 갔을 때엔 이상하게 돼 있는 도로명 체계와 영어를 전혀 못하는 현지인들 때문에 애를 먹었다. 야간열차를 탄 후 아침 8시 반에 도착했는데, 그늘 하나 없는 땡볕에서, 영어도 안통하는 사람들에게 물어가며 짐을 들고 2시간을 뱅뱅 돌아 결국은 길바닥에 주저앉았었다. 돈을 아끼기 위해 국제전화만은 하고 싶지 않았기에, 최대한 전화는 하지 않고 숙소에 가고 싶었다. 그러나 이러다가는 내 건강상태가 나빠지겠다 싶어 전화를 걸고, 기차역 바로 옆에 있던 숙소에 도착했다. 기차역 바로 옆의 숙소를 못찾다니, 정말 눈뜬 장님이 따로 없었다. 아니 멀쩡한 사람을 눈뜬 장님으로 만드는 이상한 도로 체계를 가만 놔둔 부다페스트가 원망스러웠다.

 

 

지친 나는 호스텔에 짐을 풀어 놓고, 야간열차를 타는 동안 씻지 못했기에 분노의 샤워를 하고 나갔다. 호스텔 도착 10시 반, 샤워 및 일정짜기 1시간 반. 호스텔을 나선 시각은 정오였다. 아... 조금만 더 늦게 나갈걸! 정오에 부다페스트에서 나가면 정말 후회하게 된다. 너무 덥기 때문이다. 얼마나 더웠냐면, 작년에 Las vegas를 갔을 때 호텔에서 정말 한발짝도 나가기 힘들었는데. (느낀 바로는 습기 하나도 없는 사우나방 같았음. 사막 위에 지은 도시에 아스팔트 복사열이 솟구치니,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으로 덥다) 그 때에 버금가게 더웠다. Vegas는 호텔 건물이라도 높고 많아서 그늘이 좀 있었는데 부다페스트는 정말...

 

 

 

 

일단 눈 앞에 보이는 버거킹에서 콜라를 샀다. 작은 것 달라고 했더니 자판기 커피잔 만한 걸 준다. 한 번에 바로 다 마셨다. 너무 더웠고 계속 수분이 필요했다. 콜라를 원샷하고 나니 앞에 있는 사람도 좀 보이고, 제대로 보면서 걸을 수 있게 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가 처음 본 부다페스트는 이런 모습이었다.

 

 


도로가에 마구 주차해 놓은 차들

 

 


유난히 굵어서 거슬렸던 전신주

 


호그와트학교 후문?!

 


전단지가 꽂힌 낡은 문. 전단지를 안찾아간건지, 전단지 배포대인건지.

 

 

인터폰도 떼 갈까봐 저렇게 철창을 설치해 놓은 건지 ㅋㅋ


 

길에 덩그러니 놓인 음식물 쓰레기통

 

 

재밌게 생긴 쓰레기통


 

오래된 인도와 네모난 맨홀

 

 

노상방뇨 하기 좋은 곳에 자라난 식물.


 

입구같은데 돌로 막혀 있고. 말 그대로 폐허같은 인상이었다

 

 

 숙소(기차역 근처)에서 영웅광장까지 걸어갔는데

도저히 너무 더워서 걸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지하철을 타려는데 지하철역이 분명 있어야 하는데 그런 건 보이지 않고...

 

 

 

안드라시 거리(Andrassy utca)라고 지도에 적혀 있는 유명한 거리인데 도대체 어느 포인트에서 유명한 거리인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아야 하는지.


나치 시절땐' 히틀러 거리', 공산화 이후 ‘스탈린 거리’로 개명됐던 이 거리는 헝가리 수탈사의 축약판.

 

이라는 사실을 미리 알아 두고 갔지만 막상 걸으면서는

'끼익' 소리를 내며 골목에서부터 과속하는 차들

신호 무시하고 기회만 되면 무단횡단하는 보행자들

내가 느릿느릿 걷고 있으면 초록불이어도 내 앞을 막 질러가는 차들

과 더위 때문에 아무 생각도 안들었다.

 

그런데,

저 노란 것이 설마 지하철역?

 

 

와. 정말 작다. 신경써서 안봤으면 그냥 지나칠 뻔 했다.

1일권을 끊어야 하니까 일단 들어갔다.

 

 

 

계단 하나를 내려가니 바로 티켓판매기와 플랫폼이 나온다.

실제로 이 걸 느껴 보면 엄청 황당하다.

깊은 지하가 있을 줄 알고 마음의 준비를 하며 계단을 내려가는데

계단 여댓개만 내려가면 바로 플랫폼이 있는 것이다.

 

어쨌든 티켓을 사려고 지폐를 넣었다.

근데 지폐를 안먹게 생겼다 했더니 예상대로 내가 넣은 지폐를 뱉어냈다.

있는 지폐 종류별로 다 넣어 봤는데 다 다시 나왔다.

고장난 기계였다.


왜 설치를 해 놓은 거지...?

결국 걸어서 영웅광장까지 갔다.

 

 

주변에 부다페스트에서 영웅광장 가 본 사람들은 다들 하는 말이

"너무 더워서 제대로 못봤다"

나도 그랬다.

정말 너무 더워서 제대로 보긴커녕 사진만 대충 찍고 지하철역으로 피신했다.

 

 

결국 티켓을 안먹는 지하철 탓이라며 나는 무임승차를 했다

프라하에서 이미 무임승차로 걸린 아시아 청년을 본 적이 있기에

좀 가슴졸이긴 했지만...

더위는 모든 걱정을 극복하게 만들었다

까짓거!! 걸리면 뭐 어때. 지금 더워서 죽겠는데. 몰라.

 

 

세계적 관광지라며!

부다페스트에 실망한 나는

부다페스트에서 제일 번화하다는 바치 거리로 갔다.

 

 

 

바치 거리Vaci utca를 알리는 이정표

 

 


전부 관광객이다

인구밀도 적은 명동같았다

 

 

 

 

그렇게 지저분하던 부다 페스트에 이렇게 깨끗한 거리가 있다니.

게다가 쇼핑할 것도 많은데 사람은 적어.

갑자기 부다페스트가 맘에 들기 시작했다.

 


다이어트 약도 팔고

 

기타 용품과 악보도 팔고. ㅎㅎ

 

여긴 주거 지역인데 깔끔하고 좋았다. LG!! 반가워

 


깨끗한 바치 거리에서, 가장 깨끗해 보이는 음식점에 들어갔다.

일단 콜라는 무조건 시키고

 

음식 기다리는 동안 손님들 구경하다가

 

쇼케이스의 샌드위치도 구경하고

(가까이 가서 찍고 싶었지만 눈치가 보였다)ㅠㅠ

 

독특한 인테리어 소품.

저기다가 샐러드와 샌드위치를 포장해 준다.ㅎㅎ

위를 올려다보니 조명도 예뻐! ㅎㅎ

 

그리고 시킨 음식이 나왔다.

물가가 엄청나게 싼 부다페스트에서, 닭가슴살 스테이크가 무려 1만원이었다.

그래도 맛있었으니 만족 ㅎㅎ

 

콜라론 부족해서 딸기 블렌디드를 더 시켰다.

정말 시럽 하나도 안 넣고 줬다. ㅋㅋ

어쨌든 맛있는 것도 먹고 수분도 보충하고 나니 기분이 좋아졌다.

역시 사람은 몸의 상태에 따라 여러가지가 달라 보이나 보다.

이곳에서 책을 보면서 해가 져서 좀 서늘해질 때를 기다려 2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바치거리 끄트머리에서 트램을 타고 아무곳에나 가기 시작했다.

사진에도 보이지만 벌써 햇볕이 좀 약해졌다.


유럽 여행은 트램타고 아무데나 가는 게 제일 재밌는 것 같다.

버스처럼 노선이 구불구불한 게 아니라, 트램은 무조건 오가는 노선이 항상 반대편에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서울 버스는 거의 그런 편이지만)

어딜 가도 길을 잃어버릴 걱정 없이 다닐 수 있다.

 

 

 

강변에 운치 있게 앉아 있는 오빠ㅋ

 

 

 

행인들도 관찰하고

 

 

 

 

도나우강 보고 감탄도 하고

 

 

 

유람선도 보고. 와 나도 남자친구랑 타 보고 싶다~

 

 

 

해가 기울어지기 시작했다..!

 

 

 

이런 터널을 통과하기도 하고

 

 

 

트램을 몇 번이고 갈아 타면서 강도 몇 번이고 건넜다.

서울로 치면 한강을 건너 강남과 강북을 계속 왔다갔다한 것 ㅎㅎ

 

트램 안에서 도나우 강 보면서 사진기 들고 찍고 있으면

현지인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막 자리를 비켜 주신다

앉아서 마음껏 감상하라며..

이렇게 친절할 수가! ㅠ

부다페스트를 사랑하기 시작했다 ㅋㅋ 

 

 

 

쇼핑거리의 젊은이들(내가 이 말을 쓰니까 이상하네ㅋ)

 

 

 그리고 이 풍경을 보는 순간! 트램에서 바로 내렸다

흔들리지 말고 잘 찍자.. 하는 마음에서 내린건데

흔들려버렸다

 

 

도나우강을 따라 주욱 걸었다. 1시간 쯤 걸은 것 같다. 해가 완전히 졌다.

이 예쁜 다리가 세체니다리다.

 

 

 

세체니 다리(Szechenyi Bridge)

 

부다페스트는 다뉴브 강 서쪽의 부다Buda 지구와 강 동쪽의 페스트Pest 지구로 나뉘어져 있지만 부다페스트라는 하나의 도시다. 그러나 200여년 전에는 높은 언덕이 많은 부다 지구에는 왕족과 귀족이 살았고 평지의 페스트는 주로 서민이 거주했다. 이 두 지구는 한 때 넘을 수 없는 다뉴브강을 사이에 둔 채 별개의 도시로 제각각 발전했다. 이 두 도시는 높이만큼이나 이질감을 지니고 있었다. 그러니 오래 전부터 다리를 놓아 연결하려는 생각은 있었다. 그런데 정작 다리를 지을 수 있는 돈을 가진 부다 측에선 별로 내키지 않아 했던 것 같다. 부다의 수준이 페스트의 수준으로 하향 평준화된다고 생각했던 것일까?

 

여기에 다리를 놓은 사람이 세체니(Istvan Szechenyi)였다. 세체니 집안은 헝가리 귀족 계급 중에서 둘째라면 서로워할 정도의 명문가 중 명문가였다. 그의 아버지 역시 사회적 역할에 관심이 많았던 인물로, 자신의 콜렉션과 책을 국가에 기부해 헝가리 국립박물관과 세체니국립도서관의 실질적 설립자가 되었다. 세체니가 부다와 페스트 사이에 다리를 건설하게 된 계기는 바로 이 아버지 때문이다. 페스트에 있다가 아버지의 부음을 듣고 급히 부다로 돌아온 세체니는 배편이 없어 다뉴브를 건너지 못한 것이다. 당시 날씨가 좋지 않아 다뉴브의 배편은 8일간 결항되었다고 한다. 이에 세체니는 자신같은 피해자가 더 이상 없길 바라며 자신의 1년 수입을 과감하게 내 놓고 다리 건설을 추진했다. 그래서 다리 이름이 세체니 다리다.

 

 

 

 

트램을 기다리는 사람들

 

 

 

낮에 이 쓰레기통을 봤을 땐 참 이유없이 싫었는데

밤되니까 괜히 정드는 기분이었다 ㅋ

 

 

 

무슨 표시일까. 아래에는 주차 가능 시간을 말하는 것 같은데..

 

 

다시 돌아온 바치 거리. 담엔 누구든 함께 와야겠다. 너무 좋았다.

 

 

 

어느덧 시각이 늦어져 막차를 놓치기 직전 시간까지 돌아다니고 있었다.

부다페스트에서의 첫날밤은 이정도로 마무리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지하철로 다시 돌아왔다.

참고로 1호선만 땅 바로 밑에 지었고,

2,3호선은 꽤 내려가야 한다.

 

 

 

 이렇게, 직전 열차가 떠난 지 얼마나 됐다는 표시가 있다.

보통은 배차간격이 2-3분, 늦은 시각에는 5분이 넘어간다.

 

 

 

 여행지여서 그런지, 서울처럼 평일 저녁에도 술이나 일에 찌들어 보이는 사람들보단

즐겁게 돌아다니고 놀던 즐거운 얼굴들이 보이는 사람들이 많았다.



 

삼성 갤럭시 S 3가 2만 포린트(약 10만원)라는 광고.

뭐야 왜이렇게 싸

 

ㅋㅋ

 

 

 

사실 부다페스트에 대해 공부할 게 많아서 포스팅을 계속 미루고 있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여행의 기억도 자꾸 흐려져서 (?)

불가능하다는 걸 알고

그냥 일기 형식의 글을 썼다.

 

 

덥지 않을 때 간다면 정말 좋을 것 같다

부다페스트에선

유대인 시나고그가 좋았고

물가도 좋았고

도나우 강을 보며 하는 트램 여행도 좋았다

 

 

 

 

 

Posted by 물개꾸엉
여행/2012 동유럽2012. 7. 23. 20:20

굴라쉬, Gulasch

 

헝가리의 대표적인 수프. 육개장과 비슷한 맛이다.

헝가리 주변국에선 어디에서나 판다. 오스트리아, 체코, 폴란드 등등.

헝가리에 Fatal이라는 유명한 식당(vaci가에 있음)을 찾아갔으나

헝가리 물가에 맞지 않는 엄청난 가격 (1만5천원 정도 했던 것 같다.)에 놀라

그 옆집에 가서

식전 수프용 굴라시와 샐러드를 먹었다.

그 때 처음 먹은 굴라시는

 

 

 

 

 

맛있었다.

육개장 맛도 나면서 ㅎㅎ

나 서빙해 준 언니가

슬며시 주문도 안한 빵을 내 테이블 끄트머리에 놓고 갔다.

보통 정식으로 서빙을 해 주는 거라면

빵을 먼저 주고, 버터도 주고, 그러고 나서 샐러드와 수프가 나올텐데

혼자 먹는 테이블인데 내 맞은편에 빵을 살며시 놓고 갔다.

 

가기 전에 책에서 읽었는데

이런식으로 빵을 주고는

나중에 빵값을 청구한다고 한다.

굴라시를 먹으면 자연히 빵이나 밥이 생각나고

굴라시를 서빙한 후 빵을 가져다 주면 감사하다며 다들 먹으니까

그런 식으로 빵을 끼워파는 것이다!

 

샐러드랑 굴라시만 먹어도 배불러서 빵 생각도 없었고

왠지 그런 심보가 얄미워서

빵은 쳐다도 보지 않았다.

 

첫번째 사진에 초점 흐려진 배경에 초록색 냅킨으로 싸여 있는 게 빵이다 ㅋ

 

 

 

 

 

 

 

구라시를 점심에 먹은 후 저녁도 굴라시를 먹었다.

호스텔 주변의 로컬 레스토랑에서 그냥 먹은 건데

외려 바치 거리(번화가)에서 먹은 것보다 맛있었다.

 

 

 

 

 

 

이건 필스너 우르켈의 본고장 플젠에서 먹은 굴라시

플젠 생맥과 굴라시의 조합은 꽤 잘어울린다

짜고 걸죽하고 기름진 굴라시를 먹고

맥주를 먹으면

속은 짜고 매워서 좀 쓰리지만

배도 너무 부르지 않고 좋다!

 

 

 

 

 

 

이건 마지막으로 프라하에서 먹은 굴라시

이 같은 식당(la republica)에서만 세 번 식사했고, (맥주와 굴라시가 워낙 맛있어서)

그 때마다 굴라시를 시켰는데 정말 만족스러웠다

여긴 좀 걸쭉하고 짜게 해 주는데

짜서 맥주가 많이 들어가고

뭣보다 실한 고기가 엄청나게 들어 있다

3천원도 안 하는 가격이었다 (프라하 사랑해요~)

우리나라에서 7천원 주고 설농탕 사먹으면

김보다 얇은 고기 주는데 ㅎㅎ

여긴 정말 정직하게 고기를 썰어 넣어 주었다

 

프라하에서 굴라시를 먹을 거라면

naporci 거리에 있는 la republica를 꼭 가길 추천!ㅎ

 

 

굴라시는

고기 육수에 파프리카 베이스 소스(우리나라로 치면 고추장? 고춧가루?)를 넣어

야채와 고기 등등을 넣고 푹 끓인 국이다

걸쭉하면 카레같고, 묽으면 육개장같은 신기한 국이며

나라마다 지역마다 식당마다 조금씩 다르게 만들기 때문에

어느 나라를 가서 몇 번을 먹어도 먹을만 하다.

 

특히 여행 중 한국 음식이 그리울 때

굴라시는 고향의 맛을 재현해 줄 것이다 ㅎㅎ

 

 

 

 

 

ps. 우리나라의 흔한 국물과 비슷한 굴라시가 이렇게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많다면.

우리도 budaejjigae도 충분히 경쟁력 있을텐데.

뭣보다 건져 먹을 게 많으니까?ㅎㅎ

spam, ham, ramen, vegetables, mushrooms, and rice cakes!

even surved with lots of unlimited Banchan for free!

 

게다가 Korean War와 American soldiers 사이에서 태어난 비극의 음식이라는

그럴싸한 스토리까지 있는데 말이다. ㅎㅎ

 

실제로 외국 관광객을 위한 책자에 Nolbu(놀부)가 traditional food로 소개됐다고 한다.

 

 

난 울나라 음식 중에 샤브샤브와 쌈밥이 경쟁력 있는 것 같은데.

먹기 좋게 요리돼서 나오는 것 말고, 요리하는 과정을 지켜보고, 순서대로 먹는 재미가 있으니?ㅎㅎ

 

 

 

 

Posted by 물개꾸엉
여행/2012 동유럽2012. 7. 23. 09:18

 

 

그린올리브 통조림 약 1200원! 캐리어만 컸다면 엄청 사왔을텐데.

 

 

빵 하나에 100원!

 

 

 

첨엔 푸와그라 통조림인 줄 알았는데, 닭인지 오리인지의 날개 통조림인 것 같다. 약 5-600원.

 

 

사실 위에는 마트 ㅋㅋ

지금부터가 로컬 시장!

 

 

 

 

 

 

자갈치, 노량진 시장을 깨끗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에 동의한다.

여행자로서는 지역 전통 시장에 방문하는 게 재미있기 때문에!

관광명소로 딱이다

 

 

 

 

빛조절을 잘 못했다. 찍을 땐 몰랐는데... 아무튼 여러가지 불량식품을 파는 가게다.

 

 

 

 

활기찬 분위기. 좋았다.

 

 

 

야채도 엄청 싼 값에 판다. 저 가격에 5를 곱하면 원화 가격이 된다.

그러고보면 원화 단위가 진짜 작긴 작다.

이 물가 싼 헝가리도 원화의 1/5이라니.

나 고등학교 때 화폐개혁 추진한단 말 있었는데

반대하는 사람이 많아서 무산됐었는데.

지금은 나도 반대지만

언젠가는 해야할 일 같다.

 

 

이 사람들도 우리 못지 않게 닭의 여러 부위를 먹는다

닭발이나 모가지도 따로 판다.

 

 

난 내장은 우리만 먹는 줄 알았지..ㅎㅎ

간, 위 다 판다.

소장이나 대장은 안파는 것 같았다.

두번째 것이 쇠간, 세번째 것(marha sziv)이 쇠고기 심장, marha vese가 돼지의 간이다.

marha pacal은 쇠고기 내장이라는데 위의 여러 부위 같다.

우리는 심장은 안먹는데 여기선 심장도 먹나 보다.

그런데 이런 걸 파는 곳이 꽤 많았다.

자주 먹는 건가 보다.

 

 

 

거위(liba)의 각종 부위들. 다리, 날개, 내장 등등.

 

이건 헝가리 로컬 푸드인데 그냥 길거리에 있길래 찍었다.

 

 

시원한 맥주가 없으면 선뜻 먹기 힘들게 생겼다.ㅎㅎ

 

 

 

Posted by 물개꾸엉
여행/2012 동유럽2012. 7. 22. 14:02

 

 

시나고그 Synagogues

 

우리말로는 유대교 회당(temple)이다. 유대인 투어를 하려면 폴란드의 크라카우에 있는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가야 하지만 나는 부다페스트와 프라하에서 시나고그와 홀로코스트 뮤지엄을 간 것만으로 충분히 만족한다.

 

 

 

 

유대인과 히틀러  The Jewish and Hitler

 

유대인에 대한 나의 시각은 조금 다층적이다. 유대인이라는 민족 모두를 하나의 집단으로 묶어서, 그들 모두에 대해 일관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내가 유대인에 처음 관심을 갖게 된 건 홀로코스트를 주제로 한 미술이었기 때문에 독일인이나 히틀러의 입장에서 유대인은 어떤 느낌인지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이것은 유대인이라는 말로서 그들 모두를 하나로 묶었던 생각의 틀을 조금만 분리시켜 보면 내 복잡한 시각을 나 스스로 이해하는 데에도 훨씬 수월해짐을 느낄 수 있었다.

 

희생된 유대인과, 자민족중심주의로 똘똘뭉친 유대인, 그래서 독일인에게 적잖이 반감을 사게 했던 유대인(혹자는 독일인 등에 칼을 꽂았다고까지 말할 정도의 배신을 했다고 한다. 나도 어느정도 그렇다고 생각한다.)을 모두 분리해서 보는 것이다.

 

아주 단순하게는, 그러니까 관광지에서 볼 수 있는 정도로만 본다면 히틀러는 악한 지도자고, 유대인은 죄없는 희생자다. 동유럽에 남아 있는 시나고그와 유대인 관련 뮤지엄들은 유대인 학살의 흔적이 남은 가스실이나 샤워실 등을 재현한 시설을 보며(아우슈비츠의 가스실과 소각로도 1946년에 만든 거라고 한다. 대량 학살이 1944년 경 일어났으니까, 그 이후에 조성된 거라고 볼 수 있다.) 인공적으로 조성된 엄숙한 분위기에 나도 모르게 경건해지게 된다.

 

유대인과 관계가 없는 우리같은 사람들은 유대인과 히틀러, 유대인과 독일인의 관계를 보다 객관적으로, 다른 사람의 생각이 아닌, 자기가 찾은 근거를 바탕으로 자신만의 생각을 가지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이런 유대인 관광지를 방문하고, 홀로코스트에 대한 영화를 보고, 1944년의 학살을 상기시키는 미술 작품들을 접함으로써 유대인들이 재구성한 '그들의 기억'을 알게모르게 우리 모두의 기억처럼 습득하게 되는 건지도 모른다.

 

그런 점에서 뮤지엄이든 영화로든 일본의 제국주의적 만행의 기억을 다른 민족도 공감할 수 있도록 재구성하지 못한 것은 우리 민족의 과오라고도 볼 수 있겠다. 그 이후로 우리는 일본제국의 피해를 봤고, 지금도 일본은 독도를 앗아가려 한다는, 다른 사람이 전혀 관심이 없는 무미건조한 외침을 뒤늦게 하는 것은 어찌보면 가슴아픈 '뒷북'인 거다.

(사실 일본과의 독도 분쟁은 제국주의 일본과는 조금 다른 맥락이라고 생각하지만)

 

유대인은 근거지가 없어 떠돌았다. 그래서 믿을 건 돈과 동족 뿐이었다. 그들은 돈과 동족에 대한 애착 때문에 금융업과 민족애를 바탕으로 전세계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다. 자신들의 '기억'을 전 세계 사람들의 아픔과 인간애로 승화시킬 수 있는 영화도 다수 만들었다. 학살 이후로도 독일 사람들은 계속 유대인 시나고그 앞에서 사과를 한다. 이렇게 독일인들로 하여금 계속 미안한 마음이 들게 할 만큼 그들은 자신들의 희생을 주장했고, 또 자기 선조의 희생에 사과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유대인이 지금까지 금융업 및 미국 영화산업 등지에서 영향력을 떨치고 있지 않았더라면 과연 독일인들은 유대인에게 사과를 했을까? 히틀러는 가끔 미쳤다 싶을 정도로 악한 지도자로 그려지지만, 그가 그만큼의 지지를 얻을 수 있었던 건 당시 독일인의 유대인에 대한 반감과 위기의식이 그만큼 심각했다는 방증(傍證)이기도 하다.

 

독일 땅에서 유대민족은 나라 인구의 3%를 차지하던 외부인이었다. 그런데 이 외부인이 경제 활동에서는 30%가 넘는 비중을 차지했고, 그마저도 거의 고위직에 몰려있었다. 독일인 입장에선 유대인이 곱게 보일 리가 없다. 게다가 유대민족이 주로 업으로 삼는 일이라곤 가치를 만들어내지 못한다고 생각되었던 금융업이나 중개업이었다. 종교마저도 독일인이 믿는 크리스찬이 아니었다. 당시 유럽에서 유대인에 대한 반감이 깊었다는 것을 상기하면, 독일인이 유대인의 이주를 받아준 것은 은혜와 같은 처사였다. 2차대전 직전, 유대인 학살이 있기 전에 독일에 그만큼 많은 유대인이 살았다는 것은 거꾸로 생각하면 떠돌던 유대인을 그만큼 받아준 나라가 독일이라는 것이다. 

 

히틀러도 처음에는 유대인을 보호하기 위해 집단 거주구역(geto)을 만들었다. 유대인에 대한 독일인의 반감이 심해져 민간 테러가 자행되었기 때문이다. 히틀러는 geto에서 유대인을 거주시키다가, 나중에는 유대인을 아프리카로 이주시키려 했다. 한편으론 유대인이 주장하는 자신들의 '약속의 땅' 팔레스타인으로 독립할 수 있도록 도왔다. 우리에겐 geto가 인종을 분리시키고 가두었던 곳으로, 히틀러가 유대인에게 한 것이라곤 학살 뿐이라고로만 기억되지만, geto는 유대인을 보호하기 위한 곳이기도 했고, 학살은 맨 마지막 카드였던 것이다.

 

우리나라로 바꿔 생각하면 유대인은 이런 느낌일 것이다. 아무 나라에서도 안 받아주던 난민을 대거 받아줬는데, 그들이 생산적인 일을 하지도 않으면서 부와 권력의 대부분을 가져가는 것이다. 그들이 고위직을 차지하는 바람에 우리 민족은 허드렛일을 하고, 실업을 하고, 돈을 많이 못벌고, 그들 밑에서 일을 한다. 이런 상황에서 이민족에 대해 반감을 가지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부와 권력을 상당부분 가져간 유대인들에게 독일인들은 두려움과 저항감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당시 독일의 지도자들이 독일 민족으로서의 정체성을 포기하고, 현실에 안주하고 그들에게 잘 보이며 편히 살자고 말했다. 독일 인들은 속이 뒤집어졌다. 그 속에서 게르만 민족의 긍지를 잃지 말자고, 우리가 잃은 것을 되찾아야 한다며 사람들의 마음 속에 자신감을 불어 넣은 사람이 히틀러였다.

 

 

시대를 불문하고 전쟁과 살상은 무조건 나쁜 거였다. 두 아이가 싸울 때 둘 사이에서 아무리 인신공격적인 말이 오가도 결국은 먼저 주먹을 휘두르는 쪽이 계속 불리해진다. 남는 건 언쟁이 아니라 싸우는 장면을 담은 사진이고, 눈으로 볼 수 있는 상흔이기 때문이다. 결국 진짜 잘못한 쪽이 어디인지는 상관 없이 폭력을 휘두르고 그걸 흔적으로 남기는 쪽이 무조건 불리해진다.

 

수용소에서의 유대인의 죽음은 '대량 학살'이라는 특정한 사건으로 남았고, '홀로코스트'는 히틀러의 무자비함과 유대인의 희생을 대변하는 고유명사가 되었다. 이 말은 각종 매체와 미술, 영화와 다큐멘터리 등으로 확대 재생산되며 점점 원래의 복잡다단한 사건의 본질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결국 더 끝까지, 집요하게 주장하는 쪽이 이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유대인 시나고그를 돌며 그들이 조성해 놓은 경건한 분위기에 도취되지 않으려 한 것은

직접적이기보단 간접적으로, 이성보다는 마음으로, 글보단 시각과 오감으로 느껴지는 유대인 희생의 '기억'.

 

이 기억을 제대로 구성하지 못한 민족의 일원으로서

이렇게, '조성된' 기억의 이면을 볼 수 있는 노력의 일환이었다.

 

 

 

 

 

 부다페스트에 있는, 시나고그 입구의 기부함

참고로 입장료도 받음.

 

슬리브리스를 입고 갔더니 입구를 지키던 분이 도포를 덮으라며 주셨다.

이태원에서 이슬람 사원 갔을 때에도 반바지 입으니까 덧입는 탈의 치마같은거 주셨는데.

 

 

 

 육각형과 Jewish Stars가 유달리 많은 실내

 

 

 

 

별모양이 많길래 보이는대로 찍어 보았다.

 

유대인 지구(geto)의 예전 모습을 재현해볼 수 있는 인터랙티브 아트(?)  

전시의 마지막은 지하층인데, 지하층에 이런 음습한 계단이 있길래 내려가 봤더니

기도당처럼 생긴 벽이 있었다

 

출구의 기념품 가게. 오늘은 쉬는 모양

 시나고그 정원의 유대인 묘지

 

 

 

 

부다페스트엔 시나고그 외에도 테러리즘 박물관(Terrorism Museum)과 홀로코스트 기념관(Holocaust Memorial Museum)이 있다. 페스트 지구의 동남쪽에 있는데, 테러 박물관은 국내 여행책자에도 소개돼 있고 현지에서 얻을 수 있는 지도에도 표시돼 있지만 홀로코스트 기념관은 그렇지 않다. 그러나 둘 중의 한 곳을 가야한다면, 나는 홀로코스트 기념관을 추천한다. 테러 박물관은 에어컨 잘 틀어 놓고 이런 저런 사건의 사진과 영상을 모아 놓은 곳이다. 실내에선 사진도 찍을 수 없고, 사실 개인적으로는 별로 볼 것도 없었다. 그런 영상과 사진은 유튜브나 구글에도 널렸다!

홀로코스트 기념관은 갈 만 하다.  특히 지하에 유대인 수용소를 그대로 재현해 놨는데, 재현이라곤 믿기 힘들 정도로 실감나게 조성해 놓았다. 꼭 거기 가서 경건한 마음을 가질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거기 갇히면 어떤 느낌일까를 아주 생생하게 상상해볼 수 있는 기회다.

 

테러리즘 박물관 근처인데, 그 근처에 현대미술관(Contemporary Art Museum)도 있으니 걸어서 두 곳을 모두 가 볼만 하다. 내가 갔을 때 현대미술관은 휴관이었지만, 8월 이후에 가면 전시를 재개한다고 한다. 작은 규모의 미술관인데 재밌고 실험적인 전시를 많이 하는 것 같으니 추천! 그러나 또, 그 근처에 있는 국립 박물관(National Museum)은 정말 돈 아깝고 볼 것 없으니 제발 가지 말라고 하고 싶다. 한화로 약 1만5천원이었는데, 부다페스트의 물가를 생각하면 엄청나게 비싼 돈이며, 콜렉션도 빈약하고, 학생 할인은 EU 국가에만 해당되고, 에어컨도 안 틀어 놓는다. 

 

 

 

 

Terrorism Museum, Budapest

 

리프트를 타니 이런 장면이! 무서웠다

 

 

 리프트 밖에서 본, 리프트를 타면서 볼 수 있는 얼굴들의 전면

 

 

 

 

Holocaust Memorial Museum, Budapest

 

 

 

 

 

 

 

 

 

 

+ 여긴 국립 박물관. 안에서 사진을 못찍게 하길래 이런 것만 찍었다. ㅠ

 

 

 

 

 

+ 유대인은 다음에 더 자세히 포스팅할게요!

Posted by 물개꾸엉
여행/2012 동유럽2012. 7. 20. 21:46

사진 기능의 변화

The change of the function of photos.

 

 

처음에는 증명용이었다. 루브르나 타워브릿지 같은 곳 앞에서 나 여기 와 본 여자야같은 느낌으로 사진을 찍었다. 브이는 촌스러워서 안했지만, 그 앞에서 선글래스를 끼고 어색한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는 것도 세련된 건 아니었다.

 

Photos were things for demonstration at first. I used to take photos in front of Louvre or the Tower Bridge to show other friends I’ve been here. I thought making V sign with fingers is something old-fashioned so I was just standing in front of camera, but standing akwardly to be in a photo with tourists’ place is still old-fashioned thing either.

 

 

 

2010년 루브르 앞에서!

 

 

 

 

몇 번 안되는 여행이지만, 그래도 몇 번 해 보니 근사한 건물 사진을 찍는 것은 (적어도 나에게는)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았다. 사진을 소장하는 게 목적이라면 플리커 같은 곳에 얼마든지 멋진 사진이 많고, 사진을 찍느라 그 순간을 즐기지 못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But after several trips I realized taking photos a huge cathadral or landmark is meaningless thing. In order to posess the pictures we can take bunches of nice shots on flickr. And even caring only for photos could make us can’t enjoy that moment.

 

 

 

그래서 길을 가면서 재미있는 것이 보이는대로 사진을 찍었다. (사실 그렇다고 뷰 포인트에서 사진을 안찍은 건 아니다. 사실 예전보다 훨씬 덜 찍을 뿐!) 쓰레기통, 도로, 표지판, 간판, 부동산, 광고, 낙서 등. 경치를 찍는척하면서 사람들의 표정과 행동도 찍었다. 나쁜 일인줄은 알지만 기자 정신은 이럴 때 쓰라고 있는거니 어쩔 수 없다.

 

So haning around the street I took lots of random pictures. Trash cans, roads, signs, traffic signs, real-estate angencies and ads. Pretending to take pictures of sceneries, I got faces and actions of people. I know I shouldn’t do this, but I call it “Documentary spirit” for a journalist.

 

 

부다페스트 지하철 몰카. 몰카라서 바닥을 향해 찍었다. ㅠㅠ

 

부다페스트 유대인 시나고그 방명록.

 

부다페스트에서 산 컬러 밴드. 약 1000원.

 

부다페스트의 미술관에서 쓰고 있던 대우 선풍기 

 

 

 

부다페스트 지하철역사 내

 

 

우리처럼 지하철 역에 상점들이 들어와 있다

 

 

길가다 본 반지하 입구

 

 

음직물 쓰레기통. 국제 표준인가?

 

 

행인들을 위한 쓰레기통. 남자 몸이 종이접기로 만든 것 처럼..

 

 

틈만 있으면 쓰레기를 넣어두는 건 어딜 가나 마찬가지?

 

 

즐비한 쓰레기통과 즐비한 노천 카페.

 

 

메뉴판.

  

 

플젠에서 간 테스코의 장바구니. 끌 수 있는 형태다.

 

 

빈 대학교 건물 안으로 몰래 들어가서 본 게시판.

 

 

빈에는 정말 1/5 정도가 아시안 음식점인 것 같다. 그런데 일식이랑 중식만 있다.

 

 

이런 것도 있지만 ㅋㅋ

 

 

빈 중심가에서 본 뭘 파는지 모르겠던 가게.

 

 

초대형 마카롱

 

 

빈 트램역에서 본 케밥&중국식 누들 박스 Food stand

 

 

ㅋㅋㅋ

 

 

110 코루나짜리 교통권. 24시간 유효!

 

 

사진에서부터 체코 냄새가 나는 것 같다.

 

 

 

스메타니 뮤지엄 가는 길

 

 

자전거 타는 행렬 @ 프라하. 몰래 찍으려던 건 아니고 어쩌다가 찍혔나보다. 어쨌거나 사람들 자전거 많이 탄다.

 

 

프라하 부동산

 

 

생각보다 저렴하다. 아니 서울보다 저렴하다. 서울 집값은 빈보다 비싼 것 같다.

 

 

필스너 우르켈로 먹고 사는 체코

프라하나 플젠 가면 이 간판 정말 10초에 한 번씩 본다

 

우리로 치면 "원조 김할머니 해장국"?

 프라하의 선물가게. 내가 태어나서 본 모든 간판 중 가장 예뻤다.

 

 

 

 

Deja vu.

 

 2010

2012

 

Posted by 물개꾸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