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일, 내 돈2014. 11. 4. 15:23

오렌지 나무는 아시아가 원산지로, 중동과 북아프리카를 거쳐서 유럽으로 건너갔다. 이제 오렌지 주스는 전 세계인의 식품이다.


왜 하필 오렌지 주스가 우리의 아침 식탁을 차지하게 되었을까? 왜 사과나 구아바가 아니었던 걸가? 그것이 바로 현대의 식품 이야기다. 


1940년대 플로리다는 팔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오렌지를 재배했다. 자연의 쨍쨍한 햇볕과 연방정부의 우호적 정책, 그리고 수십 년에 걸친 오렌지 재배 면적 확대로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게 되었던 것이다. 


냉장고에 쌓아두는 것도 한계가 있었다. 플로리다 오렌지 농부들은 새로운 판매 방안을 놓고 고민했다. 그러던 중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오렌지 과즙을 짜서 농축하여 얼리면 부피도 줄고 오래 보관할 수 있을 뿐더러 멀리 있는 소비자에게도 쉽게 전달할 수 있었다.


냉동 농축 오렌지 주스는 미국 주부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몇 년이 지나자 전 세계의 장바구니에 담기게 되었다. 그러나 몇 해 동안 플로리다는 수요를 모두 조달할 수는 없었다. 1970년대에 때 아닌 서리가 몇 차례 닥쳐서 농사를 망쳤다. 이 때 브라질이 기회를 보고 시장에 뛰어 들었다. 플로리다가 오렌지만을 고집했던 반면, 브라질은 다양한 감귤류 과일을 재배했다. 코카콜라와 펩시라는 미국의 거대 음료 회사가 각각 '미닛메이드'와 '트로피카나'라는 브랜드를 출범하며 브라질로 향했다. 물론 음료를 만드는 기계와 화학자, 화물선, 마케팅 전문가도 함께 따라갔다. 


냉동 농축 과즙을 만들려면 과즙에서 대부분의 수분을 제거해야 한다. 그렇게 해서 슬러리(고체도 아니고 액체도 아닌 걸쭉한 물질)가 만들어지면 이것을 냉동하고 포장하여 트럭에 싣고 항구로 가져가서 대기 중인 냉동 화물선에 싣는다. 슬러리를 실은 배는 전 세계로 출항한다. 소비자는 단순히 물만 타면 된다. (우리나라는 음료 회사가 이 냉동 농축 과즙에 물을 타서 용기에 담아 판매한다. 미국, 유럽에서는 냉동 농축 주스를 사서 물에 타 먹는 게 일반적이다) 이 '복원 음료'는 시장에서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다. 아침식사 식탁에 빠지면 섭섭할 지경이 되었다. 브라질은 전 세계 오랜지 주스 생산의 40퍼센트를 담당하고, 교역의 80퍼센트를 장악한다. 오렌지 주스 산업으로 매년 약 40억 달러를 벌어들인다.


인류가 마시는 음료의 약 15퍼센트가 주스이다. (국가별 주스 소비량은 중국이 가장 적고, 미국과 독일이 가장 많다). 가난한 나라의 국민일 수록 신선한 오렌지 주스를 마시는 경향이 있다. 왜냐하면 그들은 가게에서 파는 포장된 주스를 살 형편이 안 되기 때문이다. 

Posted by 물개꾸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