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일, 내 돈2014. 10. 23.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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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감각의 먹을거리 ‘김 스낵’으로 미국시장 내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옥치원(36) 대표가 국내 시장을 넘어 자력으로 미국까지 진출하며 맹활약하고 있다. 창업 4년차인 그는 치열한 취업 경쟁에서 눈을 돌려 대학시절 청년사업가의 길을 택했다.  

옥 대표가 운영하는 ‘깃듬’은 주로 전통과 현대가 융합된 전통식품들을 수작업으로 생산하고 있다. 그에게 해외 수출의 길을 터준 전통식품 김부각은 미국 현지인의 입맛에 맞게 스낵 형태로 재가공했다.

그가 ‘깃듬’을 창업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3년 전인 2010년. 여유로운 전원생활의 꿈을 안고 뛰어든 축산업에 실패하면서 전통식품 창업으로 눈을 돌렸다. 그는 “축산업은 가축 한 마리를 성장시키기까지 약 3~5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한데 대책 없이 손을 댔다가 본전도 못 찾았다.”며 “당시는 6차 산업의 생태계가 형성되던 시기였다. 새로운 기회가 포착된 만큼 창업에 대한 확신이 생겼다.”고 말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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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시절 창업에 위어들어 해외 수출의 판로를 개척한 옥치원 씨.


이 때부터 정부에서 추진하는 각종 교육을 들으면서 감각을 익혀나갔다. 첫 아이템은 ‘유과’와 ‘쌀강정’으로 정했다. 전통식품 제조 기술을 보유한 지인의 도움도 얻었다. 중소기업청의 창업육성자금 3,500만 원과 전북대 창업보육센터에서 자금 지원도 받았다. 모든 작업이 수작업으로 이뤄지는 탓에 24시간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열정을 갖고 공장에서 먹고 자고를 수개월간 반복했다. 그러나 명절을 제외하고는 매출을 기대하기란 어려웠다. 기존 제품과의 차별화를 시도하기 위해 다양한 제품을 출시해봤지만 소비자의 입맛을 맞추기엔 역부족이었다. 첫 시도는 이렇듯 모두 실패로 돌아갔지만, 그는 좌절하지 않았다.

두 번째 아이템인 ‘더덕 고추장 무침’으로 도전은 계속됐다. 마침 건강한 먹을거리가 화두가 되면서 초기 판매량은 좋았다. 하지만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유통 과정에서 제품이 쉽게 상해 버리는 탓에 판매가 쉽지 않았던 것.

실패 원인을 분석하며 유통과 소비자 입맛 모두를 충족시키는 식품으로 ‘김부각’이 떠올렸다. 옥 대표는 “한국 사람이면 남녀노소 누구나 김을 좋아한다는 점에 착안했다.”며 “처음에는 밥반찬 개념으로 김부각 생산에 나섰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업체와의 경쟁력을 갖기 위해 찹쌀 죽을 발라 건조시키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것을 한 번 더 튀겨서 더욱 바삭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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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의 시행착오 끝에 탄생한 ‘김 스낵’을 들고 설명하는 옥치원 대표.

다시마부각·고추부각 등 재료만 바꿔 다양한 부각을 만드는 다른 업체와는 달리 언제 어디서든 주전부리로 먹을 수 있도록 맛의 다양성을 추구했다. 오랜 노력 끝에 2011년 양파맛·흙마늘맛·청양고추맛·새우맛 등 10가지 맛을 출시할 수 있었다. 주전부리 과자 느낌이 다도록 이름도 ‘김 스낵’으로 붙였다. 하지만 기존에 갖고 있는 김부각의 이미지를 탈피하지는 못했다. 상표 등록 등 마케팅의 어려움을 겪었다.

한국에서는 이미 여러 차례 실패를 맛본 터라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옥 대표는 “불과 2년 전만 해도 김을 수출한다고 하면 일본밖에 떠오르지 않았다.”며 “예전에는 미국 사람들도 김을 ‘검은 종’이라고 부르며 먹는 것을 꺼려했지만 최근에는 김이 웰빙 식품으로 알려지면서 관심이 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 점을 공력해 제품 개발에 다시 매진했다.”고 말했다. 

새로운 도전의 계기는 우연한 기회에 찾아왔다. 미국 한인마트에 김을 수출하는 업체에서 ‘미국인의 입맛에 맞는 레시피를 만들어 줄 수 있겠냐’고 요청이 왔다. 요청에 응한 그는 당장 수출용 김스낵 개발에 착수했다. 결과는 대성공. 모든 작업이 수작업으로 진행되는 탓에 많은 물량을 주문 받아도 납품기한을 맞출 수 없어 돌려보내야 하는 상황까지 됐다. 지난해 9월 미국의 ‘홀푸드 마켓(Wholefood market)’에서 수출 요청이 들어와 6개월간 8,000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여기서 자신감을 얻은 그는 본격적으로 해외시장 판로 개척에 돌입했다. 제품 개발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옥 대표는 “수작업이라 단가가 비싸도 물량은 한정돼 있어 대부분의 수출업자들은 생산량 확보가 쉽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다.”며 “대량생산이 가능한 자동화시스템을 구축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농수산물유통공사가 진행하는 해외박람회 지원 사업에도 지원해 지난 6월 뉴욕에서 열린 ‘팬시푸드쇼’에 참가하기도 했다. 전문 통역 팀을 데려가는 다른 팀들이 부럽기도 했지만, 비용 문제가 만만치 않아 전단 제작부터 바이어 미팅, 샘플 제작까지 모두 혼자서 감당했다.

반응은 생각보다 뜨거웠다. 이미 한국에서 거래를 요청했던 다른 업체가 카피 제품을 들고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경쟁력을 꾀하던 차별화된 맛까지 카피할 수 없었던 지 옥 대표의 부스에만 샘플을 요청하는 바이어들로 붐볐다. 푸드쇼를 마치고 나서도 개인적인 비용을 들여 직접 시장조사도 다녔다. 일본·이탈리아 등 각국의 마트부터 현지의 전문 오가닉 전문마트, 대형마트까지 20여 곳을 돌았다. 

그는 “모든 답은 현장에 있었다.”며 “미국의 식품 시장에도 웰빙 바람이 불고 있다는 걸 몸소 체험했다. 그건 미국인들의 쇼핑카트만 봐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웰빙식품인 김이 미국에서 의외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 그는 자시감을 갖고 판로 개척에 나서 지난 달 드디어 50만 달러의 수출 계약도 따냈다.

청년 기업가의 아이디어와 열정이 이뤄낸 성과였다. 옥 대표는 “실패의 연속이었던 지난 3년간 주위의 핀잔과 우려를 말끔히 씻어낸 기분”이라며 “타이밍도 기가 막혔지만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준비했던 과정들이 헛되지 않았다. 국내에서도 거의 포기하다시피 한 아이템이 외국에서 통했다는 사실에 이루 말할 수 없이 기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책 없이 시작했던 귀농이었지만 그 진행 과정은 창업과 유사한 점이 많았다.”며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아이템마다 실패 원인을 분석해 낱낱이 메모해뒀던 것이 어려움을 헤쳐나갈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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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물개꾸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