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칠한 구매자 논평2012. 11. 17. 08:51




서울 양평동 코스트코 본점.

영등포구청역이 제일 가깝긴 하나 걸어서 다닐 정도는 아니고, 버스도 거의 안다니는데 마을버스 한 두개만 다니고, 유동인구도 거의 없는  이곳은 그야말로 입지조건으로 최악. 그런데 토요일 아침이나 일요일 아침, 금요일 저녁만 되면 이 건물 주변으로 자동차가 줄을 서서 들어가질 못한다. 코스트코에 가려는 차량들이 주말 아침 9시부터 줄지어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코스트코를 어떻게든 주말에 영업 안시키려고 소방 점검 등 대형마트 규제와는 상관 없는 먼지털이식 흠잡기를 했다. 이마트가 대형 마트 규제라는 서울시 조례가 상위법에 어긋난다고 소송하여 승소했을 때 이마트를 비롯한 몇 개 대형 마트가 함께 승소하여 (소송에 참여하여) 결국 주말에도 영업을 하게 됐지만. 코스트코는 그 소송에 참여하지 않았는데도 버젓이 주말에 영업을 한다는 이유로 때려버리는 거다.


솔직히 대형 마트 영업 규제 자체가 실효성도 없고 소비자만 피해보는 말도 안되는 국회의원들이 발상이었다. 물론 취지는 좋다. 뭐 재래시장 살리자... 그런데 재래시장에 안 가는 이유가 주말에 마트가 영업을 해서가 아닌데 그런 식으로 대형 마트 때려서 과연 전통시장과 전통상권이 살아났을까? 그런 통계는 본 적이 없다. 외려 법을 교묘히 피해간 농협 하나로마트가 대박났다는 기사만 봤다.


그 취지를 무시하고 법적으로만 접근해 승소를 얻어낸 이마트 등의 각종 마트들도 사실 막 옹호해주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이 때 코스트코가 가만 있었던 것은 나름대로 국내의 법과 상황을 존중해주려는 시도였던 것으로 안다. 어쩌면 코스트코가 진짜 양반이었던 거다. 그런데 소송에 참여안한 코스트코가 주말에 영업한다고 해서 대형마트 규제하고도 상관 없는 걸로 막 때리면 곤란하다 서울시. 쿨하지 못하다.



코스트코는 사람들이 제돈 주고 회원가입비를 내고도 가고싶어 할 만큼 소비자들이 원하는 곳이다. 이마트 홈플러스와는 여러 모로 차원이 다르다. 가장 크게 체감하는 차이는 시식이다. 이마트 같은 곳은 시식 서비스하는 분들이 시식 분량 당 팔아야 하는 물품의 개수가 정해진 것 같다. (잘은 모른다) 그러니 최대한 잘게 쪼개서 많은 이들에게 먹이고, 그들에게 한 개라도 더 팔아야 하는 것 같다. 시식이 고객 서비스라기보다 판매량을 올리려는 의도인 것 같다. 가끔 이마트 직원 말고 업체 측에서도 나와서 시식을 한다. 이것 역시 제품을 더 많이 파는 것이 목적.


반면 코스트코는 시식이 고객 서비스 같다. 일단 시식을 준비해 주시는 분들이 말을 안한다. 그냥 쿨하게 툭툭 만들어서 올려 놓을 뿐이다. 이마트 같은 곳은 시식이 비교적 느린 속도로 진행되는 반면 이곳은 가면 시식할 것이 최소 5개는 미리 준비돼 있다. 아마 코스트코 직원이 서비스 차원에서 하는 것 같다. 그래서 정해진 물량을 팔든 팔지 못하든, 그냥 윗선에서 '오늘은 이것 이것 한 박스씩 시식하죠'하면 시키는 것 하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소비자 입장에선 시식이 부담스럽지 않다. 이마트에선 뭐 하나라도 시식하려 하면 발목 잡힌 듯 상품에 대한 관심이라도 보여야 예의를 차리는 기분이 들고, 바로 돌아설 경우 미안한 마음까지 들게 한다. 그러나 코스트코는 그런 거 없다. 쿨하다. 물건 안 사도 뭐라 안한다. 난 이 쿨한 시식이 느무낭 좋다.


그 외에 코스트코가 너무 좋은 것은 재료를 속이지 않고 뭐든 정직하게 판다는 점. 

가끔 '이렇게 팔고 남는 게 있을까' 싶을 정도로 뭐든 푸짐하게 들어가 있다.

이마트가 비슷하게 베껴서 머핀이나 쿠키 셋을 출시했지만 맛이나 재료나 코스크코에는 쨉이 안된다.

이마트나 홈플러스, 롯데마트 같은 국내 마트는 매장 분위기나 마케팅에 지나치게 돈을 쓰고, 정작 가장 중요한 직영 상품의 품질이나 고객의 안전은 별로 신경쓰지 않는 것 같다.


광명에 아이키아(IKEA)가 들어오고, 코스트코도 같이 들어온다는데.

국내에 갑자기 없던 가구협회가 생겨서는 전면적으로 반대하겠단다.

아이키아 들어온다는 말 1년 도 더 전에 돌았고, 그 동안 국내 가구업체는 대책 안 세우고 뭐했나.

아이키아같은 저가형 DIY 브랜드를 따로 만들든지, 아니면 아이키아 가구 안쓸 고객층을 위해서 새로운 전략을 짜든지 했어야 한다. 가구협회는 문제가 되는 관세 지도(원자재 수입에 8% 관세를 매기는데, 아이키아는 해당사항 없음)만 잘 조정하고 나머지는 경쟁에 맡겨야 한다.


막연히 지금 아이키아 상품 인터넷으로 거래되는 정도라고 예상했던 것일까?

과포장된 마케팅보다 좋은 품질, 정직한 원료와 고객을 위하는 철학으로 승부했으면 좋겠다. 코스트코와 아이키아처럼. 이 참에 우리 가구 업체들이 발전하기를 바라면서...!!






첨 시식을 봤을 때 제일 놀랐던, 스니커즈 1개 통째로 시식 ㅋㅋ

아주머니 조용히 껍질 까서 트레이에 초콜릿 던지신다.

먹어도 내 얼굴도 안보고 아무 말씀 않으신다. 편하다.

이마트였다면 이걸 9등분했겠지. 그리고 하나를 집는 순간 준비된 멘트가 따다다다다다 나오겠지!!

그러면 난 어디 가지 못하고 머뭇거리다가 저걸 사오겠지 ㅠ_ㅠ




이건 스팸 마일드 시식. 빨리 다 시식 끝내고 퇴근하고 싶으셨는지 스팸을 엄청 두껍게 자르셨다.

나 혼자 사 먹어도 이렇게 두껍게는 안 자르는데.. 처음으로 이렇게 두꺼운 스팸 먹어봄



해물 떡볶이 시식. 떡 큼직한 거 하나 다 넣어 주시고, 안에 오징어도 들어 있다. 밑에는 당면도 깔려 있음 ㅋㅋ



뼈없는 찜닭 시식. 두 조각이나 있다. 



땅콩버터 시식. 식빵도 맛있다. 



가운데에 자세히 보면 시식 아주머니 두 분 보임. 저 뒤로도 두 분이 더 계셨음. 그 날 따라 시식을 엄청 많이 했던 것 같다. 한 10군데서 했던 듯..



이건 코스트코 신상!!! 베이커리 코너에 있길래 브라우니겠거니 했는데 가까이서 보니 초콜릿 @_@

허쉬 초콜릿 벌크 사이즈를 부숴 놓은 건데 진짜 너무 좋다

정직하게 콕콕 박힌 아몬드

!!!!!_!!!!!



크리스마스 에디션 초콜릿. 트리에 하나씩 올려 놓으면 아이들이 좋아할 것 같다^^




코스트코는 선물도 쿨하다. 할인이나 서비스 따윈 없다!

그냥 자동이체 하면 장바구니 줄 뿐!!

어차피 코스트코 가면 장바구니에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뭔가 살 수는 없다!!

실효성 없는 장바구니 -0-




코스트코 신상

프레첼 슬라이더번!

유럽에서 빵 사진 검색하면 맨날 나오는 원형 프레첼.

어떤 맛일까 궁금했는데.



이건 할로윈 리미트 에디션 컵케익! 16000원 정도였던 걸로 기억.. 파티할 때 쓰기 좋은 거 참 많다 ㅎㅎ



계산대 풍경.











항상 궁금했던 건데

코스트코는 왜 영수증을 나가기 전에 한 번 더 체크할까.

여기에 답변이 써 있었다.






Posted by 물개꾸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