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로운 글2012. 7. 30. 19:22

 

보통 미술사 공부하려는 사람들은

멋진 포부를 가지고

기원전 25000년의 라스코 벽화나

뷜렌도르프의 비너스부터 시작한다

 

그런데 그런 방법은

미술사학과에서 2-3년 열심히 미술사만 파는 것처럼

공부할 의지와, 그럴 만한 현실적 여건이 돼 있는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것 같다

 

나는 조금 다른 방법을 추천한다

 

방법 1.

예술학 책부터 보는 것이다.

예술학에서는 예술(조형 예술)을 보는 방법에 대해 공부한다.

구상과 추상, 페미니즘, 예술과 정치, 예술과 종교, 예술과 정신분석학, 예술과 사회주의, 예술과 시장, 예술과 비평

뭐 이런 이슈 혹은 사상별로 예술 작품을 해석하는데

자신이 관심있어 하는 하나의 이슈 (정치든, 종교든, 프로이트든, 마르크시즘이든)에 맞춰

여러 시대를 넘나들며 예술을 이해할 수 있다.

그렇게 이슈를 하나씩 섭렵해가다보면

오히려 시대별로 배울 때보다

특정 작품의 시대를 더 잘 기억할 수도 있고

흥미도 더 생길 수 있다.

 

 

방법 2.

근대미술부터 공부하기.

모더니즘의 초창기부터 배우는 세잔, 고흐, 고갱... 등부터 공부하는 것이다.

익숙한 작가가 많아 흥미도 돋울 수 있고,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많고 (산업혁명, 도시, 노동자.. 뭐 이런 이슈들)

특히 기독교가 아닌 사람들에게는 성경 지식이 필요가 없어 근대 이후의 미술이 더 이해하고, 받아들이기도 빠르다.

근대(19세기 후반-1960년대 전까지)의 영국, 프랑스 미술 등을 공부하고, 1960년대 이후 미국 미술을 공부하면

국내 어느 전시를 가더라도 미술사에 통달한 것처럼 보일 수 있을 것이다 ㅎㅎㅎ

 

 

방법 3.

아예 차별화. 남들이 개척하지 않은 영역 개척하기.

미래 미술시장과 학계의 블루오션이라면 중국과 중동, 인도다.

활동하는 작가도 많고, 시장도 커 가고 있는데 아직 연구가 많이 안 된 상태다.

중국은 몰라도 중동은 정말로 블루오션이다

 

 

'미술사'라 하면 보통 유럽의 미술사를 떠올려서 그렇지

유럽에서 르네상스나 바로크 양식이 나오고, 인상주의 화파가 나오고 그럴 때

중국이 아무것도 안한 건 아니다.

외려 중국과 인도는 유럽보다 더 풍부한 문화적 자산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유럽에도 철학이 있지만 중국과 인도에도 유교, 불교라는 세계적인 사상이 있었고

이 사상과 예술이 결합돼 많은 작품이 나왔다.

내가 인도는 잘 기억이 안나지만 (ㅋㅋ)

중국은 화파도 많고(정말 다 외우기 힘들 정도로 많다), 사람이 많고 왕의 힘이 세서 유럽에 뒤지지 않게 정교하고 세련된 작품이 많다.

우리나라 예술은 독자적인 것이 자랑할 거리가 될 만큼 적고, 대부분 중국의 영향을 받아온 것이지만

중국과 인도는 거의 모든 게 독자적이다.

동양 사상에 관심이 있다면 중국과 인도 예술을 공부하는 것도

미술사 공부에 재미를 붙이는 데 추천할 만하다.

 

 

어디까지나 주관적인 생각이므로

참고만 하세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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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물개꾸엉